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830> Dresden - 드레스덴의 밤풍경.
지금까지의 혹사로 인해 누적된 피로가 몰려와 컨디션이 망가질대로 망가졌던 나, 슈니첼린을 먹고 숙소에 들어가 침대에 누웠다. 사실상 드레스덴 여행은 포기했고, 퍼진 몸을 추스리기 위해 눈을 감았다.
그렇게 졸다 깨다를 반복하며 몇 시간이 흘렀을까, 문득 이대로 보내긴 싫다는 욕심이 생겼다. 여기 야경이 왠지 괜찮을 거 같은데, 그리고 독일 와서 야경 한 번 제대로 본 적 없는데... 지금 보러가자! 가져온 옷을 입을 수 있는 최대한 입어 중무장한 다음 카메라를 다시 챙겨 숙소 밖으로 나왔다.
길을 건너 낮에 걸어다닌 길 그대로 갔는데, 아까와는 전혀 다른 풍경이 기다리고 있었다. 곳곳에 조명이 건물 앞에 있는데, 그 덕분에 건물부터 바닥까지 더욱 고풍스러웠다. 순간적으로 몇백년 전으로 돌아간 느낌이랄까!? 그 풍경을 즐기며 골목을 돌아다녔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들어온 건 역시 아우구스투스 다리와 그 주변 풍경. 다리를 왔다갔다하며 주변 건물들의 야경을 바라봤는데, 마음같아선 당장 서울 집으로 순간이동하여 짱박혀있는 삼각대를 챙겨오고 싶을 정도였다. 어떻게든 다리 난간을 이용하여 공사장 뷰를 피해 몇 장 찍었고, 다행히 고감도 사진 몇 장이 괜찮게 나와 몇 장 올려본다.
다리 주변을 둘러본 후 다시 나오면서, 지금 진행중인 공사가 모두 끝난 온전한 드레스덴을 다시 보고싶단 생각이 들었다. 지금 공사판으로 정신없는 모습조차 고요하며 매력적인데, 온전한 모습은 얼마나 좋을까!!? 언젠가 다시 와야지 하는 생각을 하며 츠빙어 궁전 쪽으로 걸어나와 다시 숙소로 돌아갔다.
이 날 밤, 산책 나온 건 정말 신의 한 수 였다. 밤에 나오지 않았다면 드레스덴은 그저 아파서 아무것도 안한, 그저 그런 곳으로 잊혀졌을테다. 특히 타이밍이 안좋아 공사중인 곳이 많았고, 날씨도 구렸고, 몸상태까지 구렸기에 좋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약 1시간 동안의 밤산책은 내 생각을 완전히 뒤집기에 충분했고, 덕분에 지금도 독일에서 다시 가고싶은 곳이라 하면 베를린과 함께 항상 꼽는 곳이 됐고,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에도 다시 가고싶다. 특히 여긴 다음에 가면 더 좋을 게 확실하니까!
숙소 근처에 다시 돌아와선 음료수 하나 사러 갔다가 또 맥주(...)를 마시고 들어갔다. 마시곤 또 후회하며(이젠 정말 몸이 깎이는 느낌이 실시간으로 들 정도였으니..), 내일부턴 정말 맥주를 멀리하겠다 다짐하며 숙소로 돌아갔고, 그렇게 내일을 위해 잠들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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