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003 x 171004> Самарканд - 레기스탄 광장(Registon Ansambli) - 광장의 다양한 모습들.
0. 시작하기 전에..
다량의 사진을 올린 관계로, 포스팅 분량이 매우 많습니다. 글이 너무 길어지면 여러분께서 이 글을 보다 지치실 것 같아 각 시점 별로 한데 모아 접어둡니다. 본문엔 텍스트와 대표사진 한 장씩만 올릴게요. 더 많은 사진을 보고싶으신 분들은 접어둔 부분을 펼쳐주시면 되겠습니다.
1. 10.03. 17:30경
레기스탄 거리 주변의 여러 곳을 둘러보고 나니 어느새 해질녘이 되었다. 숙소로 가려면 지금까지 왔던 길로 돌아가야 했다. 레기스탄 광장 근처에서 택시를 타고 가도 상관없었지만, 걸어서 가도 충분한 거리여서 돈도 아낄 겸 걸어가기로 했다.
레기스탄 광장 근처로 갔더니, 어느새 해가 넘어가고 있었다. 늦은 오후의 금빛 햇살이 옅은 구름을 뚫고 마구 퍼지는 중이었다. 그리고 그 앞에는 마드라사의 지붕들이 우뚝 서있었다. 늦은 오후의 지붕들은 푸른 빛을 띄던 그것과는 사뭇 달랐다. 황금빛 하늘과 함께 신비로우면서도 고즈넉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지금껏 한반도의 산과 아파트를 품은 해넘이만 보다 이런 모습을 보니 낯설면서도 황홀했다.
그리고 이 풍경은 우즈벡 현지인들에게도 마찬가지인가보다. 레기스탄 광장 근처로 가니 옷을 차려입은 시민들이 전망대를 비롯한 광장 여기저기에 모여있었다. 다들 레기스탄 광장을 배경삼아 사진을 찍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를 입은 신랑, 신부가 인파들 가운데 몇 커플 있었다. 여기서 웨딩사진을 찍고있는 것 같았다. 아니면 이 주변에서 결혼하고 기념사진을 찍는다든가... 결혼사진에 친구들혹은 가족들과 함께 광장을 배경으로 찍을 정도니 그들에게 이 곳이 얼마나 상징적인 의미가 큰 지 새삼 깨달았다.
그렇게 황금빛 하늘과 그 앞의 실루엣을 만끽하며 레기스탄 광장을 지나 숙소로 돌아갔다.
레기스탄 광장을 둘러다니며 담아본 해넘이 사진들. 구름이 그 운치를 더해줬다.
늦은 오후의 레기스탄 광장.
그리고 광장을 배경을 사진촬영 중인 사람들.
2. 10.04. 11:30경
새로운 아침이 밝았다. 호텔에서 아침을 먹고, 방에서 오늘 일정을 다시 짰다. 웬만한 곳은 어제 다 봤었기에 오늘 어디로 가야할 지 고민이었다. 론리플래닛으로 지도를 살펴보니, 구석구석 구경할 만한 곳이 보였다. 그리고 바자르 내에 있는 음식점에서 밥도 먹고싶었으며 아프로시욥 박물관과 울루그벡 천문대를 그냥 지나치기 싫었다. 어제는 길이 막혀있어서 못 갔지만, 오늘은 어떻게 해서든 꼭 가고야 만다. 한번 더 가보자! 일단 사마르칸트에선 대부분의 여행지가 레기스탄 광장과 연결되어 있으니 일단 그 곳으로 출발.
레기스탄 광장을 향해 걸어갈 때만 하더라도 날이 우중충하여 걱정이었는데, 레기스탄 광장 근처에 도착하니 하늘이 구름 뒤에서 청소라도 한 듯 짙은 푸른빛을 띄고 있었다. 광장 전경만 보면 어제보다도 더 다채로웠다. 망설임 없이 몇 장 찍은 다음 레기스탄 거리로 넘어갔다.
보자마자 감탄사가 절로..!
쉐르다르 마드라사의 지붕. 파란 하늘 아래 있으니 더욱 빛나는구나!!
3. 10.04. 17:40경
이제 사마르칸트에서의 모든 일정이 끝났다. 하루종일 20Km 넘게 걸었더니[각주:1] 몸이 천근만근이었다. 그러나 이래저래 현금을 다 써서 택시를 탈 수도 없었다. 하릴없이 레기스탄 광장 쪽으로 한없이 걸어왔다. 그것도 없는 길 뚫어가며... 이 날 고생한 이야기는 별도로 포스팅할 예정.
