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요즘 삼성야구 볼 맛 나네.
사실 지난주부터 오늘까지 열흘이 넘도록 거의 블로그가 뒷전에 밀려있었다. 이번 달 내내 회사에서 집중해야 할 것도 있었고, 노트북 상태가 이상해서 거의 켜지 않았기도 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야구 때문. 요즘 퇴근길에서부터 경기가 끝날 때까지 야구 중계를 보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게 일종의 루틴(?)이 되었다. 물론 재작년에 회사에 다닐 때도 야구를 안 본 건 아니지만 굳이 이렇게 야구를 챙겨본다고 말하는 건, 요즘 삼성 야구가 볼 맛이 나기 때문이다.
사실 전력만 봐선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투수 쪽에서나 오승환이 복귀했고 심창민이 여름에 돌아올 예정일 뿐이지, 공격력은 여전히 리그 최고의 '물빠따'였다. 그런데도 작년과는 확연히 다른 경기력을 보여주며 다섯 시즌만에 승률 5할을 넘어섰다. 경기에 나선 선수들에게서 한동안 사라졌던 끈기가 느껴지며, 더그아웃에선 전에 없던 활기가 느껴진다. 고참들은 중심을 잡아주고, 중간 선수들은 분위기를 주도하며, 어린 선수들은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변화의 중심에는 감독이 있다. 진정으로 '데이터에 기반한' 야구를 실천하는 중. 확실히 말로만 리빌딩하겠다던 한숨쉬던 아저씨와 대비된다. 비단 신들린 듯한 대타 작전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고, 정말 주목해야 될 부분은 선수단 운용이 아닐까 싶다. 잘한 선수에겐 확실히 기회를 주고 있고, 밸런스가 망가진 선수는 그 선수의 비중이 어떻든 경산에 보내고 있다. 무엇보다 그 기준이 '데이터'에 따른 것이니 누가 봐도 납득할 수 있을 정도.
그뿐만이 아니다. 선수 관리도 확실하다. '80경기가 지났을 때도 전력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인터뷰 내용에 걸맞게 선수를 관리해주고 있다. 당장 불펜진들 투구 기록만 봐도 작년과 확연한 차이가 보일 정도니까. 그렇게 생긴 빈 자리에서 2군 선수들이 자기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그것도 상황, 심리성향 등의 요소에 따라 최대한 자기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제법 많은 경기에 출전시키고 있다.
이런 과정 속에서 자연스레 선수들 사이에서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다. 연차를 떠나 '잘하면 기회를 받고, 못하면 밀려난다'. 2군 선수들에겐 1군 기회라는 최고의 동기부여가 있고, 1군 선수들은 긴장을 놓았다간 자리가 없어질 수 있으니 악착같이 뛴다. 이렇게 생긴 긴장이 지금의 경기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지광은 현재 리그에서 가장 주목받는 셋업맨이 되었으며, 박승규는 잊을만하면 미친 수비를 보여주고 있고, 박해민은 신인 때의 악착같은 모습이 살아났다. 이와 더불어 어제와 그저께엔 이성곤까지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으니... 그걸 지켜보는 팬들은 그저 흐뭇할 따름이다.
물론 이제 겨우 1/3 가량 한 상황에서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다. 1선발이 빠져있으며, 확실한 거포가 없어 타격 생산성이 여전히 낮다. 그렇지만 지난 3~4년간 암흑기 속 망해가는 왕조를 보며 고통받았기에 조금씩 강해지는 빛줄기가 그저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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