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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손목에 시계차는 걸 별로 안좋아한다.시계 포스팅 첫문장이ㅋㅋㅋㅋ 시계모양 따라 피부가 타는것도 싫고, 옷 입을 때 팔 소매에 시계가 걸리적거리는 것도 싫고, 팔목에 땀 차는것도 싫고, 타이핑할 때 시계줄이 눌리는 것도 싫다. 그뿐만 아니라 남들에 비해 유독 팔목이 얇은 편인데[각주:1] 시계를 살 때마다 얇은 팔목이 두드러지는 느낌이라 더 싫었다. 우레탄이나 가죽 줄은 가장 안쪽에 있는 구멍까지 들어갔고, 메탈 줄은 무조건 줄 몇 개를 빼야했으니..


  다행히도 핸드폰을 마련하고부턴 시험장이 아닌 이상 굳이 손목시계가 없어도 시간을 확인할 수 있어서 불편함 없이 지낼 수 있었다. 결국 군에서 제대하면서 손목시계는 책상서랍 속에 항상 처박혀있었다. 게다가 위에 쓴 이유때문에 시계에 대한 로망 자체가 거의 없는 수준이었기에 딱히 관심도 없었다.


  물론, 다른 사람의 시계가 눈에 들어온 적이 있긴 했다. 전 직장에 입사했을 때 2~3명 정도가 스마트워치를 차고 계셨는데, 그 중 한 분께서 차고 계신 시계가 눈에 띄었다. 그 분도 제법 팔목이 가는 편이었는데, 가는 팔목인데도 딱히 위화감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시계알이 작았고, 디자인도 군더더기 하나 없는 블랙 바디&스트랩이었다. 왠지 나중에 내가 저걸 차더라도 제법 어울릴 것 같았다. 물론 그냥 지나가듯이 한 생각이었지만.


택배 박스.


  그러다 재작년부터 Strava로 자전거를 탄 기록을 꾸준히 기록하기 시작했고, 작년까지 제법 많은 데이터가 쌓였다. 건강 앱에 지금까지의 기록들이 차곡차곡 쌓이는 걸 보면 꽤 뿌듯했다. 하지만 수영의 경우, 자전거처럼 운동한 기록을 남길 방법이 마땅찮았다. 폰을 들고 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 여기에 어떤 운동이든 심장 박동수와 같은 것도 함께 체크하면 괜찮을 듯했다. 여기에 폰으로 문자나 카톡을 미리 확인하는 것도 꽤 편해보였고.


  결국, 이번 직장에서의 첫 월급으로 스마트워치 하나 영입하기로 마음먹었다. 마침 그 때 눈에 들어온 워치들이 생각나서 찾아보니 애플워치랑 미밴드였다. 처음엔 가격이 저렴한 미밴드를 살까 하다, 이왕 사는 거 애플 라인업에 맞추기로 결심했다. 진득한 앱등이의 길...!!


박스를 갓 뜯었을 때. 두근두근..


  처음엔 가격 문제 때문에 중고로 찾아봤다. 하지만... 중고나라 매물들 중 80% 이상은 알이 컸고, 나머지 20%는 화려한 디자인이었다. 다들 뭔가 하나씩 내 취향이 아니었다. 그런데!! (지금도 마찬가지지만)신품으로 애플워치 5와 함께 애플워치 3도 판매되고 있었다. 특히 애플워치 3는 3월초에 25만원 선에서 판매되고 있었는데(38mm 기준), 신품이 이정도면 괜찮아보였다. 그리고 원래부터 생각하던 알 작은 블랙 제품을 살 수 있었으니..!


  다만, 해외배송 제품을 구입했다. 가격은 애플 공홈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애플 공홈에서 주문하면 시계를 받기까지 근 1달을 기다려야 해서.... 어차피 GPS모델은 해외에서 사도 A/S에 차이가 없으므로 신경쓸 필요도 없었다. 그래서 배송비 포함 25만원에 구매했다. 하루라도 빨리 받고 싶었다.


항상 설레는 이 문구. 조만간 또 볼거라 했죠?


  배송기간은 약 1주일 정도. 오후에 배송이 완료됐다는 문자를 확인했다. 퇴근길이 평소보다도 매우 가벼고 들떴다. 설렘 가득 안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문앞에는 길쭉한 박스가 날 기다리고 있었다!! 택배 박스를 뜯으니 사과 로고가 드디어...!! 본격적으로 제품 언박싱을 시작했다.


비닐을 뜯었다.

내가 산 건 38mm 스페이스 그레이&블랙 스포드 밴드.


두둥...!! 드디어 시계를 꺼냈다.

역시 기대한대로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이다.


뒷면은 이렇게 착용법 등이 적힌 비닐이 부착되어 있었다.

비닐을 뜯었다.

아까 꺼냈던 것. 하나는 품질보증서 및 사용설명서고, 나머지 하나엔..

충전선과 좀 더 길쭉한 시계줄이 들어있었다.

전체 구성품. 저 둥근 부분에 시계를 얹어서 충전한다.

  아래에 접은 부분은 시계 초기 설정에 관한 내용인데, 글이 너무 길어지는 듯하여 접은 글로 처리해뒀다. 초기 설정에 관한 내용을 보고싶다면 아래에 있는 버튼을 클릭하여 글을 펼치면 된다. 후기를 바로 보고 싶으신 분께선 펼치기 없이 바로 아래로 스크롤하면 된다.


요즘 사용중인 시계 페이스.


  그렇게 애플 워치를 설정한 게 엊그제같은데, 어느새 사용한 지 1달하고도 보름을 훌쩍 넘어섰다. 사실, 아직도 내 왼쪽 손목에 시계가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심지어 지금도 종종 왼쪽 손목에 거치적거릴 때가 있어 시계를 벗기도 한다. 10여년간 안 차던 시계를 갑자기 차고 다니니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밖에... 

  그리고, 새삼 내 팔목이 가늘단 걸 다시금 느꼈다... 애초에 38mm 제품은 보통 여성분들이 많이 사용하는 제품이다. 게다가 지금 사용중인 시계줄도 여성용 짧은 밴드. 그래서 내 시계를 본 사람 중에 너무 작은 알 쓰는 거 아니냐며 갸우뚱한 사람도 있다.


  하지만 내겐 이게 딱 적당한 듯. 게다가 군더더기 없고 깔끔하며 앞으로도 질리지 않을 디자인이며, 어떤 옷에도 잘 어울려서 정말 마음에 든다.


사진만 봐선 42mm같아 보이지만 38mm다.


  그리고 시계로 문자, 카톡을 확인하고 재생목록을 넘길 수 있어 정말 편리하다. 몇 년 전만 해도 상상도 못했는데 정말 세상 좋아졌다.ㅋㅋ 무엇보다 심박수를 실시간으로 체크할 수 있어 좋다. 운동할 때와 평상시, 그리고 수면시에 심박수가 어떻게 변하는지 실시간으로 체크하고, 그에 따라 내 몸상태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남길 수 있어 좋다. 나중에 모두 도움되겠지..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아직까지도 시계 차는 게 어색하다 보니 수영장에서 스트로크가 여러모로 어색한 듯. 적응이 더 필요해보인다. 그리고, 구버전 애플워치라 그런지 몰라도 시계 페이스가 다소 한정적이고, 다들 한 끗씩 아쉽다. 하나씩만 좀 고칠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아무쪼록 십수년만에 산 시계이니만큼 앞으로 오래오래 아껴가며 잘 차고 다녀야겠다. 특히 운동할 때 꼭 차고 다녀야지..!!

  1. 새끼손가락으로 잡을 수 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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