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026> 양산, 통도사
어릴 때부터 통도사란 이름을 잊을만하면 한 번씩 들었다. 주변에 부산+경남 출신 사람들이 종종 언급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실제로 가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부산에 가면 보통 다른 곳부터 가기도 했고, 열차편으로 가기엔 여러모로 애매하기도 했으니.
그런데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면서, 갑자기 통도사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대체 얼마나 괜찮길래 유네스코에서 인정받은 거야? 한 번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언젠가 근처에 갈 일이 있다면 들러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작년 가을에 기회가 왔다! 아마 작년 11월에 불국사 여행기 글에 언급한 그 '다른 곳' 중 하나가 바로 여기였다. 버스 시간표도 올렸었고...
통도사에 갔던 건 여행 2일차. 아침에 게스트하우스[각주:1]에서 늦은 아침을 해결한 후 짐을 챙겨 나왔다. 바로 버스 터미널에 가서 통도사로 갔다.
본격적인 이야기를 하기 전에 먼저 통도사에 대한 간단히 설명부터. 통도사는 경상남도 양산시 하북면(下北面) 영축산(靈鷲山)에 있는 사찰로써, 부처의 진신사리(眞身舍利)가 있는 한국의 3대 사찰 중 하나이며, 불보사찰이라고도 한다.[각주:2] 사찰의 기록에 따르면 통도사라 한 것은, 이 절이 위치한 산의 모습이 부처가 설법하던 인도 영취산의 모습과 통하므로 통도사라 이름했고(此山之形通於印度靈鷲山形), 또 승려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모두 이 계단(戒壇)을 통과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통도라 했으며(爲僧者通而度之), 모든 진리를 회통(會通)하여 일체중생을 제도(濟道)한다는 의미에서 통도라 이름지었다고 한다.[각주:3]
터미널에서 내려 매표소를 지나 박물관 앞을
지나가니 어느새 11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그래도 천천히 쉬어가며 걷고 싶었기에, 느긋히 대웅전을 향해 걸어갔다. 햇살도 따스했고 공기도 좋았기에 푸른 숲속에서 몸이 가벼워졌다.
일주문을 지나 본격적으로 절에 들어갔다. 평일인데도 관광객이 제법 많이 있었다. 그런데 그보다도 법복을 입은 아주머니들이 더욱 눈에 띄었다. 관광객은 아니었고, 통도사에 주기적으로 찾아오시는 불교 신자분들이신 듯했다. 다들 천왕문에서 경건한 마음으로 사천대왕에게 경의를 표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전국에 있는 여러 절에 가봤지만 다소 관광지의 느낌이 강했다면[각주:4], 여기는 조금 더 일상적인 느낌이 강한 곳이었다. 승려나 비구니가 아닌 일반 불교 신자를 가장 많이 본 듯. 뭔가 울산-부산 지역사회와 밀착된 느낌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관광객들까지도 정숙히 경내를 오가고 있었다. 절 구석구석 신비로운 분위기가 묻어나왔다.
경내 건물들은 전반적으로 예스러웠다. 전반적으로 잘 보존되어 오랫동안 유지되어 온 듯했다. 곳곳에서 노력의 흔적이 보였다. 뿐만 아니라 절 한켠에선 절과 스님들을 찍은 스냅 사진들도 게시하고 있어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래저래 유네스코 유산에 등록되며 많은 노력을 하는 듯했다. 아래에 내부 전경 사진들을 모아두었다.
지극히 개인적으로 어린 왕자는 좀 치우자. 그냥 있는 그대로가 가장 아름다운 법이다..
저 멀리 대웅전이 보인다.
그리고 꽃은 좀 줄이는 게 좋을 듯. 너무 많음.
관음전 - 용화전 - 천자각 일대.
그 중에서도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대웅전과 금강계단 일대였다. 통도사 중에서도 가장 신비로운 곳이 아니었을까. 특히 금강계단 내부를 한바퀴 돌 땐 잠시나마 다른 차원의 공간에 다녀온 듯했다. 특히 금강계단 중앙에는 부처의 진신사리가 담겨져있다고 하는데, 부처님을 가까이 뵐 수 있는 곳이어서 그런지 그 어느 곳 보다도 경건하고 간절한 신자들의 마음이 와닿았다.
죄송합니다. 몰래 무음카메라로 찍었습니다... 방해하진 않았어요.
근데 공간의 의미는 알겠지만, 이렇게까지 촬영을 억제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후술할 성보박물관도 그렇고 여기도 그렇고 좀 아쉽긴 하다.
금강계단과 대웅전 뒷편에 있던 구룡지.
벽화들도 꽤나 흥미롭게 봤다.
대웅전 남쪽에는 금강계단이라는 현판이 달려있었다. (북쪽은 적멸보궁.)
설법전까지 둘러본 다음에 다시 다시 밖으로 걸어나왔다. 그냥 나가긴 아쉬워 하나하나 카메라에 담으며 내려갔다.
다음으로 아까 입구에서 지나쳤던 성보박물관에 갔다. 여기는 600점에 가까운 불화를 소장, 전시하고 있는 대한민국 최초이며 세계적으로도 큰 규모의 불교 전문 박물관이라 한다. 내부는 2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층에는 통도사역사실과 기증유물실이, 2층에는 불교회화실과 기획전시실이 있다.
당장 밖에서 보기만 해도 박물관의 크기가 남다르기에 그냥 지나치기 어려웠다. 내부에 들어가니 1~2층을 잇는 큼지막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괘불탕화를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듯. 그것을 보며 1층과 2층에 있는 각 전시실을 둘러보고 나왔다. 그 중에서도 가장 감명깊게 본 건 불교회화실. 석가의 일생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특히 그림 앞에 책자가 비치되어 있는데, 벽화 하나하나 구석마다 유심히 봐야 할 부분을 상세히 설명하였기에 그림 이해에 큰 도움이 되었다. 그 덕에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다만 아쉬운 건, 여기도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별도의 이미지 자료가 없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플래쉬 없이 사진 찍는 것 정도는 허용해야 하지 않나 싶다. 물론 문화재마다 사진 일일이 담아가며 관람을 방해하는 행위가 있었기에, 관리자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한다. 나도 그런 사람들은 꼴불견이라..
'Domestic > 600' 카테고리의 다른 글
<170605> 통영, 야경 장노출사진 모음. (0) | 2019.10.18 |
---|---|
<170605> 통영, 비진도 (10) | 2019.10.04 |
<170605> 통영, 미륵산 (케이블카, 통영 전경) (4) | 2019.08.03 |
<170128> 시골 풍경. (18) | 2017.03.11 |
<170127> 김해, 봉하마을 (20) | 2017.02.15 |
댓글
이 글 공유하기
다른 글
-
<170605> 통영, 야경 장노출사진 모음.
<170605> 통영, 야경 장노출사진 모음.
2019.10.18 -
<170605> 통영, 비진도
<170605> 통영, 비진도
2019.10.04 -
<170605> 통영, 미륵산 (케이블카, 통영 전경)
<170605> 통영, 미륵산 (케이블카, 통영 전경)
2019.08.03 -
<170128> 시골 풍경.
<170128> 시골 풍경.
2017.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