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103> 장성, 백양사(내장산) - 가을 단풍 풍경.
DSLR을 들이면서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꼭 담아오고 싶었던 곳, 바로 백양사였다. 하지만 왕복 교통편을 구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직장을 다니며 당일치기로 다녀오긴 이래저래 부담스러웠기에 항상 내년을 기약하기만 했다. 그러다 작년 이맘때 쯤, 친구와 함께 바람을 쐬러 가기로 했다. 어디로 갈지 생각하다 백양사가 생각났다. 비록 서울에서 차로 가기에 다소 먼 거리였지만 전국적으로 알려진 곳을 한 번 보기로 결정했다.
차량 정체를 피해 아침 일찍 출발했더니 3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 그럼에도 도착하니 거의 10시 반이었다. 사실 이 날 미세먼지가 매우 나쁜 편이었는데, 막상 백양사에 도착하니 온 천지가 쾌청한 하늘과 강렬한 햇살로 가득했다. 눈으로만 보면 먼지 한 점 없는 깨끗한 공기라 생각할 정도로...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길에서부터 알록달록한 애기단풍들이 손님을 반기고 있었다. 차에서 내려 백양사까지 걸어가는 동안 연신 주변을 둘러보며 셔터를 눌렀다. 풍경을 하나라도 더 눈에 담으려다보니 자연스레 발걸음이 느려졌다.
주차장에 있던 은행나무.
어디로 가는 길이더라.. 아무튼 햇살에 비친 단풍잎들과 사람들에 가로막힌 그림자가 재밌었다.
조금 더 걸어가다보니 왼편에 호수가 보였다. 저수지가 흰 깃털 달린 파란 하늘과 빨갛고 노란 단풍을 품었다. 중앙에 있는 나무도 매력있었다. 그리고 호숫가 주변을 걸어다니는 관광객들까지.. 잔잔한 물결 속 호수의 반영은 한 폭의 수채화였다.
호수 주변을 한동안 세세히 들여다보며 그 반영을 세세히 담았다. 한참을 호수 주변에서 서성였다.
그리고 바닥에 있는 단풍잎.
다시 발걸음을 재촉했다. 길을 따라 천천히 3분 정도 걸었을까, 물줄기 건너에 누각이 하나 서있었다. 이곳이 바로 그 유명한 쌍계루였다. 알록달록한 산과 두둥실 떠다니는 단풍잎, 그리고 푸른 하늘이 쌍계루 함께 물에 담겨져있었다.
그리고 그 절경을 담기 위해 쌍계루 건너편의 징검다리에 카메라를 지닌 사진가들이 고군분투 중이었다. 돌이 그렇게 크지 않은데다 돌간 간격이 넓었고 사람들이 많아 다소 위험했다. 하지만 그들은 이미 절경을 담는 데 여념이 없었다. 아무래도 이 풍경을 그냥 지나치긴 아쉬워 징검다리 위로 올라가 그 풍경을 몇 장 찍고선 눈으로 담기 위해 몇 초동안 멍하니 바라봤다.
다시 징검다리에서 나와 쌍계루 근처를 서성이며 단풍을 바라봤다. 그러면서 아까 내가 서있었던 징검다리를 다시 바라보며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그 사람들을 걱정했다..
그 유명한 포인트.
깃털구름이 풍경을 한껏 살려줬다.
그리고 냇가에 둥둥 떠다니는 애기단풍잎들. 아기자기하다.
쌍계루에서 다리를 건너 백양사 내부로 들어갔다. 사진사들로 발 디딜 틈 없었던 쌍계루 주변에 비해 이 곳은 한결 여유로웠다. 쌍계루 주변이 사진사들의 총성없는 전쟁터(....)라면 여긴 백양사를 즐기러 온 가족들의 쉼터랄까...? 경쟁에서 벗어나 서로 웃으며 얘기를 나누는 느낌이었다.
산, 하늘과 절간이 한데 어우러졌다. 구석구석 경내를 둘러보며 한껏 여유를 즐겼다. 개중에 눈에 띄는 건 카메라에 담아가며.
단풍나무와 지붕 처마.
강렬한 햇살 아래 더욱 빛나는 처마 문양.
흩날리는 천.
지금까지 절이 이렇게 붐비는 걸 본 적이 없었다. 원래같았으면 사람이 왜이렇게 많냐며 투덜댔겠지만, 내장산과 백양사의 자태가 몸소 나서서 납득시킨다. 그저 말없이 드러낼 뿐이다. 비록 사람이 많았음에도 좋은 풍경만 기억에 남았다. 앞으로도 사람이 미어터질 정도로 많을 것이지만 그럼에도 다녀오고 싶다. 아마 또 기회가 오겠지.
다만 올해는 이래저래 갈 형편이 안되기에 작년에 찍은 사진을 꺼내어 톺아보는 걸로 갈음하련다. 이 글과 사진을 보는 여러분들도 만족하셨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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