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217> 양평, 두물머리
첫 사진모음은 어제 다녀온 양평 두물머리. 다른 분들께서 워낙 고품격의 풍경사진을 많이 남겨주신 곳이다. 예쁜 사진들을 보며 나도 기회가 되면 꼭 한번 다녀오려 했는데, 그것이 실제로 이루어졌다. 물론 밤새고 다녀온 거라 집에 올 땐 헤롱헤롱 정신 못 차렸지만. 미친 척 하고 새벽에 첫 차 타고 갔다는 데 의의를 두자. 역시 일출 사진 찍으려면 혹사는 기본이지.
용산역에서. 용문행 첫 차. 아무래도 교외로 나가는 노선이라 그런가 사람이 없다. 한산함 그 자체. 501번 첫 차는 완전 붐볐는데.. 덕분에 양평으로 가는 동안 냉기를 온 몸으로 받아냈다.
두물머리 입구 근처에서 아침…인 척 하는 라면 먹고 밖으로 나오니 어느새 어스름이 졌다. 두물머리까지 가는 길이 참 아름다웠다. 그래서 삼각대 없이 감도 높여서 몇 장 찍어가며 걸어갔다. 그래서 사진이 좀 거칠다. 역시 크게 보니 감도 높은 티 나네..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대충 끼니 때우고 빨리 밖으로 나왔어야 하나 싶다.
역시 두물머리 가는 길. 걸어가는 1분 1초 사이에 하늘이 눈에 띄게 밝아졌다. 역시 고감도로 한 컷.
그렇게 두물머리에 도착. 도착하니 이미 다른 일행이 삼각대 들고 자리잡는 중이었다. 지방에서 주민센터 사진 강좌 수강생 어르신들이 출사 나오신 듯. 그 외에 혼자 오신 분도 2~3명 되고.. 어르신들 장비가 휘황찬란했다. 기본 번들에 망원렌즈 들고 오신 분도 눈에 띄고.. 근데 그 좋은 기계의 감도 조절하시는 법조차 잘 모르신다(…) 그래서 강사같이 보이는 아저씨가 직접 설정해주시더라. 그 어르신들, 아무래도 은퇴하시고 취미생활 하나 하시려고 이곳저곳 돌아다니시는 듯. 아무튼 내 입장에선 맘편히 삼각대 놓고 화면에 집중할 수 없어서 불편했다. 이렇게 추운 날씨면 사람 별로 없을 줄 알고 온 건데.
어스름이 강물에도 묻어난다.
한강 어스름 찍다 말고 옆으로 고개를 홱. 다들 추운데 하늘 보시느라 여념이 없다.
조금 더 괜찮아 보이는 자리에 정착했다. 처음에 이 자리 옮기려고 삼각대 찾으러 가니 그 사이에 어떤 아주머니가 잽싸게 자리잡은 바람에 찍으면서도 짜증이. 썩은 표정을 숨기지 않으니 그 아주머니가 그쪽은 오늘 출근 안 해도 되냐고 괜히 뭐라한다. 안해도 되니까 왔겠지…
그래도 자리 바꾸니 화면이 좀 다채로워진 듯. 삼각대 두고 찍다가 삼각대 빼고 세로로 찍기도 하고. 마주보고 있는 산만 없으면 이미 해가 떠있을 시간이라 빛은 충분했는데 산 덕분인지 아직까지 어스름이 남아있었다.
처음에 자리잡을 때만 해도 저 멀리에 있는 전봇대 위에서 해가 뜨겠거니 했는데, 하늘 보니 앞에 있는 산에서 해가 올라오고 있었다. 아무래도 산에서 해 뜨면 이미 중천이겠다 싶어 삼각대 들고 이리저리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러다 그냥 삼각대 풀고 찍기 시작. 옆에 계시던 어르신들도 하나 둘 씩 정처없이 떠돌아다니기 시작하셨다..
첫 사진에 있는 느티나무 근처.
한강 – 북한강 쪽으로도 바라보고..
바로 옆에 있는 나무.
강변 돌무더기 사이의 나뭇가지. 이제 해 뜨기 직전이다. 햇빛 받은 강물과 강변의 나뭇가지의 노출 차가 급격히 심해졌다!
빼꼼… 이제 진짜 해 떴다!
아까도 밝았지만, 맑은 하늘에 직사광선이 내리쬐니 눈부시다. 찍으면서 눈에 계속 자국이 남았는데, 내 카메라에게 미안해졌다. 하지만 사진을 계속 찍었지..
아까 찍은 나뭇가지. 햇볕을 등지니 다른 분위기가 나는구나.
본격적으로 햇볕이 강해지면서 햇볕에 연연하지 않고 이곳저곳 돌아다녔다. 해 찾느라 놓쳤던 두물머리 공원을 다시 보기 시작.
작은 배. 그 유명한 돛단배도 이렇게 강물 곁에 있었으면 좋았건만..
액자. 어느 각도로 봐도 그림이다.
그 유명한 돛단배. 아쉬운 마음에 해를 등지고 찍어봤다. 햇살이 부서져 흩어진다.
이렇게 사진 찍다보니 9시가 다 되어갔다. 이미 두물머리에 남은 사람은 3명 남짓. 그래서 세미원을 관통해 양수역으로 돌아갔다. 겨울엔 세미원 가지 마세요, 볼 거 없어요. 그냥 양수역까지 3천원 통행료 내는 꼴입니다ㅜㅜ
다시 돌아가는 길에 새들이 모여있었는데 내가 카메라를 들이대니 황급히 뛰어가기 시작했다. 순간 100m 달리기하는 줄.
강물에 부서지는 햇살. 조리개를 조이고 조여도 빛 갈라을 담기 쉽지않네. 햇살이 너무 강해서 그런가?
세미원에서 유일하게 건진 사진. 산수유? 석류? 아무튼.. 푸른 하늘과 대비되는 강렬한 붉은 열매.
아무튼, 밤 새고 간거라 정신없었으며 100% 만족한 건 아니지만 잘 다녀왔다. 사진 결과물도 soso. 여긴 기회가 된다면 여름에 한번 더 오고픈 곳이다. 여름엔 남한강 중간에서 해가 올라올 것 같은데, 물안개랑 같이 뜨면 아주 예쁠 듯하다. 그리고 세미원의 연꽃도 그 땐 만개해있겠지! 다음을 기약해보겠다.
이 글이 여행글 첫 포스팅이었다. 두물머리에 다녀온 다음날에 바로 작성했던 글. 비록 처음으로 쓴 거라 어설픈 부분이 있긴 해도 글에서 앞으로 잘 써보겠다는 열의가 느껴지네. 그리고 첫 일출구경이었고, 지금 봐도 마음에 드는 사진들이 많아서 애착이 가는 글이다. 근데 블로그 초창기 땐 스킨을 자주 바꿨을 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가로 폭을 신경쓰지 않다 보니 사진이 모두 엉망이다.
그래서 모든 사진을 다시 갱신하고, 날짜를 현재 날짜로 저장하도록 하겠다. 사골국마냥 우려먹는다고 너무 미워하지 말아주시길..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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