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101> 속초, 영랑호 (그리고 마지막...)
거리상으론 얼마되지 않았지만, 영랑호까진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그 주변에서 길을 헤매는 바람에(...)
크으.. 탁 트였구나!
확실히 북쪽이라 그런지, 눈이 아직도 덜 녹았다..
저 평온한 날씨 보소.
호수에도 그 평온함이 담겨져있다.
저 멀리 호수 전경.
사실 호랑이바위까지 보고싶었다. 하지만, 뭔가 너무 멀어보였다(...). 게다가 마음이 급하기도 했고. 결국, 여기까지만 본 다음, 속초시외버스터미널로 걸어갔다.어차피 도보로 15분이면 도착한다(...) 터미널에 가니, 마침 2시에 동서울로 가는 버스가 있었다. 그래, 속초로 올 때 2시간 조금 넘게 걸렸으니 갈 땐 차가 좀 막힌다 치더라도 4시간 안에는 도착하겠지? ^ㅇ^
그렇게 1시간 가까이 기다리다 2시가 되어 버스를 탔고, 그렇게 속초에서 벗어났다. 그리고.....
........................9시에 도착했다. 이런 미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단 버스아저씨께서 시간이 좀 오래 걸릴거라 말했었다. 지금 산 건너편이 장난아니라고... 일단 출발하는데 뭔가 경로가 많이 이상했다. 계속 위로 올라가고 올라가서 고성군청까지 올라갔다...? 알고보니 눈 때문에 미시령터널 통행이 금지되고 진부령 쪽으로 가야했던 것이다. 진부령은 말 그대로 산등성이를 타고 올라가니 많이 돌아가겠지만 길이 그렇게 막히진 않을거라 생각했다. 서울까지 4시간 조금 더 넘게 걸리겠거니 했지.
그렇게 진부령을 타는 동안 잠이 들었고, 아주 푹 잤다. 눈 떠보니 대략 2시간 가량 잔 것 같다. 그래, 이제 꽤 많이 갔을거야. 조만간 고속도로에 도달하겠지? 라고 생각하는 찰나에 버스가 웬 허름한 터미널로 들어갔다. 이윽고 기사아저씨가 여기서 10분정도 쉬다 간다고 말씀하시더라. 다른 승객이 어디냐고 물었는데, 여기 원통터미널이란다. 원통...? 어디지..? 처음 들어보는 곳인데...? 인제랑 양구 쪽 동네이름을 잘 모르다 보니공군 출신이라 육군 전방부대에 대해 잘 모릅니다.. 그저 물음표만 백만개 둥둥 떠다니는데, 옆에서 다른 승객이 한 말씀 하신다. 아휴 이거 평소같으면 20분 안에 갈 거린데....
.....이런 미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분 거리를 거의 3시간(.....) 알고보니 이제 겨우 고개를 넘어온 것. 이 때부터 앞이 깜깜해졌다. 언제 도착하지....? 특히 더 걱정되는 건, 죄다 눈밭(....) 진짜 원통하네 이거.... 버스에서 다시 출발하는데, 이젠 잠도 안왔다. 이제 겨우 4차선도로 따라 쭉 타고가는데, 벌써부터 하늘이 어두워졌다. 창 밖은 아예 안보인다. 아.. 대체 언제 도착하지??? 그러다 졸려서 잠들고, 좀이따 다시 깨고, 그걸 여러번 반복했다. 중간에 깨니 고속도로였는데, 역시 눈이 쏟아져서 차가 속도를 내지 못하더라. 진짜 미친ㅋㅋㅋㅋ 이젠 그냥 오늘 안에 도착이나 했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그렇게 또 졸다가 다시 눈을 떴는데 뭔가 익숙하다 했더니 올림픽대로였다!! 으아!! 하지만 시간은 이미 8시 반을 넘긴 시간(....) 다행히 서울에 넘어온 뒤로는 차가 속도를 내고 있었고, 얼마 지나지않아 도착했다. 시계를 보니 9시(....) 무려 7시간동안 버스를 타게 됐다(.....). 사실 3달 전 추석연휴 때 서울에서 마산까지 10시간정도 버스를 탄 적은 있지만[각주:1] 이번엔 원래 시간보다 3배 넘게 불어나버리니 이 때가 더 견디기 힘들었다. 이건 여행인데.... 그래서 도착하고 강변역에서 저 사진을 찍었고(...)
그렇게 여행의 마지막을 아주 주옥같이 마무리하였다!^^ 3연벙이다!! 3연벙이다!! 한 여행에 3번이나 꼬여버렸다!! 3번이나 당하다니!!! 잠도 못 자고, 일출도 영 시덥잖은데다 마지막까지 이따위니... 나름대로 한 해의 시작이 좋아야한다고 생각하는데,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이딴 식으로 시작하면 안되는데... 결국 이 여행은 최악의 여행으로 남아버렸다.그리고 2013년은.... 내 인생 역대 최악의 한 해가 되어버렸다...... 그나마 11월에 다시한 번 속초에 다녀오면서 속초에서의 아픈 기억만큼은 만회해서 다행.. 무엇보다도, 이 여행을 계기로 맘먹자마자 바로 버스표 끊고 움직이진 말기로 마음먹었다...[각주:2] 덕분에 그 뒤로는 충동적인 여행이 거의 사라졌다고 할 수 있겠다.[각주: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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