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말원 아재의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D

(18/19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Liverpool : Tottenham Hotspur))

일단 경기는... 안 챙겨봤다. 그리고, 자길 잘했다.

  애초부터 내 응원팀도 아닌데 굳이 챙겨보고 싶지 않았다. 손흥민? 좋은 모습 보여주길 바랬지만, 한국선수 나온다고 챙겨본 건 박지성 하나로 족하다. 2013년에 로벤한테 후반 추가시간 카운터펀치 맞은 뒤로 챔스 결승 경기를 굳이 안 챙겨본 지 오래됐다. 이번에도 다를 건 없었다. 밤에 잠이 안와 손흥민이 챔스 결승 선발명단에 포함된 것까지 확인하고서야 잠들었다.

  그러다 중간에 잠깐 깼다. 폰으로 라이브 영상을 보니 로버트슨이 강력한 중거리슛을 쐈다. 스코어를 보니 1:0. 어떻게 넣었나 싶어 첫 골 장먼면 확인했다. 그러고서 좀 더 보다 나도 모르게 잠들었다.

  다시 눈을 떠보니 이미 아침. 결과를 확인해보니 2:0으로 리버풀이 승리를 거두었다. 하이라이트를 봐도 특별할 건 없어보였다. 하이라이트만 봐도 참 갑갑한 느낌이 드는데, 이걸 90분 내내 봤으면.... 리버풀 팬 분들을 제외하면 그렇게 재밌는 경기는 아니었을 것이다. 심지어 리버풀 팬인데도 잤다는 글까지 봤으니...ㅋㅋ 아무튼 안 본 사람이 승자. 나는 진정한 승리자.

  모든 게 PK 때문이다. 경기 흐름이 완전히 뒤틀렸다. 리버풀은 노났지. 굳이 라인 안 올려도 되니까. 아예 처음부터 엉덩이 뒤로 빼고 아예 주저앉아 지키는 축구 했다.^[각주:1] 이번 시즌 리버풀 수비력이라면 그렇게 지키는 축구 하기 시작하면 상대편은 참 갑갑해지지.. 설상가상으로 해리 케인은 경기력이 엉망. 안그래도 뒷공간이 하나도 안 나서 자기들 축구를 못하는데 리 케인까지 영 이상한 모습 보여주며 맥없이 무너졌던 것 같다.

  이번 결승에서 유이하게 바라던 게 있다면 손흥민의 선전과 클롭 아재의 우승. 개인적으로 이번만큼은 클롭 아재가 결승전 콩라인의 오명을 씻었으면 했다. 2013년 로벤에 카운터펀치 맞은 후로 대회를 불문하고 결승전에서 계속 아쉬웠다. 특히 챔스 결승전에서 2번, 유로파 결승전에서 1번 졌는데, 그 전까지 3번 모두 도전자의 입장으로 객관적인 전력이 열세였다. 

  그러나 이번엔 이야기가 달랐다. 지금까지 맡았던 팀 중에 이번 시즌의 스쿼드가 가장 강하다. 이제 리버풀의 리빌딩이 완성되었다고 봐도 될 정도. 게다가 클롭 감독 개인도 도르트문트 및 초기 리버풀 시절에 비해 2~3단계 성장했고, 훨씬 더 좋은 감독으로 거듭났다. 근데 그 역대급 팀으로 리그에서 콩 깠다(...). 승점 97점을 기록한 준우승 팀... 이런 상황에서 챔스까지 우승을 못하면 정말 콩라인으로 전락할 것 같았다. 그 어떤 때보다도 우승컵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정말 시기적절하게 빅이어를 들었다.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승승장구하니 나까지 기분이 좋다. 그러나 앞으로 더 잘할 수 있는 감독이라 믿어 의심치 않으며, 그러니까.. 프리미어 리그에서도 우승해서 레전드 감독 반열에 올라가길 바래본다.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노말아재!! :D

출처 : 리버풀 홈페이지

1. 요즘엔 클롭아재 예전처럼 게겐프레싱만 고집하지 않는다. 지킬 땐 확실히 지키는 축구로 경기 풀어가는 편.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