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하정우 - 걷는 사람, 하정우
평소에 지하철 1~2정거장 거리는 걸어가는 것을 선호한다. 걸으면서 가게나 사람들 얼굴 보는 것도 좋고, 평소에 가보지 않은 골목길을 뚫어보는(?) 것도 좋다. 그런데 하정우가 걷는 걸 좋아한다? 당연히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비록 영화를 자주 보는 편은 아니기에 하정우가 나온 작품 중 제대로 본 건 '용서받지 못한 자'와 '국가대표', 그리고 '1987' 뿐이지만 영화 외에서 여러 매체를 통해 보이는 그의 모습이 매우 신선했기에 과연 어떤 사람일 지 궁금했다.
걷고 또 걷는 배우 그리고 자연인 하정우의 발자국!
하루 3만 보씩 걷고, 심지어 하루 10만 보까지도 기록한 적
있는 유별난 걷기 마니아로 알려진 배우 하정우의 에세이 『걷는 사람, 하정우』. 강남에서 홍대까지 편도 1만 6천 보 정도면
간다며 거침없이 서울을 걸어 다니고, 심지어 비행기를 타러 강남에서 김포공항까지 8시간에 걸쳐 걸어간 적도 있는 저자가 무명배우
시절부터 트리플 천만 배우로 불리는 오늘에 이르기까지 서울을 걸어서 누비며 출근하고, 기쁠 때나 어려운 시절에나 골목과 한강 변을
걸으면서 스스로를 다잡은 기억을 생생하게 풀어놓는다.
조금 덜 먹고 덜 움직이기보다는 좋아하는 사람들과 이 세상의
맛있는 것들을 직접 두 손으로 요리해 먹고 두 발로 열심히 세상을 걸어 다니는 편을 택하겠다고 말하는 저자가 길 위에서 바라본
하늘, 노을, 무지개, 새벽 걷기의 쉼터이자 간이카페가 되어주는 한강 편의점, 함께 걷는 길동무, 종일 걸은 후에 직접 요리해
먹는 단순하지만 맛깔 나는 음식 등 소중한 일상의 조각들이 담겨 있다.
더불어 이 책에서 화려한 필모그래피 뒤에 숨어
있는 저자의 땀과 기도를 엿볼 수 있다. 사람들이 쉽게 성공과 실패의 양극단으로 나누어 단정지어버리는 순간조차 자신이 끝까지
걸어야 할 긴 여정의 일부라 믿으며 어떤 조건과 시선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만의 보폭으로 앞으로 걸어가는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건강한 두 다리가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앞에 펼쳐진 길을 기꺼이 즐기면서 걸어가는 삶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책 제목도 그렇지만, 이 책은 그야말로 '하정우의 걷기 예찬'이었다. 저자가 어떻게 걷는지, 걷는 것이 그의 삶에 주는 영향이 무엇인지 이야기한다. 걷기에 대한 가벼운 노하우부터 인생을 대하는 태도까지 그의 인생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야말로 인생 에세이. 삶의 궤적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마치 말하듯이 쓴 글이라 그런지 책을 읽는 내내 저자의 목소리가 옆에서 들리는 듯했다. 옆에서 농담 한마디 던져줄 것만 같았다.
일단 머리가 복잡할 때 일단 밖에 나가서 걷는다는 말에 정말 공감했다. 비록 이 분처럼 강남에서 홍대까지 걸어다니진 않지만, 나 역시도 생각 정리가 안될 땐 집 주변을 목적없이 돌아다니기에 그 기분이 공감되었다.
그런데 이 분에게도 항상 좋은 일만 있었던 건 아니었다. 무명생활도 있었고, 영화가 실패하기도 했다. 혹자라면 아예 무너질 여지도 충분히 있는 상황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저자는 그런 상황에서도 여유를 잃지 않고 당차게 극복해나갔다. 이 책에서 그 원동력을 확인했다. 바로 걷기를 통한 건강. 몸이 건강하니 마음도 건강했다.
저자 특유의 여유도 그 건강함 덕분이었다. 걸으며 몸과 마음을 다지니 어떤 일이든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도전할 수 있는 에너지를 끊임없이 생성했다. 생각한 것 이상으로 정말 건강한 분이셨다. 인생에 있어 배울점이 많은 분이었다. 이 분은 앞으로도 흔들림없이 한결같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혹자는 저자가 너무 바른 말만 하고있어 괴리감을 느낄 수도 있겠다. 그럼에도 저자는 묵묵히 한 문장씩 나아간다. 비록 수려한 미사여구는 없지만, 진솔함이 묻어나온다. 여러모로 귀감이 될 만한 책이었다. 알차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보기 딱 좋으니 한 번 빌려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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