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829> Potsdam - 포츠담의 아침 일상 (상수시 궁전으로 가는 길)
베를린 여행 세번째 날이 밝았다. 오늘은 포츠담에 있는 상수시 궁전에 가는 날이다. S반 열차로 30분 정도인데, 서울 기준으로 청량리에서 팔당, 홍대입구에서 일산, 사당에서 산본, 잠실에서 분당으로 광역전철 타고 가는 느낌(대충 서울 - 수도권 근교 정도라는 뜻)이라 생각하시면 될 듯.
아주 멀진 않더라도 베를린 시내 여행이 아닌데다 궁궐을 돌아다니는 날이다보니 아침에 제법 일찍 일어났고, 바로 숙소를 나섰다. 다행히 오늘은 어제와 달리 구름 한 점 없은 아주 쾌청한 날이었다. 어제처럼 또 추위에 떨까봐 남방을 걸치고 나갔는데, 이내 남방은 가방에 집어넣을 정도로 햇살이 뜨거웠다(그리고 이 날 하루종일 반팔 차림으로 돌아다녔다).
어제와 똑같이 Zoo역으로 갔고, 거기서 S반(S7)을 탔다. 시간이 오래되어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열차를 그렇게 오래 기다리진 않았었고, 베를린 중심가에서 벗어나니 푸른 풍경이 한동안 이어졌던 걸로 기억난다. 서울이었다면 이 또한 모두 개발되었겠지만(그린벨트 지역으로는 애초에 지하철이 안 지나가니..), 독일은 땅도 적당히 넓은데다 이곳 역시 동독과 서독의 경계지역이었으니..
아무튼 다시 동독으로 넘어왔다. 근데... 포츠담 중앙역이 아닌데 사람들보고 모두 내리라고 한다!! 아니 왜!!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따라가보니 S7 라벨이 붙은 버스가 역 앞에서 대기중이었다. 그걸 타고 포츠담 중앙역에 도착했다. 중앙역에 내려서 보니까...
아무튼, 역에서 나오니 바로 앞에 다리가 있었고, 그 아래로 강이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다리 중간으로 트램이 지나가고 있었는데, 상수시 궁전으로 빨리 가려면 여기서 트램을 타거나 버스를 타는 게 정석이다. 그렇지만.. 아까 베를린에서 U반 1일권 권역을 AB만 끊는 바람에 트램을 타려면 별도 비요을 지불해야 했고(1일권 ABC 권역을 구매해야 한다), 그럴 바엔 도시 구경도 걷는 게 낫겠다 싶어 다리를 건너 뚜벅이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위 사진의 다리 풍경을 보며 걸을 때부터 적당히 따스한(그렇다고 덥지도 않은) 날씨에 깨끗한 하늘이 펼쳐졌다. 여기에 햇살이 좋아 건물들의 빛이 더 선명해보인달까...? 자연스레 이번 포츠담 여행이 괜찮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일단 건물부터 지금까지 거쳐갔던 서독 지방의 도시들과는 꽤나 다른 느낌이었다. 기본적인 건물 모양새도 그렇고, 파스텔 톤 위주의 색 배열도 매우 새로웠다. 게다가 최근에 조성된 곳이 많아서 그런지 건물들이 전반적으로 깔끔하고, 거리가 넓은 느낌? 다른 서독 도시들이 전반적으로 아기자기했다면, 포츠담은 굵직하고 큰 느낌이었다. 뭔가 남성적이라 해야할까?
조금 걸어가다 보니 카페와 식당들이 줄지어 있었는데, 나중에 상수시궁전 구경하고 오는 길에 여기서 점심 먹으면 좋을 듯했다. 거리 분위기가 워낙 좋다보니 여유를 느낄 수 있을것만 같아서? 1
그렇게 구경하며 걸어가다 보니 상수시 궁전 입구까지 30분 넘게 걸렸다. 지도에선 20분 남짓 걸린다했는데, 생각보다 오래걸렸는데...? 그 사이에 햇살도 뜨거워지다 보니 궁전에 들어가기도 전에 지쳤다(...).몸이 급속도로 훅 가는 중...
그래도 상수시 궁전 열심히 돌아다녀야지! 본격적인 상수시 궁전 투어가 시작. 궁전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 (제발)
- 정보) 이 날 결국 포츠담에선 한 끼도 못 먹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