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테니스 기록 모음. + α
와, 시간 빠르다. 작년 이맘때 테니스 입문기를 쓰며 2024년에 얼마나 늘 지 기대했던 게 아직도 기억에 생생한데 벌써 1년이 지났다. 이젠 벌써 1년 8개월 차네 -ㅅ-;; 엄청 는 것 같지 않은데 시간만 지난 거 아닌지!? 그런 의미에서 오랜만에 한 해 동안 테니스 친 이야기를 한 공간에 정리해보고자 한다.
1. 레슨
작년 겨울에 돌아왔다던 실내 레슨장에서 올 6월까지, 그리고 좋은 기회가 되어 인잔 코트의 야외 레슨장에서 올 5월부터 가을까지 반 년 정도 레슨을 받았다. 무릎 이슈만 아니었으면 지금도 레슨을 계속 받았을 거 같은데 지금은 레슨 중단한 지 3개월 정도 됐다.
실내 레슨장 강사님께 들은 반 년동안 기초가 많이 쌓였고, 적당히 칭찬도 잘해주시던 분이어서 만족도가 정말 높았다. 특히 스트로크에 대해 정말 많은 걸 배웠는데 이 분이랑 치다 보니 불필요한 힘이 정말 많이 빠지고 스트로크 다운 스트로크가 되더라. 그리고 서브의 기초도 많이 배운 듯(서브가 계속 들쭉날쭉한 건 순전히 내 탓이다..).
하지만 마음 한 켠에선 야외 풀코트에서 레슨 받으며 내 공이 어떻게 날아가는지 보면서 치고 싶다는 생각이 남아있었다. 그래서 야외 레슨 받을 곳을 찾고 있었는데, 우연히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야외 1:1 레슨이 있었고, 연락해 보니 꽤 괜찮은 시간대에 자리가 있었다. 바로 송금하고 5월 말부터 야외 레슨을 시작했다.
실내에서 많은 걸 배웠다고 생각했는데, 야외에서 치니 또 다르더라. 거리가 멀어지니 힘이 다시 들어갔고, 다시 홈런타자로 전환(...). 그래도 내 공이 어떻게 나가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했고, 더 많은 공을 받으며 적응하다보니 힘은 자연스레 빠지더라(풀코트라 어쩔 수 없이 뛰는 범위가 늘어나 힘이 알아서 빠진 것도 있지만 ㅋㅋㅋ). 여기에 덤으로 슬라이스도 처음 제대로 배웠다. 페더러의 슬라이스가 참 매력적이라 언젠가 치고 싶었는데, 막상 쳐보니 쉽진 않지만 재밌더라!
근데 발리는... 이 때만 좀 하다가 까먹은 듯. 이론도 알고 연습으로 할 땐 나름대로 잘 됐던 것 같은데, 지금에 와서 보니 그게 몸에 배진 않았다. 정말 느리게 오는 경우가 아니고서야 발리만 하면 삽질의 연속(...). 발리의 기초를 배운 것으로만 만족하는 수밖에. 아마 무릎이 괜찮아서 지금도 레슨을 계속하고 있었다면 발리가 좀 더 늘었으려나?
그렇게 여름을 지나 가을까지 약 5개월가량 레슨을 이어갔다. 발리도 배우고, 스트로크 연습도 많이 하고, 강습 전후로 혼자 있을 땐 서브 연습도 하고... 더 하고 싶었지만 (후술하겠지만) 10월에 무릎인대가 손상되어 휴식이 필요했었고, 때마침 기간도 끝났기에 그대로 레슨은 종료하고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아마 올해 시기가 되면 발리를 다시 배우러 가야하지 않을까 싶다. 그만두려고 그만둔 것도 아닌지라 뭐..
2. 랠리 & 게임
1) 연초
연초까지만 해도 작년과 큰 차이는 없었다. 같이 치던 분과 랠리 하는 게 일상. 아직까지 게임에 자신이 없다 보니 주로 랠리를 치는 데 집중했고, 서브는 (지금도 오락가락하지만) 영 감을 잡지 못했을 때였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못 가봤던 곳(올림픽경기장 메인코트)에 잡히면 거기로 간다든가..
