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828> Berlin - 이스트사이드 갤러리(Berliner Mauer East side gallery)와 그 인근
S반을 타고 알렉산더플라츠 역에서 바르샤우어 슈트라셰역으로 갔다. S반은 모두 선로가 지상에 있어 동베를린의 전경을 볼 수 있었다. 일단 베를린 동역의 크기에 상당히 놀랐다. 베를린 중앙역이 새로 생기기 전까지 여기가 베를린 중앙역이었고 지금도 시종착역으로 사용중이라 하니 괜히 큰 게 아니었던 듯.
뿐만 아니라 새로운 건물이 마구 올라오고 있더라. 마치 현재의 청량리 일대가 완전히 탈바꿈한 것과 같은 모양새랄까? (물론 베를린 동역 인근에 '그 정육점' 같은 건 없었겠지만...). 지금까지 개발이 덜 된 동독지역이었던 만큼 개발의 여지가 컸겠지. 이래저래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의 독일이었기에 더욱 눈이 갔다. 아마 지금 다시 베를린에 간다면 그 건물들이 모두 제 모습을 갖추었겠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어느새 바르샤우어 슈트라세역이었다. 알고본지 여기가 U반 1호선과 3호선의 종착역이었다. 그리고 그 U반 종점 정류소가 바로 오버바움 다리의 한 쪽 끝이었고, U1 지하철역 중 유일하게 동독 지역에 있는 역이라 유령역이었다고 한다. 통일이 되기 전까진 왜 S반과 직접 환승되는 구조가 아니냐 했더니 환승이 될 수 없는 상황이었던 것... 그 하나하나가 분단의 현장이었다.
오버바움 다리를 바라보며 슈프레 강변으로 걸어갔고, 강변 풍경에 감탄했다. 다리가 강변과 어우러져 절경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베를린 돔에서 본 슈프레강과는 또 다른 느낌. 동독 사람들은 이 풍경을 꽤 긴 세월동안 맘편히 못봤으니 아쉽겠지(물론 자업자득이지만...).
다리를 바라보다 슈프레 강변을 따라 북쪽으로 걸어가려는데, 저편에 장벽들이 쭉 늘어서있었다. 자세히 보니 벽에 벽화들이 쭈욱.. 아, 이게 이스트사이드 갤러리구나!
사람이 제법 있었지만, 관람에 방해받을 정도는 아니었고, '그 키스' 사진을 제외하면 조용히 관람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그렇게 장벽의 벽화들을 보며 쭉 걸어 올라갔다. 아래는 벽화 중 눈에 들어온 몇몇 사진들만 올려본다.
그리고 아래의 벽화가 바로 '그 키스' 벽화. 독일에 오기 전부터 그림의 존재는 알고 있었지만, 예전엔 그게 누군지 모른 채 그저 평화의 그림(????)으로만 알았는데, 사실 이게 바로 분단의 상징이었다. 왼쪽은 소련 서기장 브레즈네프, 오른쪽은 동독 의장 에리히 호네커. 러시아의 문화를 모르는 입장에서 국가 대표간의 키스(...)만으로도 충격적이긴 한데, 단순 키스만 보고 평화의 상징이라니.. 지금 생각해보면 내 사고회로가 아주 어이없기 그지없다!(?...).
아무튼, 인터넷 사진으로만 봐오다 이렇게 실물로 직접 보니 감회가 남다르면서도 뭔가 오묘했다. 내가 이걸 실물로 보다니...! 그게 나만 그런 건 아니었던 게, 이 벽화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인증샷을 남길 정도로 아주 인기가 폭발했다. 물론 나도 그냥 지나칠 순 없었기에, 한참 을 기다려 인증샷(셀카) 하나 남기고 갔다. (물론 셀카는 안 올린다.ㅋㅋㅋ)
그렇게 벽화를 하나하나 보다 잠깐 슈프레 강변에 내려가 풍경도 보며 찬찬히 걸어가다 보니 어느새 베를린 동역 근처더라. 이왕 이렇게 된거, 동역까지 걸어갔다.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원래는 여기 보고나서 숙소에 들를 생각도 있었는데, 이미 동역까지 간 마당에 다시 오버바움 다리로 내려가기엔 다소 애매했을테다. 결국 S반 타고 알렉산더 광장으로 간 다음, U2 타고 다음 장소인 체크포인트 찰리로 이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