<171001 - 171009> 우즈베키스탄 여행 후기.
"노말씨, 이번 황금연휴 때 뭐해?"
"아, 황금연휴 놓치기 싫어서 해외로 가요.ㅋㅋ"
"오오~ 어디로?"
"아, 우즈베키스탄에 갑니다."
"오... 노말씨 해외여행 많이 가봤나보네??"
"해외는 처음입니다 ^_^"
"......."
뭐, 보통 사람들이 가는 코스가 아니다보니 충분히 이해할 법한 반응이다. 그래도 우즈벡에 여자 구하러 가냐고 생각없이 지껄였던 A 고참 새끼는 🖕이나 먹어라. 수치스러운 놈. 심지어 나조차 첫 여행을 우즈벡으로 갈 줄은 몰랐으니.[각주:1] 게다가 아무리 검색해봐도 우즈벡 여행에 관한 글은 그 소스가 한정되어 있어 누가 썼는지 대략적으로 알고 있을 지경이다. 그 중에서도 첫 해외여행을 우즈벡으로 가는 놈은 나밖에 없으니 희한한 놈인 건 확실하지.
열차시간표.
열차&비행기 표. 모두 한국에서 사전에 예매한 것들이다. 열차표는 도착일에 여행사 직원에게 받았고, 비행기 표는 당연히 공항에서 발권받음..
하지만 여행 준비는 나 치고는 제법 빡세게 했다. 이조차도 생각없이 있다가 여행 1달전부터 부랴부랴 준비한 것. 여행 6개월 전 쯤에 표를 예매할 때만 해도 우즈베키스탄에 무비자로 바뀔 예정이라고 하여 비행기 표를 끊은건데, 여행 출발 2달전에 여행 준비를 시작하려고 찾아보니 무비자는 미뤄진 것.[각주:2] 부랴부랴 열차표+비행기표 미리 예매하고, 호텔 예약해서 바우처 뽑고[각주:3], 비자 발급해주는 여행사 찾느라 헤매고[각주:4], 바우처랑 교통편 예약내역 모두 취합해서 비자 발급받고..
우리가 보통 주변에서 접하는 여행기는 일본이나 서유럽이다 보니 이런 내용들을 찾기 어려웠다. 그렇기에 비자를 준비하면서도 내가 잘하고 있는 게 맞나 싶어 끊임없이 걱정했다. 물론 지금은 그 일련의 과정들이 고스란히 경험치로 적립었지만.ㅎㅎ 아마 앞으로는 웬만해서 여행준비 때문에 위축되진 않을듯(작년에 독일여행 준비할 땐 오히려 내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아무것도 안해도 돼서 당황스러웠다....).
덕분에 나답지 않게(?) 여행 일정이 사전에 고정되었다. 당장 독일여행만 해도 베를린 이후의 일정(드레스덴, 뉘른베르크, 뷔르츠부르크 등)은 거의 즉흥적이었는데 우즈베키스탄에선 철저히 숙소 일정에 따라 짜여진대로 움직였다. 사실 시간을 좀 바꿔도 되는 상황이었는데, 나라 시스템이 이러니 별 수 있나 뭐... 그래도 첫 해외일정에 워낙 생소한 나라였기에 그 부분은 크게 문제되지 않았다. 오히려 일정 없이 갔으면 더 헤맸을지도..?
그런데 비자를 제외한 나머지는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나보다. 사실 여행지를 돌아다닐 때만 해도 마냥 모든 게 감탄스럽진 않았다. 원래 여행지에 대한 사전정보를 철저히 찾는 스타일이 아니다보니(여행지에서 느끼는 걸 중요시한다.) 현지에서 그 곳을 100% 보진 못했던 듯. 그래서 여행에서 돌아온 직후에는 딱히 여기가 그렇게까지 감탄할 곳인지 의문스럽기도 했다.
유적지 티켓.
하지만 무엇보다 큰 문제는 컨디션 관리. 내가 쓸데없이 몸을 함부로 굴리는 바람에 부하라에선 침대에서 골골댔으니... 그렇게 여유롭게 일정을 잡았는데도 정작 여행지에선 여유롭지 못했다. 마지막날까지 환전때메 헤맸으니... 용두사미라는 말이 어울린다. 만약 이게 국내였으면 스스로를 엄청나게 자책했을테다. 정말, 이번 여행에서 몸관리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진심으로 이역만리에서 아프지 맙시다. 우리나라에서 아픈거랑 완전히 달라요..
그렇기에, 부하라는 정말 여러모로 아쉽다. 지금도 부하라 사진들 보면 아쉽기만 하다. 그나마 사마르칸트는 속된말로 '뽕을 뽑고', 타지에서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부하라에서 미리 생각해둔 일정만큼은 모두 소화했으니 다행이다(타슈켄트야 원체 기대치가 낮아서..). 만약 낙슈반드 영묘나 여름 궁전을 못 갔다면 정말정말.... 두고두고 후회했을테다.