2) 3월부터 10월까지
그러다 봄에 접어들면서 게임을 치기 시작했다. 위에 말한 파트너 분이 이때쯤부터 게임을 치기 시작한 영향이 컸지. 신경을 많이 써주신 덕분에 게임을 상대적으로 쉽게 구할 수 있었고, 그러다 보니 혼복에 자주 나가게 됐다.
근데,,, 이 때부터 내 한계가 여실히 드러나더라. 그동안 남자 공을 안 받아본 티가 너무 났었다. 조금만 스트로크가 세게 들어와도 저 멀리 홈런을 치기 일쑤였고, 복식을 생각했던 게 아니었다 보니 포지셔닝도 전혀 몰랐고, 발리는 이때만 해도 배운 적이 없었던지라 요상한 넘기기만 계속(...).
하지만 무엇보다 큰 문제는 바로 서브였다. 분명 실내 레슨장에서 서브를 배우긴 배웠는데, 필드에만 나오면 백지가 되어서 엉뚱한 공을 치기 일쑤였다. 거기다 슬라이스 서브는 아직 제대로 배우지도 않은 상황(이건 아마 4월 넘어서 한 번 배우고 말았을걸...?). 그렇게 매커니즘을 썩 부실하게 익힌 상태에서 힘으로 찍어 누르려다 보니 어깨에 조금씩 무리가 오기 시작했고, 그게 나중엔(...). 이건 아래에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하기로 하고...
그 와중에 잠시나마 파트너가 알려주신 어떤 분이랑 연락이 잘 돼서 동호회에 들어갔다가 그 방장때문에 나온 일도 있었고, 일련의 과정에서 파트너와 나의 테니스에 대한 열정의 차이(그분이 훨씬 열정 넘쳤다. 난 이것저것 덕질을 많이 하는 반면 그분은 테니스 올인)로 인해 결국은 그 파트너와는 별개의 길을 가게 됐다(정확히 말해서 그분은 실력이 더 좋은 사람이랑 치러 가셨다).
그렇게 5월이 지났다. 구력 1년차였고, 내심 구력 대비 좋은 실력일 줄 알았던 꿈은 저 멀리, 현실은 벽만 잔뜩... 이때부터 내 실력에 본격적으로 한계를 느끼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내 스타일대로 테니스 약속을 잡기 시작했다. 복식을 쳐보니 재미는 있는데 실력이 느는 느낌은 크지 않았고, 많은 사람을 봐야 하는 게 불편했다. 그리고 서브를 조금이라도 많이 쳐보고 싶었다.
이 때부턴 단식경기 위주로 게임을 잡기 시작했다. 여기에 1시간씩 짬이 날 땐 서브 연습?을 했다. 간단한 랠리 후 서브연습? 하는 방식으로. 서브가 쉽게 늘진 않았지만, 강한 공을 많이 받아보니 조금씩 스윙도 간결해지면서 적응이 되기 시작했다. 이 시기를 지나면서 얼척없는 홈런볼이 상당히 사라진 듯.
물론 매번 단식만 한 것은 아니었다. 여름철에는 우연히 기회가 되어서 일정 시간 대관하는 모임이 2개 만들어졌다. 하나는 평일밤, 하나는 일요일 오후. 근데 일요일 오후는 그 코트가 그렇게 땡볕이었을 줄 몰랐던 데다 같이 치는 분들 중 일부는 정말 룰도 모르는 사람이 있었던지라(...) 자연스레 안 나가게 됐다. 거기에 평일 밤에 하는 다른 하나 역시 이상하게 거기만 가면 내가 절어버리고, 말린다고 해야 하나? 그런 느낌이라 썩 즐거운 모임이 아니게 되었다. (요즘엔 절고 뭐고를 떠나 너무 추워서 안 나가는 중)
위와 같은 패턴에 변화가 왔던 건 10월. 아마 삼성 라이온즈가 가을야구를 시작하기 직전이었을테다. 그때부턴 어차피 평일 저녁엔 레슨 빼면 야구만 볼 테니 지금 조금 더 쳐놓고 싶기도 했거니와, 당시 공이 잘 맞고 한창 재미 들린 덕에 5일 연속 쳤었다. 근데 3일 차를 넘어가면서 어깨가 본격적으로 통증이 오기 시작했고, 아래에 올린 5일 차에는 시작할 땐 어깨 자체가 들리지도 않았다 ㅠ_ㅠ 그래도 뛰는 게 워낙 즐겁다 보니 이 날도 게임을 쳤는데..!
