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박설미 - 백조의 침묵
지난번에 "적, 너는 나의 용기"이하 지난 책를 재밌게 읽고 나니 또 다른 소설책을 읽고 싶어졌다. 그래서 도서관 현대소설 칸에 가서 눈에 띄는이번에도 손에 잡히는대로! 책을 4권 빌렸다. 그 중 가장 먼저 읽은 책이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국립발레단의 천재 발레리노 강효일이 자살한다. 지그프리트 역을 맡은 효일은 한 달 전 <백조의 호수> 리허설에서 무대 아래로 떨어져 발목과 척추에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하지만 유서를 남기지 않았기에 그 이유는 알 수가 없다. 이미 암으로 아내를 잃은 효일의 아버지 동운과 여동생 상아는 큰 슬픔에 빠진다. 오빠의 죽음을 아버지 탓으로 생각한 상아는 집을 나가버리고 가족은 돌이킬 수 없는 수렁으로 빠져든다. 그러던 중 동운에게 효일의 부상이 고의였음을 가리키는 증거가 들어있는 빨간 봉투가 배송되고, 그 내막을 알게 된 동운은 용의자를 떠올렸다. 그리고 그 날 그 용의자가 살해되는데...[각주:1] 이야기 속에 나오는 5명이 화자가 되어 각각의 시점에 따라 이야기가 진행된다.
이 책은 제 1회 대한민국전자출판대상 작가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작품이다. 그리고 대상 수상작에 이어 종이책으로 출간되었다고 한다.[각주:2] 발레를 소재로 삼은 현대 배경의 미스테리(추리) 소설이다. 물론 자살과 살인사건이 이야기의 시작이긴 하지만 스릴러라곤 할 수 없다. 그래서 그런가, 지난 책처럼 분위기가 무겁진 않다.
처음에 이 책을 폈을 땐 자기 전에 조금만 읽고 다음 날 읽으려고 했었는데, 읽다 보니 어느새 결말이더라. 한 번에 끝까지 읽은 것. 그 정도로 몰입도가 좋은 책이다. 독자들로 하여금 높은 몰입도를 유지하는 데는 가독성이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읽어보면 알겠지만, 정말 빨리 읽힌다. 책이 총 436p인데 2시간 반 정도 걸렸으니.. 또한 이야기 속에 장치들을 적재적소에 배치되었고, 모두 깔끔하게 수거했다. 게다가 5명의 인물들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심리마저도 담당 수사관인 태일과 남국을 통해[각주:3] 출연 인물들의 심리를 정확하게 담아냈기에 인물들의 행동을 이해하기 쉽다. 이와 같은 요소들 덕분에 독자가 이야기에 더욱 몰입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다만, 지난 책만큼 사전조사가 탄탄하진 않은 편이다. 자살 장면이나 살인 장면에 대한 묘사는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 넘어가는 느낌이다.[각주:4] 그리고, 추리소설에 대해 잘 모르는 나 조차도 책 중간마다 "아, 이거구나.." 하는 느낌이 몇 번 들었는데, 그대로 가더라(.....) 과장 좀 보태자면, 추리소설 매니아 분들께서 보시면 책 읽는 중간에 이야기를 다 끼워 맞추실지도..?
하지만 이 책을 단순한 추리소설로만 국한시켜 볼 필요는 없을 듯하다. 이야기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의 심리 및 행동를 통해 독자들로 하여금 사건에 '공감'하도록 만들고 있다. 그 과정에서 작가는 독자들에게 메세지를 전달하는데, 그것들이 오히려 이 책의 매력이라 생각한다. 최우수상을 수상한 데엔 다 이유가 있는 법... 그러므로, 시간이 난다면 이 책을 읽어봐도 좋다고 생각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혹은 자투리시간에 부담없이 읽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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