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역을 누르면 첫 페이지로 이동
Echte Liebe 블로그의 첫 페이지로 이동

Echte Liebe

페이지 맨 위로 올라가기

Echte Liebe

돌아다니며 사진찍고, 책도 읽고, 그깟 공놀이에 일희일비한 기록을 글로 남기는 평범한 공간. (복붙식 댓글 혐오합니다. 진짜 욕할지도 몰라요.)

<Book> 장-자크 루소 - 사회계약론

  • 2020.03.22 00:10
  • Works/Book
반응형

  망했다.




  처음에 주문할 때만 해도 이지경일 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비록 정치에 관한 추상적인 이야기긴 하나 몇 페이지씩 끊어 읽으면 천천히 음미하며 읽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게다가 책 두께도 그렇게 안 두껍고.. 하지만 그건 완벽한 오판이었다.


  책을 완독했음에도 정신은 저 멀리 떠났다. 글 내용은 둘째치고 옛 서적 특유의 만연체는 날 곤혹스럽게 했다. 특히 아침 출근길 지하철에서 현학적이고 빙 둘러가는 글을 읽자니 졸음이 쏟아졌다. '역사란 무엇인가'를 읽을 때도 문장 때문에 다소 힘들었는데, 이 글에 비하면 새발의 피네. 분명 글을 읽었는데 글을 못 읽었다. 아니, 인간 본성이 선하며 자유의지는 누구에게도 양도할 수 없다는 것 까진 알겠는데, 대충 로마의 귀족정이 허점이 있다는 건 알겠는데, 거기까지였다. 더이상의 진전이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주석조차 본문 뒤에 한데 모여있다. 근데 이 글을 온전히 이해하려면 주석을 꼭 읽어야 한다. 당시 시대 상황에 대한 설명이 모두 주석에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석을 확인하려고 찾다 보면 독서 흐름이 뚝 끊긴다. 그렇다고 그냥 넘어가자니 수박 겉핥기다. 게다가 주석은 왜이렇게 글씨가 작냐. 주석 보다 눈 빠지겠다. 아무리 한 손에 들어오는 두께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지만, 이건 너무했다. 페이지가 조금 늘더라도 주석 폰트를 좀 키우면 어땠을까 싶다.. 출근길 아침에 읽어서 그랬을까?


  책 읽으며 정신이 출타하는 이 기분, 정말 오랜만이었다. 정말 오랜만에 책을 읽기 위해 읽었다. 그뿐만 아니라 이런 글도 다신 안 쓸줄 알았다. '총, 균, 쇠' 한번으로 끝날 줄 알았다. 그러나 이렇게 또 기록을 남기게 됐다. 그리고 굳이 소화하지 못한 책에 대한 이야기를 이렇게 해도 되는건가 싶다. 하지만 안된 건 안된대로 나름의 의미가 있으리라 판단하여 이렇게 기록을 남긴다.


  다만 총, 균, 쇠와 다른 점은, 총, 균, 쇠는 내 지식이 일천해서 그렇지 글이 어려운 건 아니어서 다시 읽으면 확실히 잘 읽힐거란 믿음이 있지만, 이 책은 내용은 둘째치고 문장 자체도 현학적이라 다음에 읽을 때도 별반 차이가 없을 것 같다. 그래서 다시 읽어보겠다는 말 조차 못하겠다...




  정말 망했다.



저작자표시 비영리 변경금지 (새창열림)

'Works > Book' 카테고리의 다른 글

<Book> 유발 하라리 - 호모 데우스  (6) 2020.05.08
<Book> 메이슨 커리 - 예술하는 습관  (10) 2020.04.03
<Book> 유발 하라리 外 7人 - 초예측  (10) 2020.03.13
<Book> 최인훈 - 광장  (8) 2020.03.06
<Book> 하정우 - 걷는 사람, 하정우  (8) 2020.01.25

댓글

이 글 공유하기

  • 구독하기

    구독하기

  • 카카오톡

    카카오톡

  • 라인

    라인

  • 트위터

    트위터

  • Facebook

    Facebook

  • 카카오스토리

    카카오스토리

  • 밴드

    밴드

  • 네이버 블로그

    네이버 블로그

  • Pocket

    Pocket

  • Evernote

    Evernote

다른 글

  • <Book> 유발 하라리 - 호모 데우스

    <Book> 유발 하라리 - 호모 데우스

    2020.05.08
  • <Book> 메이슨 커리 - 예술하는 습관

    <Book> 메이슨 커리 - 예술하는 습관

    2020.04.03
  • <Book> 유발 하라리 外 7人 - 초예측

    <Book> 유발 하라리 外 7人 - 초예측

    2020.03.13
  • <Book> 최인훈 - 광장

    <Book> 최인훈 - 광장

    2020.03.06
다른 글 더 둘러보기

정보

Echte Liebe 블로그의 첫 페이지로 이동

Echte Liebe

  • Echte Liebe의 첫 페이지로 이동

공지사항

  • 공지 - 다시 쓰는 공지글 - 190705 + 240730 // 짤막한 공지 첫번⋯
  • 공지 - https://ohnues.tistory.com
  • 공지 - 질문 받습니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카테고리

  • Echte Liebe (2006) N
    • Domestic (206)
      • 200 (34)
      • 300 (7)
      • 400 (7)
      • 500 (46)
      • 600 (27)
      • 690 (41)
      • 700 (15)
      • Signpost (11)
      • Timetable (18)
    • Overseas (60) N
      • 2017 - O'zbekiston - Fin. (33)
      • 2018 - Deutscheland (via 北京.. (26) N
    • Photo (425)
      • 100 (53)
      • 700 (10)
      • Day (145)
      • Night (74)
      • Film (127)
      • Video (15)
    • Sports (207)
      • Baseball (53)
      • Football (126)
      • Photograph (22)
      • Etc.. (2)
    • Works (594)
      • Music (498)
      • Book (71)
      • Et cetera (25)
    • Activity (48)
      • Riding (27)
      • Swimming (3)
      • Tennis (15)
      • Running (0)
      • Etc.. (1)
    • IT (266)
      • Hardware (20)
      • Software (45)
      • Blog (183)
      • Mine (18)
    • Stubs (199)

최근 글

정보

Normal One의 Echte Liebe

Echte Liebe

Normal One

검색

블로그 구독하기

  • 구독하기
  • 네이버 이웃 맺기
  • RSS 피드

티스토리

  • 티스토리 홈
  • 이 블로그 관리하기
  • 글쓰기
Powered by Tistory / Kakao. Copyright © Normal One.

티스토리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