기념으로 가져온 우즈벡 통화. 우리돈으로... 가져올 때만 해도 2달러가 넘는 돈이었지만, 현재 환율 기준으로 2달러가 안된다.
그 외에 생각나는 걸 정리하자면... 바디랭귀지로 다녔다. 비록 깊은 대화는 못해도 여행지 일정 소화하는 덴 문제없었다. 어차피 양쪽 모두 영어가 짧았고, 대충 장사하는 사람들이라 눈치가 빨라서... 호텔은 그냥 적당한 가격대에서 골라다녔다. 사마르칸트의 호텔에서 세금을 빌미로 금전을 뜯겼던 건 흠. 막상 무슨 소리냐고 개기자니 그게 통할 나라는 아닌 것 같아서.... 진심으로 쫓겨날까봐 그냥 냈다. 그 부분을 제외하면 딱히 특이한 건 없었다.
귀국하기 전에 적었던(다시 환전하기 전에 썼던) 세관신고서. 여차저차 환전을 성공적으로 했기에 공항에서 내용을 수정하여 다시 썼다.
다음에 또 우즈벡에 갈 기회가 생긴다면, 그 땐 부하라와 히바 위주로 찐-하게 보고프다. 부하라를 구석구석 돌며 아쉬움을 달래고, 히바의 이찬 칼라도 보고 와야지. 그리고 다음엔 꼭...! 야간 열차도 타봐야지. 그 땐 무조건 숙소를 잡아야하는 줄 알고 야간 열차 예매를 피했는데, 야간 열차표를 제시해도 인정해준다고 하니, 그걸 떠나 지금은 우즈베키스탄에 무비자로 입국이 가능하니 한층 수월하겠지.
이상 소감 끝. 여행기 진짜 끝!! 여차저차 올해 안에 끝냈네ㅋㅋㅋ 앞으로 독일 여행기가 이어집니다. 아참, 갑자기 우즈벡 글이 뭉터기로 올라와도 놀라지 마셔요. 순서 바꾸고 링크 추가한겁니다. 그저 시간 순서대로 쭉 읽어주시면 됩니다 :)
타슈켄트 여행기 목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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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001 | 인천 - 드디어 첫 출발..! |
171002 |
본격 일정 시작! |
사마르칸트 여행기 목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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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003 | |
레기스탄 광장 (Registon Ansambli) - 마드라사, 그리고.. | |
1003+1004 | |
시압 바자르 (Siab Bazzar, Сиабский Базар) | |
171003 | 비비하눔 (Bibikhonum, Бибиханум) + α |
샤히 진다 (Shah-i-zinda ,Шоҳи Зинда, Шахи-Зинда) | |
사마르칸트 첫째날 마무리. | |
171004 |
사마르칸트 일상 풍경. |
171005 | Самарканд -> Бухоро, 최악의 하루 |
부하라 여행기 목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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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005 | |
171006 | |
낙쉬반드 영묘 (Baha-ud-din Naqshband Bokhari Memorial Complex) | |
시토라이 모히 호사 (에미르 여름궁전) (Sitorai Mohi Xosa, Ситораи Мохи Хоса) | |
171007 | 부하라 둘째날 아침. |
칼론 건물군 (Poi Kalon, Мечеть Калон) - 모스크, 미나렛, 미르 아랍 마드라사 | |
부하라 요새 (아르크, Ark, Арк) | |
성벽과 그 주변 풍경. | |
171008 | |
우즈베키스탄 여행 후기. |
전체 목록 : https://schluss.kr/category/Overseas/2017%20-%20O%27zbekiston%20%28End.%29
- 뒤늦게 비행기 표 구하려니 표가 없어서 그나마 싸고 좌석 있는 곳으로 정한 게 우즈벡.. [본문으로]
- 현재는 우즈베키스탄에 관광 목적으로는 30일까지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다. 2018년에 바뀌었음. [본문으로]
- 나중에 우즈에 가면 여기에 제출한 호텔에서 거주지등록증을 발급받아야 한다. 대표적인 공산주의의 잔재 중 하나. [본문으로]
- 만약 비자 발급시에 제출한 호텔대로 움직이지 않을 경우 벌금과 함께 추방당할 수 있는데, 이때 비자를 발급해준 여행사에게도 벌금을 부과한다... 여행사 입장에선 risk가 크니 자연히 패키지가 아닌 개별 여행자의 비자 발급 대행을 거부하는 것. 나도 3개? 4개? 정도의 여행사에서 거절당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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