게임도 재밌었고 상대분 매너도 좋았는데, 몸이 완전히 만신창이가 되었다. 어깨는 그나마 경기 치르면서 괜찮아졌는데, 이때부터 무릎에 뭔가 걸리는 느낌이 심해지더니, 무릎이 뜨거워지고 걸을 때 힘이 안 들어가기 시작하더라. 바로 다가오는 날에 병원에 가서 검진을 받았는데, 연골 안쪽 인대가 조금 손상되었으나 심한 건 아니니 물리치료받고 약 먹고 쉬면 된다고 했고, 샘숭의 플레이오프와 함께 가을야구를 즐기며 휴식을 취했다.
그리고 1주일쯤 지나니 무릎이 어느 정도 괜찮아진 것 같았고, 이어진 레슨에서도 별 특이사항은 없는 것 같아 다시 코트 약속을 두어 개 잡은 다음 첫 단식 게임에 나갔는데..!
이 날에 딱 처음으로 베이스라인에서 랠리 하면서 뭔가 잘못됐다는 걸 깨달았다. 전혀 발이 떼어지질 않았고, 무기력한 한 시간을 보냈다. 구차한 변명밖에 할 게 없었고, 엄청난 무력감을 느꼈다. 이건 진짜 아니라며... 그날 저녁이 되니 본격적으로 오른 다리에 힘이 안 들어가더라. 그렇게 1주일? 열흘 가량을 더 쉬었다. 병원은 다른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았다. 다시 좀 심해졌다고...
3) 11월부터 지금까지
열흘이 지났지만, 무턱대고 예전처럼 다시 게임하기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한동안은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1시간짜리 랠리만 계속했다. 무릎 보호대부터 중무장 모두 한 다음 최대한 힘 안 들여가며 쳤다. 그러다 보니 대응이 안되어 나도 모르게 공을 흘리더라. 이때 결정적으로 테니스만 쭉 할 순 없고 내 몸이 버틸 수 있는 한계를 잘 알아둬야겠다고 다짐했다.
이와 함께 다른 운동도 무조건 병행하기로 마음먹었고, 지금까지 수영을 어떻게든 중간에 끼워 넣어서 하고 있다... (이 시기쯤에 수영 스타트 강습도 나갔고!)
1~2주의 시간이 더 지나 이젠 조금씩 게임 감각도 돌려야겠다는 생각에 게임에 다시 나가기 시작했다. 복식부터 다시 나갔는데, 무릎은 그래도 게임 뛸 정도는 됐던 것 같은데, 또다시 어깨가 말썽이더라. 없던 서브감까지 더 옅어진지라 엄청난 똥볼세례...
그리고 12월 중순에 접어들면서는 다시 단식을 하기 시작했다. 단식을 하려던 건 아니었으나, 스매시 앱에서 잡아준 게임들에 갔더니 1명씩 약속을 펑크 내는 사람이 생겼고 🙁, 결국 본의 아니게 단식을 하게 됐는데... 막상 하니 털리긴 해도 실력이 많이 늘더라. 그 와중에 복식도 하고, 그러다 보니 조금씩 예전의 감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고무적이었던 건, 이때부터 서브가 괜찮아졌다! 그전까지만 해도 게임 시작만 하면 <어깨가 찌릿하여 서브를 제대로 넣지도 못하고 -> 자연스레 토스도 무너지고 -> 엉뚱한 데로 공치고 힘도 제대로 못 넣는> 악순환의 연속이었는데, 이때쯤부터 일단 서브할 때 어깨가 안 아프더라. 게임 시작 전에 서브를 한두 번 막 넣고 시작했더니 그 효과가 좋았던 듯!
