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메이슨 커리 - 예술하는 습관

  다른 분의 블로그^[각주:1]에서 처음 본 책. 은은한 분홍색 표지가 눈에 들어왔다. 거기에 예술하는 습관이란 제목이 또다시 눈에 들어왔다. 한낱 직장인에 불과하지만 꿈만큼은 능력 있는 프리랜서이기에(농반진반).ㅋㅋㅋ 비단 글쓰기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혹은 현재의 업무를 함에 있어서도 그들에게서 배울 것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인터넷으로 주문했다.

모두 똑같은 24시간을 사는데, 왜 어떤 사람들은 더 많은 것을 이루는 것일까? 『예술하는 습관』의 저자 메이슨 커리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위대한 성취를 이룬 예술가들의 보통의 하루에서 찾고자 했다. 충동적이고 즉흥적인 영감으로 일할 것 같은 예술가 대부분은 지독하리만치 규칙적이고 성실했으며 그 누구보다 더 엄격하게 습관을 유지했다.

책은 버지니아 울프에서 프리다 칼로까지, 지난 400년간 이름을 알린 여성 예술가 131명의 일상적인 루틴과 작업 습관들을 소개한다. 몇 시에 일어나서 몇 시에 잠에 드는지, 하루에 몇 시간 동안 책상에 앉아 있는지, 산책과 목욕, 이웃과의 티타임이 창의적 활동에 어떤 활력을 주는지 등 사소할지 모르지만 더없이 결정적인 습관들이다. 영업기밀과도 같은 각자의 ‘일하는 방식’은 위대한 인물들의 습관을 엿봄으로써 동기부여를 얻고 싶은 독자에게 매우 흥미로운 안내서가 되어줄 것이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총 131명의 이야기를 담은 만큼 루틴도 다양했다. 각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다 보니 방식 또한 천차만별이었다. A는 아침형이지만 B는 야행성이고, C는 골방에 들어가야 하지만 D는 주변에 사람이 있어야 최상의 결과물이 나오고... 그러다 보니 책 속의 인물만 봐도 완전히 상극인 사람이 여럿 보였다. 1차적으로는 일종의 사례 모음집이었다.

  루틴이 어떻건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루틴을 찾아야겠지. 그런데 그녀들의 루틴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따로 있었다. 여기에 나온 대다수의 인물들이 현실적인, 혹은 심리적인 제약을 하나씩 지니고 있었다. 일단 19세기~20세기 초반의 여성들이 으레 그렇듯 남녀 차별이 극심했으며(그렇다고 지금이 완전히 평등하단 건 아니지만), 인종적인 혹은 가정적인 제약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상당수 있었다. 만약 나였다면 평생 신세 한탄만 하다 시간을 버렸겠다 싶을 정도로 극한의 상황이었던 분도 있었다.

  그럼에도 그들은 현실 속에서 본인만의 루틴을 만들어 몰입할 줄 알았고, 길이 남을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그게 글인지 사진인지 그림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어떤 상황, 기분 속에서도 꿋꿋하게 해나가는 그 악착스러움을 본받고 싶었다. 아무리 자기가 좋아서 한다 한들 그렇게 악착같이 해내는 건 말처럼 쉬운 게 아닌데도 말이다.

  글을 읽으면서 나도 혹시 핑계만 대고 있었던 게 아닌지 반성했다. 항상 방법을 찾겠다고 말해놓고선 완벽히 실천하지 못하는 것 같아 부끄러웠다. 하다못해 지금 블로그 글마저도 회사일땜에 바쁘다며 자꾸 발행일을 미루기만 하니... 조금 더 치열하게 살아야 하는 거 아닌가?

  아무쪼록 출퇴근길에 짬 내서 읽기 정말 좋은 책이다. 각 사람마다 군더더기 없이 에피소드가 3~4 페이지에서 끝나는지라 지루할 틈이 없었다. 그래서 완독하는 데 며칠 걸리지 않았다.^[각주:2] 그리고 책에서 주는 메세지도 명확하여 독자에게 잘 전달된다. 그 메세지도 좋고. 그래서 꼭 글쓰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한 번 읽어볼 만한 책이라 보기에 여러분께 한 번 읽어볼 것을 추천드린다.

분홍색 책이라 그런지 때가 잘 타네...

1. 원래 링크를 걸어뒀었는데, 그 분이 갑작스럽게 블로그를 없애버리시는 바람에..ㅠㅠ [본문으로]
2. 만약 날 잡고 읽었다면 하루만에 다 읽었을지도?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