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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다니며 사진찍고, 책도 읽고, 그깟 공놀이에 일희일비한 기록을 글로 남기는 평범한 공간. (복붙식 댓글 혐오합니다. 진짜 욕할지도 몰라요.)

<171007> Бухоро - 늦은 오후의 부하라 풍경. (부하라 여행 마무리)

  • 2020.01.11 20:54
  • Overseas/2017 - O'zbekiston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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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숙소 침대에 누워 한참을 뒹굴거렸다. 비록 이틀 사이에 차도가 있었지만 여전히 100% 회복한 건 아니었기에 짬이 날 때 쉬어야 했다. 그래도 이 몸으로 여차저차 원래 생각했던 목적지를 얼추 다 돌아다녔으니 천만다행이라 생각했다. 이래서 일정을 넉넉하게 잡아야 하는구나.. 따위의 생각을 하다 나도 모르게 잠깐 졸았다.


  다시 눈을 떴다. 창 밖을 보니 해가 제법 많이 기울었다. 조금이라도 자고 일어났더니 몸이 한결 가벼워진 듯했다. 허기도 느껴지고... 그와 동시에.. 몸이 근질근질했다. 역시 태생적 역마쟁이답다. 싸돌아댕기려는 습성이 뼛속까지 배여있구나. 간단하게 세수한 후 다시 옷을 챙겨입고 밖으로 나갔다.


  부하라에서 처음으로 별다른 목적지 없이 돌아다니는 거였다. 어디서 밥을 먹으며, 어디로 돌아다녀야 할 지 고민이었지만 일단 나가면 어떻게 되겠지 하고 있는데, 저 앞에 어린 아이들이 골목길에서 서로 놀고있는 모습이 보였다. 삼남매 같은데, 오우, 어린이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조차도 때묻지 않은 그 친구들의 모습이 정말 예뻐보였다. 그 장면 자체가 행복해 보인달까.. 그래서 사진을 담았는데, 어린 남자 꼬맹이가 자기도 찍어달라 해서 단독 샷으로 하나 찍어줬다.(생각보다 어둑한 사진에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했던 표정은 덤.)


샷샷.

이건 너도 만족할거다 아마.ㅋㅋ


  랴비하우즈를 향해 계속 걸어갔다. 가는 길에 보이는 여러 잡화들이 눈에 들어왔다. 이제 내일이면 이것도 마지막이겠지....




  다시 가던 길 계속 가서 랴비하우즈 주변의 식당에 들어갔다. 나름의 약밥이라 하길래 쁠롭을 다시 시켜먹어봤으나, 여전히 잘 넘어가지 않았다. 기름기가 많은 걸 떠나 그 약 맛 나는 향취가 내게 안맞더라. 아직 여전히 음식을 맞이할 준비가 안되었구나 싶어 그냥 나왔다.

  한국에서 몸 건강할 때 먹어도 여전히 쁠롭은 맛없더라. 그냥 내 입맛에 안맞았던 거였다.... 사마르칸트에서 두어번 시도해봤는데 모두 실패. 그래서 사마르칸트 등 러시아 음식점에 갈 때마다 쁠롭패싱.. 주로 수프류(특히 보르쉬!!!!)를 시켜먹는다.


  다시 광장으로 나왔다. 그새 해가 저편으로 넘어가려던 참이었고, 세상은 금빛으로 물들어있었다. 늦은 오후의 부하라 구시가지는 제법 고즈넉했다. 근처 벤치를 찾아 잠시 앉아있기로 했다. 벤치 저편에선 유럽에서 온 노인분들과 우즈벡 초등학생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관광객 분들은 작고 똘망한 그 친구들이 귀여워 이것저것 물어봤을테고, 어린 친구들은 벽안의 이방인과 이야기를 나눈 그 자체로 신기했을테다. 서로에게 특별한 기억으로 남겠지.


  그렇게 주변을 둘러보며 쉬고 있는데, 갑자기 상당히 낯익은 인삿말이 들려왔다.


"안녕하세요!"

"??? 어.. 안녕하세요! ㅎㅎㅎ;;"


  정말 오랜만에 능숙한(????) 발음의 인삿말을 들으니 상당히 낯설면서도 매우 반가웠다. 이래서 외국에서 우리나라 사람 보면 반갑다 그러는구나..


"여행 이제 시작이세요?"

"아, 저는 이제 내일 타슈켄트로 다시 가요. 이제 시작이신가요?"

"네네, 부하라 1일차입니다.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아아 ㅎㅎ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


  이미 여행 다녀온 지 2년이 넘었기에 정확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대략 이런 내용이었다. 비록 인사치레에 불과한 대화였음에도 반가웠다. 알게모르게 한국어가 그리웠나보다.


  그리고 멀어지는 발걸음을 뚫고 들려오는 일행(그 쪽은 2명이었다.)의 대화.


"야, 어떻게 알았냐??"

"아, 저 사람 가방에 노란 리본 있길래.ㅎㅎ"

"아~"


(....)


  다시 주변 풍경을 둘러봤다. 이젠 해가 넘어가기 일보직전이었다. 저편에서 수십마리의 새들이 건물 주변을 날아다녔다. 햇살을 등지고 날아다니니 그 자체로 예술이었다. 아무 말 없이 카메라를 꺼내들었다. 그리고... 벤치에 앉아 카메라와 함께 해가 넘어가기까지의 시간을 함께했다.




  이윽고 해가 넘어가며 하늘이 본격적으로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하늘엔 여명만 남아있을 뿐이었다. 비록 그 유명한 '칼론 모스크&미나렛'의 해질녘 풍경만큼은 아니지만[각주:1], 랴비하우즈와 그 주변의 일몰 풍경도 나쁘지 않았다. 천천히 주변 풍경을 둘러보며 숙소로 돌아갔다.



  머지않아 여명마저 사라졌고, 그렇게 부하라 여행이 사실상 끝났다. 동시에 우즈벡 여행도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이제 연휴도 막바지네. 현실로 돌아갈 일만 남았구나...



부하라 여행기 목차

171005

 Самарканд -> Бухоро, 최악의 하루

 171006

 초르 미노르(Chor Minor, Чор Минор) + α

 낙쉬반드 영묘 (Baha-ud-din Naqshband Bokhari Memorial Complex)

 시토라이 모히 호사 (에미르 여름궁전) (Sitorai Mohi Xosa, Ситораи Мохи Хоса)

 부하라 첫 날 마무리

171007

 부하라 둘째날 아침.
 칼론 건물군 (Poi Kalon, Мечеть Калон) - 모스크, 미나렛, 미르 아랍 마드라사
 부하라 요새 (아르크, Ark, Арк)
 성벽과 그 주변 풍경.

 랴비 하우즈와 그 주변 풍경. (Lyabi Khause, Ляби Хаусе)

 늦은 오후의 부하라 풍경. (부하라 여행 마무리)

 171008

 우즈벡 여행 마지막날 이야기. (Бухоро -> Тошкент -> 인천)

 우즈베키스탄 여행 후기.


(원 발행일 : 191212 / 순서 변경 : 200111)

  1. 다음에 가면 꼭 그 풍경을 담아내고 말테다.. [본문으로]
저작자표시 비영리 변경금지 (새창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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