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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다니며 사진찍고, 책도 읽고, 그깟 공놀이에 일희일비한 기록을 글로 남기는 평범한 공간. (복붙식 댓글 혐오합니다. 진짜 욕할지도 몰라요.)

<180829> Berlin - 베를린 유대인 박물관 (Jüdisches Museum Berlin)

  • 2025.07.27 15:57
  • Overseas/2018 - Deutscheland (via 北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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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를린 여행의 마지막은 바로 베를린 유대인 박물관. 어쩌다보니 베를린 여행의 시작과 끝이 유대인이 되었는데, 그만큼 이번 베를린 여행은 역사 여행, 정확히는 '다크 투어'로 정의될 수 있겠다. 당시만 해도 다크 투어란 단어도 몰랐는데 이제와서 보니 다크투어 그 자체였네.

 

  여담인데, 지금에 와서 돌아보면 당시 독일 여행의 성격이 도르트문트에서 베를린으로 넘어오면서 아예 다른 여행이 되어버렸는데, 바로 그 결정적인 기점이 되었던 곳이 아닐까 싶다. 첫 날 밤 홀로코스트 추모비가 신호탄이었다면, 이 날의 유대인 박물관 에서의 '그 조형물'은 결정적인 순간이 되었다고 보여진다.

 

  잡설은 여기까지 하고 여행 이야기를 게속 하자면, 브란덴부르크 문에서 조금 걸어가면 U6 역이 있었는데, 거기서 체크포인트 찰리가 있던 역인 Kochstr.(코흐슈트라셰) 역에 가서 10분 정도 걸어가니 나왔다. 

 

이건 그 건너편에 있는 도서관? 같은 건물이라 한다.

 

  처음에 입구로 들어가는데 좀 빡세더라. 박물관 들어가는데 금속 탐지기에 짐검사 하는 곳은 처음 봤네. 아마 테러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 짐검사를 끝낸 후 가방 사물함에 가방을 넣은 후 내부로 들어갔다. 

 

  내부 전시 사진을 이래저래 찍었으면 블로그에 더 설명이 됐겠지만,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거의 비슷한 시기에 들어온 가족 관람객 중 애기가 시종일관 울어대는 바람에 온 정신이 거기에 쏠렸다. 결국 초반엔 전시에 집중을 100% 못했다. 안그래도 조용한데 애기의 울음소리가 너무 콱 박혔기에.. 그런데 그 빨리 보는 와중에도 기록 하나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누구의 편지, 누구의 기록 등등.. 그 결말이 모두 끔직하기에 더욱 마음아팠다.

 

홀로코스트 타워. 천장에 잠깐 비치는 저 공간을 제외하면 죄다 암흑.

 

잠깐 보인 바깥. 참고로 양 옆의 벽 자체가 삐뚤다.

 

  그 외에도 천장의 빈 공간은 어둡고 음침하였고, 잠깐 나온 공간에서의 벽도 불편하게 기울어져 있었다. 통로도 어딘가로 계속 기울어있어 빨려들어가는 느낌이었고. 걷는 내내 불편하고 불쾌하기 짝이 없었다. 작가들도 바로 그걸 의도했겠지. 그들이 느꼈던 고통을 조금이나마 느껴보라고. 비록 간단한 빛과 소리, 그리고 공간 배치였지만 단박에 그 곳을 연상시킬 수 있었다. 아까 애기가 끊임없이 울었던 것도 지금에 와서 보면 그저 애기인 만큼 자기 감정에 더 솔직했을 뿐이었을테다.

 

  지하에서 전시를 보다 상부 층으로 올라갔는데, 그 때부턴 문제의 애기와 간격을 벌렸고, 그 덕에 전시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온 박물관의 하이라이트, 바로 'Memory of Void(공백의 기억)'이라는 작품이다. 상부까지 답답하게 트인 천장에 철로 된 얼굴 모양의 조각이 바닥에 깔린 곳인데, 그 위를 한 발씩 내딛을 때마다 마치 그들이 가스실에서 울부짖는 듯한 느낌이었다.

 

https://youtube.com/shorts/8B4k-Tw1tTQ?feature=share  

 

  홀로코스트 타워와 이 곳을 보니 영화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의 마지막이 생각났다. 독가스가 뿌려지고 문이 닫힌 후 가스실을 가득 채운 비명소리... 끔찍했다. 아래에 있는 표정들 역시 유대인들의 그 얼굴 아니었을까. 그 순간 걸으면서도 내가 마치 독가스를 뿌리고 있는 느낌이 들어 사진이랑 영상 담던 걸 멈추고 가만히 서있었다. 그러곤 한참동안 그 공간에서 나오지 못했다. 그저 사람들이 나갈 때까지 잠자코 있었을 뿐... 

 

  다른 사람들이 나간 후에야 조금씩 충격에서 나올 수 있었고, 그제서야 사진 몇 장 더 찍은 후 조용히 그 곳을 빠져나왔다. 영상은 위에 있고, 아래는 그 공간에서 담았던 사진들.

 

 

 

 

 

 

  여긴 지금까지 본 작품 중 가장 충격적이고 각인된 작품으로 남아있다. 잊으면 안된다. 다신 그러지 말아야한다. 인간이니까 또 그럴 수 있거든(심지어 이스라엘도..). 

 

  위 작품을 마지막으로 관람을 끝내고 밖으로 나왔다. 지하철로 돌아가는 길에 거리에 있는 사람들을 보며 돌아가는데, 백인 뿐만 아니라 터키계 등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그들을 보며, 그나마 독일이 자신들의 흑역사를 이렇게 박물관으로 남겨두고 반성하고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다시금 들었다. 일본이었다면 상상도 못했을텐데...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베를린에서의 모든 일정이 끝나갔다.

 

더보기

  원래같으면 이 글에 말미에 이어서 마무리했겠지만, 유대인 박물관은 그만큼 중요하고 인상깊었기에 박물관에 대한 이야기만 담기로 했다. 배를린에서의 마지막 밤에 대한 이야기는 베를린 여행 정리글과 함께 따로 올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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