그게 선순환이 된 건지, 어느 순간부터 서브 넣을 때 무릎 반동을 제대로 쓰기 시작했다. 비록 게임은 지더라도 그렇게 넣으면 서브가 제대로 들어갔고, 자연스레 서브에 힘이 조금 더 실리기 시작했다. 혹 실패하더라도 납득할 수 있는 실패들이어서 전혀 개의치 않았다. 이제야 본격적으로 서브 후속동작도 조금씩 생각하기 시작했고, 게임에 여유가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다.
그 기조는 해를 넘어서도 이어졌다. 서브가 조금 더 좋아졌고, 서브가 살아나니 스트로크 타이밍도 다시 잡히더라. 무릎 때문에 쉬고 온 뒤로 한동안은 타이밍이 계속 뒤에서 맞았고 공에 힘을 싣는다는 느낌이 덜했는데(자연스레 팔로 치게 됨), 연말쯤? 부터는 다시 공이 앞에서 맞기 시작했다. 특히 바로 직전(지난주)에 랠리 연습하면서 정말 오랜만에! 그 타이밍대로 쳤고, 나도 모르게 난타전을 하게 됐고, 정말 오랜만에 손맛을 느낄 수 있었다. 무릎이 나가기 직전의 그 스트로크였다(어쩌면 더 좋을지도!?).
비록 이 이후에 날이 눈과 비가 내리고, 이내 추워지는 바람에 테니스를 못 쳤지만... 최근의 페이스가 많이 좋아졌기에 계속 치면서 연습하러 가고 싶다. 이 글 다 쓰면 테니스 매칭 해봐야지
3. 마무리
이렇게 모아놓고 보니 매일같이 치는 분들처럼 열정적이진 않더라도 많이 치긴 했네... 2024년의 운동은 '테니스'라로 말할 수 있는 한 해였다. 비록 구력 대비 실력이 많이 부족하지만, 나름의 스텝업도 한 것 같아서 다행이다. 그렇기에 올 한 해가 더 기대되기도 하고... 너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재밌게 치고, 다른 운동도 병행하며 즐겁게 쳐야지.
작년 12월 중후반부터 언제 한 번 모아야지 모아야지 했던 글인데 1월 초순이 넘어서야 겨우 다 썼다. 지난달에 바쁘기도 했거니와 연말에 다래끼 때문에 고생하는 바람에 노트북 보기 힘들다 보니 블로그 자체를 거의 안 해서 2025년 첫 글을 이제야 썼다(...). [각주:1] 그래도 지금이라도 이렇게 썼으니 됐다. 큰 숙제 하나 해결한 걸로!!
- 물론 연말에 쓴 글이 실제로 발행된 게 새해 1초 전이긴 해.ㅋㅋㅋ [본문으로]
'Activity > Tennis'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트링 교체 이야기 - 럭실론 4G (0) | 2024.11.19 |
---|---|
스트링 교체 이야기 - 럭실론 알루파워 (2) | 2024.11.17 |
스트링 교체 이야기 - 다이아뎀 프로 X (0) | 2024.11.10 |
Wilson 라켓 - RF01 & Blade V9 98 짤막한 비교정리(주관 多). (0) | 2024.10.09 |
그간의 지름 이야기. (29) - <240808> 윌슨 RF01 (Wilson RF01) (0) | 2024.08.18 |
댓글
이 글 공유하기
다른 글
-
스트링 교체 이야기 - 럭실론 4G
스트링 교체 이야기 - 럭실론 4G
2024.11.19 -
스트링 교체 이야기 - 럭실론 알루파워
스트링 교체 이야기 - 럭실론 알루파워
2024.11.17 -
스트링 교체 이야기 - 다이아뎀 프로 X
스트링 교체 이야기 - 다이아뎀 프로 X
2024.11.10 -
Wilson 라켓 - RF01 & Blade V9 98 짤막한 비교정리(주관 多).
Wilson 라켓 - RF01 & Blade V9 98 짤막한 비교정리(주관 多).
2024.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