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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다니며 사진찍고, 책도 읽고, 그깟 공놀이에 일희일비한 기록을 글로 남기는 평범한 공간. (복붙식 댓글 혐오합니다. 진짜 욕할지도 몰라요.)

<Book> 유발 하라리 - 호모 데우스

  • 2020.05.08 00:10
  • Works/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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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예측을 다 읽고서 유발 하라리와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책을 다시 읽고 싶었다. 처음엔 '총, 균, 쇠'를 다시 읽을까 생각하다, '사피엔스'의 후속작인 호모 데우스를 한 번 읽고팠다.[각주:1] 무엇보다 '미래의 역사'라는 부제가 매우 끌렸다. 그는 과연 미래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신이 된 인간,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사피엔스 신드롬’을 일으키며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 반응을 불러왔던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가 미래에 대한 전망을 담은 『호모 데우스』로 돌아왔다. 지구를 평정하고 신에 도전하는 인간은 어떤 운명을 만들 것인지, 인간의 진화는 거듭할 것인지 쓸모없는 존재가 될 것인지, 인간이 만들어갈 유토피아 혹은 디스토피아 미래에 대한 논쟁을 펼친다.

유발 하라리는 이번 책에서 7만 년의 역사를 거쳐 지구를 정복한 인류가 이제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지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 이야기한다. 역사학과 심리학, 종교부터 기술공학과 생명과학까지 여러 학문의 경계를 종횡무진한다. 사피엔스 정이 협력이란 도구를 집단으로 만들고 허구를 믿는 능력으로 사회를 이룬 과정처럼, 과학의 발달로 인본주의가 퇴색하여 더 이상 신의 가치나 인간 중심 이데올로기 의미가 사라질 미래도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호모데우스 HOMO DEUS의 ‘호모HOMO’는 ‘사람 속을 뜻하는 학명’이며 ‘데우스DEUS’는 ‘신GOD’이라는 뜻이다. 즉, ‘신이 된 인간’이라 번역할 수 있다. 우리는 인류를 괴롭히던 기아, 역병, 전쟁을 진압하고 신의 영역이라 여겨지던 ‘불멸, 행복, 신성’영역으로 다가가고 있다. 이제 우리는 진지하게 ‘그래서 무엇을 인간이라고 할 것인지, 어디까지 타협하고 나아갈 것인지’ 종의 차원에서 논의해야 한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사실, 내가 이런저런 표현으로 풀어쓰는 것보다 사피엔스의 마지막 문장을 옮겨 적는 게 나아 보인다.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한 문장으로 담고 있으니까. 비약하자면, 이 책은 우리가 왜 '이 질문'을 섬뜩하게 느껴야 하는지를 한 권에 걸쳐 풀어쓴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우리는 머지않아 스스로의 욕망 자체도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아마도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진정한 질문은 '우리는 어떤 존재가 되고 싶은가?'가 아니라 '우리는 무엇을 원하고 싶은가'일 것이다. 이 질문이 섬뜩하게 느껴지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아마 이 문제를 깊이 고민해보지 않은 사람일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가 그토록 믿고 따랐던 상상의 질서-신앙이든 이데올로기든- 자체가 데이터를 위시한 알고리즘에 의해 좌지우지될 것이다. 이미 인간의 감정은 신경 뉴런의 화학반응에 불과한 게 증명되며 인본주의의 기초가 와해되었고, 모든 것이 데이터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야구장에선 '데이터 야구'가 보편화되었고, 구글 애드센스는 우리의 행동 패턴에 걸맞은 광고를 보여주고 있다.


  데이터의 위력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이젠 알고리즘이 우리의 '감성'까지 다루고 있다. 심지어 결혼할 사람까지 알고리즘이 더 잘 찾아내고 있을 지경이다. 어느샌가 나보다도 데이터가 나 자신을 가장 잘 알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세태를 제대로 다뤄줄 존재가 없다. 경험은 무용지물이 되었다. 비단 경험뿐만 아니라 정부도, 종교도, 이데올로기도 마찬가지다. 아니, 해답은커녕 데이터를 따라가기도 벅차다. 물론 그 상황에서도 해독 불가능한 존재가 나타나고, 이로 인해 새로운 계층이 생기기 마련이다(물론 그게 인간일 것이란 보장은 없다).


  그러다 보면 결국... '인류가 데이터에 잡아먹히는' 미래도 상상 가능하겠다. 이 책에서 저자가 뭔가 명쾌한 답을 주진 않는다.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하니 섣불리 얘기할 수 없겠지. 대신 이러한 변화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대비해야 함을 강조하며 책을 마무리했다.



  사피엔스가 '호포 사피엔스의 서사시'였다면, 이 책은 '호모 사피엔스의 묵시록'같은 책이었다. 물론 실제로 저자가 예언서를 쓰고 싶진 않았으리라 믿는다. 그리고 그가 '데이터를 부숩시다!! 데이터는 원쑤!!'라고 외치지도 않을 것이다. 단지 '이렇게 되진 말자'라고 말했을 뿐. 사실 나도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해보지만 답이 안 나온다. 그저... 왼쪽 손목에서 내 심박수를 재고 있는 애플 워치가 한층 무겁게 느껴질 뿐이다.



  1. 게다가 웬만한 책이 아닌 이상 같은 책을 여러 번 보는 게 썩 내키지 않아서...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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