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hte Liebe

  이전부터 정말 읽고싶었던 군주론. 지금까지 동서양을 불문하고 철학, 그것도 삶의 본질 등에 대한 이야기 위주로 읽어왔다. 그럴수록 한비자의 책과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 대한 궁금증이 더해졌다. 어떻게 보면 기존의 철학적 이야기와는 다른 관점에서 바라본 것들. 그러다 중고서점에서 군주론을 손에 얻었고, 조금씩 읽어나갔다. 그러다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200페이지가 지나있었다.


  명불허전이었다. 지금까지와는 꽤 다른 관점에서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말 그대로 정치판에서 살아남기 위해 군주가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현실적으로 이야기했다. 군주의 자세, 군대의 운용방법, 정복한 국가를 다루는 법 등등... 비록 14세기 전후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이며 왕정이 이어지던 시대였지만 현재의 우리에게도 철저히 적용되는 이야기들로 가득차있었다. 과연 정치에 대한 최초의 책이자 500여년이 지나도록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찾는 게 아니었다. 글 부분부분 보며 현대의 정치인들이 겹쳐보이기도 했고..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도덕적 덕목과 정치는 분리해야 한다는 것. 인간의 감춰진 내면을 이렇게 글로 써도 되나 싶을 정도로 가차없이 들춰내며 정치적 활용법을 설파한다. 기존의 신학자들에게 이 책의 15~19장은 정말 불쏘시개만도 못한 쓰레기가 아니었을까. 그래서 금서로 지정되기도 했고..


  그렇지만 막상 낱낱이 말하는 저자가 밉지 않다. 아주 간곡한 어조로, 물 흐르듯이, 거북하지 않게 한다. 으레 이런 이야기가 이어지면 내 속 어딘가가 뒤틀리고 불편해지기 마련인데, 그런 느낌 없이 '그건 그렇지..?'라고 수긍하게 된다. 간결하면서도 필요한 말은 다 하면서 싫은 소리를 싫지 않게 만드는 기술력, 이게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마키아벨리의 '문학적 수사력'이 아닐까 싶다.


  비록 이번엔 한 번에 다 읽었지만, 다음엔 생각날때마다 파트별로 발췌독하려 한다. 조금씩, 차근차근 뜯어보며 내용을 더 깊이 받아들여야지. 앞으로도 계속 지니고 다닐 가치가 충분한 책이다. 비단 국가정치 뿐만 아니라 회사 등 조직 내에서의 정치(....)에도 반영되는 부분이 분명 있으니 꼭 읽어보길 바란다. 두꺼운 책도 아니니 출퇴근길에 들고 다니며 1챕터씩 읽기에 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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