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제레미 리프킨 - 한계비용 제로 사회

  옛날옛적에 호랑이 담배피던 시ㅈ....이 아니라 고향에서 살던 어린 시절, 내 방 책장 한 켠엔 "노동의 종말"이 꽂혀있었다. 워낙 유명한 책이고, 읽으면 도움이 될 것 같아 나도 한 번 읽어보려 했다. 몇 페이지 휘적이다 그냥 포기했지만. 

  그러다 작년 가을에 고향에 내려갔을 때, 책장을 보다 그 책을 다시 봤다. 다시 폈지만.... 여전히 눈에 안 들어와서 바로 덮었다(...). 그리고 서울에 올라왔다. 그 때가 한창 중고로 책 사는데 맛들렸던 시절이었다. 중고서점에 갔다가 제러미 리프킨이란 이름이 눈에 딱 들어왔다. 비록 그의 최신 저서는 아니지만, 2010년 책이면 지금 읽어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하며 구매했다.

  이 책은 부제에 적힌대로 "공유경제"에 대해 적은 책이다. 저자는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미래에 자본주의가 쇠퇴하고 공유경제로 전환될 것이며, 이로 인해 지구상의 모든 물건에 대해 소유의 개념보다 사용권의 개념이 더 강해질 것이라고 예측한다. 또한, 물품의 생산, 교육, 에너지, 스마트 경제 등 다양한 분야의 사례를 이야하며 한계비용^[각주:1]이 거의 0에 가까워지는 사회가 올 것이라 예측한다. 특히 책의 마지막 부분에선 지구 온난화 등의 환경 문제, 그리고 인류 역사의 흐름을 고려했을 때 협력적 공유사회가 도래할 것이라며 글을 마무리한다. 

  거의 9년 전에 나온 책이지만, 2장에서 한계비용 제로 사회의 진행 사례를 설명하기 위해 이야기한 사물인터넷, 3D 프린팅, 교육에 대한 이야기는 현재의 우리 사회의 이야기와 같아서 요즘 이야기를 그대로 읊어놓았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다. 그만큼 미국 사회가 앞서나갔고, 이 분의 흐름 읽는 능력이 상당하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그리고 이 글을 보며 우리나라가 어떻게 변할지도 어느정도 예측 가능하고. 

  그럼에도 그가 강력히 주장하는 '협력적 공유사회'를 봤을 때, 지나치게 이상주의적으로 보이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실현만 된다면 상당히 안정적이고 체제가 되겠지만 과연 인간의 소유욕이 공유사회가 되도록 순순히 둘까..? 어떻게든 구글이나 페이스북, 아마존, MS와 같은 소수의 '빅-브라더'들이 지켜보고만 있진 않을 것이다. 지금도 정보를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게다가 미국이나 서유럽처럼 정치-경제적으로 투명성이 보장되고, 저자의 생각을 가감없이 받아줄만한 국가는 몇 되지 않는다. 오히려 독재자들이 더 많지. 예를 들어, 푸틴, 시진핑, 김정은......... 절레절레. 비록 내 배움이 이 분에 비해 지극히 짧으나 위의 사정을 고려했을 때 100% 이대로 되긴 힘들거라 감히 예측해본다. 

  근데 이걸 어느 누가 100% 정확히 예측할까? 당장 미국만 봐도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줄 누가 알았으며, 그 극단적인 양반이 북한이랑 처음 정상회담을 질 줄 누가 예상했을까. 당장 저자도 후기에서 공유사회로 한 발짝 다가가는 희망이 보인다는 것만으로도 기쁘다고 했다. 예전보다 사회의 변화 속도가 빨라졌다 해도 최소 수십년이 걸릴텐데.. 마냥 현실성 없다고 젖혀둘 필요는 없다. 여기에 있는 내용들을 눈여겨보고 고찰하여 변화에 따라 적절히 대비하면 되지 않을까. 그러므로, 충분히 읽어 볼 가치가 높은 책이다.물론 사람에 따라 베게가 될 수도 있다..

1. 생산물 한 단위를 추가로 생산할 때 필요한 총 비용의 증가분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