레기스탄 광장 근처로 다시 걸어오니 해가 어느새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었다. 그 때 문득, 예전에 사진에서 봤던처음에 레기스탄 광장인 걸로 착각했었던 해질녘 하늘 아래 찍은 모스크 사진이 생각났다. 마침 해도 지고있고 몸도 지쳤는데 여기서 사진 몇 장 담아갈까..?
다시 레기스탄 거리로 들어서서 초르수 무역 돔 쪽에 가니 저 멀리 붉은 하늘이 보이기 시작했다. 저 앞에는 레기스탄 광장 한 모퉁이가 있는데, 당연히 막혀있었다. 그 경계선 근처에 자리잡고 해넘이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마침 틸라-카리 마드라사가 석양 바로 옆에 위치해있어 꽤 괜찮은 풍경이 나올 듯했다.
그렇게 기다리고 있는데, 거기 있던 경찰들이 집적대기 시작하더라. 웬 극동인이 모퉁이에서 혼자 카메라들고 어슬렁거리니 심심했던 모양이다. 일단 경찰이 앞에 있으니 긴장했다.
"안녕? 너 거주지등록증 확인 좀 해도 돼?"
"여기~"
얘네 좀 심심했나 보다, 확인하면서 말 한마디씩 붙인다.
"어디서 왔어? 일본?"
"아니, 한국. 남한~"
"오, 까레아!"
"ㅇㅇ.ㅋㅋ"
"여기 이쁘지?"
"응 좋아.ㅋㅋ"
등등.. 별 시덥잖은 내용이었다. 아, 그냥 혼자서 사진 찍을랬더니 귀찮네... 근데, 다른 데 순찰돌던 애까지 같이 붙어서 말 붙이고, 호객행위까지 한다(....).
"근데 왜 안들어가?"
"나 이미 안에 들어가봤어 ㅋㅋ"
"에이, 한 번 들어가봐~"
"아 괜찮아 ㅋㅋ"
"에이, 3만숨만 줘. 그러면 들여줄게."
"나 현금없어."
"에이~ 2.5만숨 ㅇㅋ?"
"근데 진짜 없다니까..?;;"
아오.... 진짜 현금 없다니까. 결국 자리를 옮기는 게 나아보였다. 이미 어느정도 찍기도 했고.
"나 이만 갈게~"
"...그래, 잘가~"
그렇게 다시 레기스탄 광장으로 갔다. 오늘은 하늘이 붉게 타오르고 있었다. 레기스탄 광장도 붉게 물들었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오이들'의 집적임도, 천근만근인 몸뚱아리도 어느새 잊었다. 그저 감탄사만 연발했다. 사마르칸트 여행이 그렇게 아름답게 저물어갔다. 해가 저편으로 넘어가는 걸 볼 때까지 지켜보다 숙소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해넘이가 진행되기 전. 저 멀리 주황빛 하늘을 보고선 해넘이를 보기로 결심했다.
해넘이 진행 중.
해가 점점 구름 밑으로 내려오더니..
짜잔!! 저녁 햇살 작렬!
레기스탄 광장에서의 해넘이.
완전히 붉게 물든 레기스탄 광장.
저 멀리 해가 넘어가고 있다.
해가 넘어가니 조명이 켜지기 시작. 몸만 괜찮았다면 야경 봤을텐데.
숙소로 돌아가는 길의 하늘은 더욱 아름다웠다. 와, 한국에선 볼 수 없었던 강렬한 핑크빛 구름이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레기스탄에서 좀 더 버텨볼 걸 그랬나... 그렇지만, 이미 몸이 녹초가 다 되었다. 몸이 빨리 돌아가라고 소리쳤다(...).
핑크빛으로 물든 사마르칸트의 저녁하늘.
그렇게 사마르칸트 여행이 끝나갔다.
사마르칸트 여행기 목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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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003 | |
레기스탄 광장 (Registon Ansambli) - 마드라사, 그리고.. | |
1003+1004 | 레기스탄 광장(Registon Ansambli) - 광장의 다양한 모습들. |
시압 바자르 (Siab Bazzar, Сиабский Базар) | |
171003 | 비비하눔 (Bibikhonum, Бибиханум) + α |
샤히 진다 (Shah-i-zinda ,Шоҳи Зинда, Шахи-Зинда) | |
사마르칸트 첫째날 마무리. | |
171004 |
사마르칸트 일상 풍경. |
171005 | Самарканд -> Бухоро, 최악의 하루 |
(원 발행일 : 190417 / 순서 변경 : 200111)
- 아이폰 건강앱에서 확인해보니 22Km....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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