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hte Liebe

   DSLR을 구매하여 이것저것 찍으며 자연스레 사진을 조금 더 잘 찍고픈 욕구가 생겼다. 사진학의 바이블 격인 '바바라 런던 - 사진'[각주:1]과 블로그 초창기에 소감문을 남겼던 우종철 - 사진의 맛 이외에도 여러 관련 서적들을 틈틈이 읽었다. 특히 도서관에 갔을 때 열람 가능한 사진집까지 챙겨봤다. 윤미의 집을 포함하여 국내외 가리지 않았다.


  그런데 사진집의 경우, 지금까지 본 것은 지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내심 초창기 유명 작가들의 사진을 한 번에 보고픈 마음이 컸다. 그러던 차에 강남 교보서점에 시간 때우러 갔다가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20세기..!! 마침 찾던 그 내용이었다. 책을 언뜻 펼쳐보니 사진 작가들을 소개하는 책으로 보였다. 그리고 상당히 최근에 나온 책이었다! 중고서점엔 역시 없군. 그래도 이런 책이라면 새 책으로 살 가치가 충분하다 생각되어 인터넷으로 주문했다.


  이 책은 20세기에 루트비히 미술관에 소장된 사진 작품, 그리고 사진작가들을 소개하는 책이다. 총 8명의 저자가 공동으로 집필했다. 사진작가 1명 당 1명의 작가가 전담으로 텍스트를 작성한 것으로 보이며[각주:2], 사진작가를 잘 설명해주는 사진을 함께 실었다. 작가 소개 순서는 Last name의 첫 글자 스펠링에 따른 순서로, Adams Ansel부터 Piet Zwert까지 이어진다. 다큐멘터리 보도사진부터 개념사진, 누드사진, 인물사진 등 장르를 불문한 다양한 사진들이 담겨져 있다.


  쾰른 루트비히 미술관 소장 작품인 만큼 작가들 중 상당수가 독일[각주:3] 출신이다. 여기에 미국, 네덜란드, 프랑스 출신 작가와 냉전시대 종식 이후 새로이 받아들인 소련, 폴란드, 체코 출신 작가가 추가로 소개되었다. 20세기의 명 사진들을 소개하는만큼, 상당수가 흑백 사진이다. 여기에 760페이지에 달하는 책 분량만큼 정말 방대한 사진들이 실려있는데, 그 사진 하나하나가 버릴 것 없는 소중한 사진들이었다. 작가를 가장 잘 설명해주는 사진들이었다.


  초창기 유명 작가들의 사진을 한 번에 보고픈 내 Needs가 어느정도 충족됐다. 이보다 더 많은 사진작가가 있겠지만, 그래도 지금껏 본 사진서적 중 가장 다양한 분야의 사진을 한 눈에 접했다. 얼핏 보기에 760페이지의 두께가 부담스러울 수 있겠으나, 사진들과 설명글 덕분에 그런 느낌은 전혀 없었다. 이 책이 꼭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읽어야 하는 책이 아니기도 하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다큐멘터리 사진들에 눈이 갔다. 있는 그대로 담으면서도 시대와 생각이 묻어나는 사진들. 개인적으로 그 분야의 사진들을 잘 찍고 싶기에 더 유심히 봤다. 


  다양한 분야의 사진을 보고싶다면 이 책을 한 번 보길 권한다. 아, 한가지 주의할 점이 있는데, 누드사진이 잊을만하면 나온다. 물론 이 책을 읽다 보면 그 사진들이 외설적으로 느껴질 일은 없으리라 본다. 그렇지만 그건 내가 책 컨텐츠를 함께 보고 있으니 그런 것이고, 공개된 장소에서 내 책을 흘끗 본 옆사람은 그렇지 않을지도 모른다. 나야 이런 쪽으로 얼굴에 철판 까는 걸 잘 하는지라 신경쓰지 않지만, 혹 자신이 얼굴에 철판 까는 게 잘 안된다 하시는 분은.. 알아서 잘 처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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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추후 별도로 포스팅할 예정. [본문으로]
  2. 작가 소개글 끝에 약어가 붙어있는데, 각 작가의 이니셜을 줄인 것이라 설명되어 있다. [본문으로]
  3. 동독 포함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