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cumentary> 죽어야 보이는 사람들.
오늘도 평소처럼 유튜브를 보며 하루를 마무리하고 있었는데, 알고리즘이 날 노트북 앞으로 이끌었다. 영상 속의 사람들에게서 한 때의 내 모습이 겹쳐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영상에 나오신 두 분의 깊이 가라앉은 눈빛이 자꾸 머리에 맴돈다. 한 때 직장을 구하지 못한 채 앞날에 대한 기약 없이 혼자서 자기소개서만 쓰며 밤마다 술 한잔 없이는 잠을 못 청하던, 알콜이 들어가면 항상 주변 환경 탓만 했었는데...
물론 필자는 적어도 위기 상황에서 날 품을 수 있는 가족이 있고 고민을 털어놓을 친구가 있어 세상을 등진 망인들에 비해 매우 행복한 편이었음에도 영상에 감정이입이 됐다. 그리고 어느 순간 탓만 하는 나 자신이 너무나도 싫어 한동안 혼술을 멀리하고 운동도 하며 웬만해선 집 밖으로 나가려고 했기에 삶에 대해 고민할 단계까지 가진 않았었는데... 만약 그 때 조금이라도 다른 방향으로 생활 패턴이 잡혔다면 어떻게 됐을 진 아무도 모르겠지.
문제는 앞으로 이런 상황이 더 심해질 게 눈에 훤한데 명쾌한 해결책이 없는 수준이니..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도 출생률 운운하며 자손을 낳는 건 새 생명에게 무책임한 짓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심하게 말해 일말의 죄책깜까지 들 정도. 아, 머리 복잡해지네..
에라 모르겠다, 눈 앞에 뒹구는 쓰레기들이나 치워야지. 너저분한 책상도 좀 정리하고. 마지막으로, 한 숨 자고 일어나면, 방 안을 밝히는 햇살에 감사 인사라도 한마디 건네야겠다. 그 전에... 자야지 일단.
외로이 세상을 등지신 분들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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