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마이클 샌델 - 정의란 무엇인가

  정의란 무엇인가... 정의란 무엇일까? 다수의 사람들이^[각주:1] 자기가 생각하는 정의에 따라 삶을 살아가려고 한다. 그리고 불의를 보면 못 참고 목소리를 내거나 심할 경우 폭력을 마다하지 않는다. 그리고 "정의는 승리한다"며 옳은 것의 중요성을 다시금 역설한다. 항상 그랬던 건 아니지만, 결국 항상 그래왔다. 근데... 당신이 생각하는 정의가 뭐냐고 물었을 때의 정답은 각양각색이다. 아니, 생각해서 명쾌히 대답할 수 있으면 엄청난거고간혹 개소리도 있겠지만, 상당수의 사람들은 그저 여러 단어들이 입에서 맴돌다 두통만 얻어간다. 뭐라 말해야하지...?

  지금까지 정의에 대하여 수천년간 수많은 논의가 이어졌고, 이어지고 있으며, 이어질 것이다. 이 책은 그 "JUSTICE"라는 단어에 대하여 지금까지 어떻게 논의되어 왔는지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화 과정을 보여주며 설명한다. 일단 정의의 요소에 대하여 크게 "공리", "자유", "미덕"이라는 3가지의 키워드로 나눠볼 수 있으며, 이 3개의 개념 중 어떤 것을 중요시하는지에 따라 각 견해가 나뉘는데, 학자에 따라, 그리고 시간에 따라 달라져왔다. 공리주의에서 자유지상주의, 동기, 평등에 이어 공동체주의까지...

  그 과정에서 저자는 다양한 상황을 던져준다. 실제 상황도 있고, 가상의 상황도 있고... 그러면서 어떤 판단을 내릴 수 있는지 생각할 수 있는 장(場)을 만들어준다. 거기서 저자가 던지는 질문에 하나 둘 답하다 보면 어느새 쉽사리 답하지 못하고 딜레마에 빠진 나를 볼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정의란 것이 한 가지 단어로 판단할 수 없다는 걸 일깨워준다.

  그 과정을 거쳐 샌들은 마지막에 자유적 공동체주의라는 자신의 견해를 밝힌다. 이는 단순한 공동체주의와는 전혀 궤가 다른 것으로 인류 보편적 가치에 대해서 공동체주의를 주장하는 견해를 피력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그런데 그는 자기 견해의 옳음을 독자에게 강하게 호소하진 않는다. 그저 자기가 왜 이렇게 생각했는지에 대한 과정을 말하며 자기 견해의 논리구조를 밝히며 "이렇게 생각해보는 게 어때?"라고 말하는 정도에 그치는 느낌이다.

  그보다 독자로 하여금 정의라는 단어에 대하여 "생각의 단초"를 제공하고 독자가 알아서 그것에 대하여 생각할 수 있는 논리 공간을 만드는 데 더 많은 지면을 할애하였다. 실제로 그게 정의에 대해 생각할 때 더 중요하기도 하고.. 그렇기에 이 책의 가치가 더욱 빛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 역시 이 책을 읽어가며 각 견해에 대하여 마냥 따라가진 않았으니. 특히 칸드가 주장한 "동기"와 "도덕 중시"에 대하여 공감하기 힘들었다.저자는 이 말에 꽤나 동조하는 것 같았지만.. 뭐, 나 역시 저자의 "자유적 공동체주의"에 100% 공감하진 않았기에 그런 마음이 들지 않았을까 싶다. 그럼에도 지금과 같이 "정의"에 대해 생각하고 내 가치관을 형성하였으니 샌델이 궁극적으로 추구했던 바를 달성한 게 아닐까..?

  정의란 것에 대해 생각하면서 책이 자연스레 읽히고 넘어갔다. 샌델 교수에 대하여 익히 알고 있었던 교수가 번역하고 감수하였기에 더 매끄러운 번역이 가능했겠지. 언젠가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던 책을 드디어 읽었고, 정의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기에 그 명성대로 좋은 시간이 될 수 있었다. 특히 직전에 철학에 관한 책을 읽었었기에 더욱 몰입할 수 있었다. 그 철학책을 실전에 써먹은(?) 느낌. 비단 마이클 샌델 뿐 아니라 어떤 거든철학에 관한 책을 쓴 저자분들께 감사한 마음이 든다.

1. 안 그런 사람도 있으니까.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