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유발 하라리 外 7人 - 초예측
코로나가 기승이던 어느 주말, 답답함을 참지 못하고 (중무장한 채) 밖을 돌아다니다 서점에 들어갔다. 진열장에 나열된 책들을 슥 훑어보다 유발 하라리가 눈에 보였다. 불과 몇 달 전에 이곳에서 '사피엔스'에 꽂혔던 게 벌써 작년이군. 훗... 그 순간, 옆에 있던 '초예측'이 눈에 들어왔다. 유발 하라리와 제레드 다이아몬드가 한데 모여있다고? 하... 이번엔 초예측인가. 결국 집에 가는 길에 요술램프를 조심스레 어루만졌다.
세계 석학들의 대담한 고찰을 통해 인류의 미래를 위한 최선을 길을 찾다!
20세기 부와 평화를 담보했던 기성 체제는
빠른 속도로 무너져 내리고, 인류 문명이 질적으로 완전히 다른 국면에 진입할 순간이 머지않아 보이는 지금, 몇몇 숫자와 조어로
포장된 단기 예측보다 변화의 방향과 강도를 입체적으로 분석해 미래를 적극적으로 사유할 수 있게 돕는 지혜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우리 문명에 다가올 지각변동을 날카롭게 통찰하는 세계 석학 8명과의 대담을 엮은 『초예측』은 전환의 길목에서 결정된 미래를
수용하는 대신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나가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준다.
《사피엔스》의 저자로
인류의 앞날을 고민하는 역사학자인 유발 하라리와 퓰리처상 수상작 《총, 균, 쇠》의 저자이며 세계적 문명 연구가인 재레드
다이아몬드를 비롯해 인공지능 연구가 닉 보스트롬, 인재론 권위자 린다 그래튼, 경제학 대가 다니엘 코엔, 노동법 전문가 조앤
윌리엄스, 인종사학자 넬 페인터, 전 미 국방부 장관 윌리엄 페리가 놈 촘스키, 마이클 샌델, 짐 로저스 등 세계 주요 인사들과
단독 인터뷰를 해온 경험 풍부한 국제 저널리스트 오노 가즈모토의 진행으로 미래에 대한 생각을 독자들과 나눈다.
최악의 경우를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이 학자로서의 소명이라고 밝히는 유발 하라리는 과학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대부분의 인간이 경제적, 정치적 가치를 잃고 ‘무용 계급(USELESS CLASS)’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위기가 현실이 되기 전에 지금 바로 움직일 것을 당부한다.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앞으로 우리에게 닥칠
세 가지 위협으로 신종 감염병, 테러리즘, 타국으로의 이주를 꼽으며 그 원인이 되는 국가 간 격차를 줄이기 위해 국제적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변화에 휩쓸리지 않고 위험에 맞서 최선의 길을 찾을 수 있는 힘을 선사하는 석학들의 통찰을 만나볼 수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이 책은 일본의 저널리스트인 오노 가즈모토가 유발 하라리, 제레드 다이아몬드 등 총 8명의 세계적인 석학들과 진행한 인터뷰를 모은 글이다. 그러다 보니 글이 전반적으로 군더더기 없이 직관적이었다. 이전에 읽었던 루소의 사회계약론에 시달리다(!?)[각주:1] 이 책을 보니 정말 숨통이 트이더라. 구불구불한 국도를 벗어나 4차선 고속도로를 달리듯 명쾌했다. 그만큼 이해도 쉬웠고. 물론 깊이가 아쉽긴 했으나 인터뷰 형식이란 걸 감안해야겠지.
내용을 살펴보면, 각 장마다 인류의 미래부터 인공지능 등의 기술과 인간, 그리고 북핵 문제까지 현재 우리 사회에서 이슈가 되는 다양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각 교수들이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데, 아무래도 각자의 저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달리 말해 그 책들의 연장선이랄까. 특히 유발 하라리와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인터뷰를 보면... '사피엔스'와 '총, 균, 쇠'가 자연스레 떠올랐다.
8개의 인터뷰 중 몇몇 파트에 대해 따로 얘기해보겠다. 특히 눈길이 갔던 파트는 100세 시대에 대한 린다 그래튼과의 인터뷰가 담긴 4장. 다음은 인터뷰에 담긴 주장 중 하나. 100세 시대에 맞춰 '교육 -> 일 -> 은퇴(휴식)'의 정형화된 삶에서 탈피하여 끊임없이 배우고 변화에 적응하며 궁극적으로는 충실한 인생을 살 필요가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이 부분만큼은 평소 생각했던 것과 정확히 일치했고, 그만큼 격렬히 공감했다. 그래서 앞으로의 삶을 끊임없이 고민 중이었고. '100세 인생'이란 말은 많이 들었지만 생각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었는데, 이참에 이 분의 책을 한 번 읽어봐야겠다.
또 하나 눈에 들어온 건 북핵에 대해 다룬 마지막 장. 인터뷰를 보니 어릴 때라 잘 몰랐던 북핵에 관한 배경을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와 더불어 지금의 북한이 다시 미사일을 쏘고 있는 이유와 앞으로 우리가 지녀야 할 태도까지 어느 정도 추측할 수 있었다. '체제 보장'이란 키워드는 정말.. 또한 트럼프에 대한 이야기를 보면서 미국의 상당수 지식인들이 느꼈을 당혹감과 분노가 조금이나마 느껴졌다.
물론 엮은이가 일본인이고 석학들의 상당수가 미국인이다 보니 전반적으로 일본과 미국의 현안에 집중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역시 상당 부분(특히 고령화!) 일본의 전철을 따라가는 추세다 보니 엮은이가 던지는 질문들이 남 일 같지 않다. 하나하나 눈여겨볼 필요가 있겠다.
아무쪼록 흐름을 파악하기에 충분한 인터뷰 모음이었다. 배경지식이 많지 않은 분들께 간단한 입문용으로 한 번 추천해고픈 책이다. 도서관에 있다면 한 번 빌려서 볼 것을 추천드린다! (아 물론, 코로나 바이러스가 잠잠해지면...)
- 다음주 중에 관련된 이야기를 담은 포스팅을 올릴 예정입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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