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101> 양양, 낙산사 (의상대 새해 일출)
해안가 옆에 낙산사로 가는 언덕길이 있었다. 그 오르막길을 따라 조금 걸어가니 낙산사 매표소가 나왔고, 조금 더 걸어가니 의상대가 나왔다. 도착하자마자 그 앞에서 해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의상대로 올라가기 전까지만 해도 해를 기다리는동안 졸음이 몰려올까봐 걱정했었는데, 정작 해를 기다리니 겨울바닷가 특유의 추위 덕분에(...) 졸릴 틈조차 없었다. 그저 추워서 벌벌 떨었을 뿐...
갓 도착했을 때. 이 때까지만 해도 깜깜했다.
하지만 조금있으니 하늘이 밝아오기 시작했......는데,
흐리잖아.....
아 놔.... 그래, 안개일 수도 있잖아!
근데 일출 예정시간이 지나도 해가 뜰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 쯤 되니 주변에서 공쳤다는 말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나도 정말 망한 줄 알았다. 그래서 그냥 접고 갈까말까 고민 중이었는데....
!!
해다!!!
드디어!!!
그래 봤다 ㅂ....
이라 외치기도 전에 해가 사라졌다. 아예 구름에 가려버린 것. 아아, 내가 생각한 일출은 이게 아니었는데....... 향일암에서처럼 강렬한 금빛 풍경이 펼쳐질 줄 알았는데....... 너무나도 실망스러웠지만, 그래도 잠깐이나마 해를 본 게 어디냐며 정신승리(.....)를 시전했다. 이미 지나간 해는 어쩔 수 없으니 낙산사를 둘러보기로 결심했다.
바글바글한 의상대.추웠다 정말..
지장전.
해수관음상.
저 멀리 속초바다가 보이는구나..
칠층석탑과 그 뒤의 원통보전.
원통보전.
범종루.
어디였지.. 아무튼, 그렇게 밖으로 나왔다.
아침의 낙산해변. 옆에 우글거리는 저 자동차들 보소... 가운데 두 줄은 주차된 차가 아니다. 모두 나가려고 대기중인 차들이다.
나중에 페이스북 타임라인을 보니, 정동진이나 여타 다른 곳에선 아주 선명한 해돋이를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사진도 여러 장 올라왔고... 왜 나만 이따위인가!!! 여러모로 아쉬웠던 새해 일출이었다. 이보시오 하늘양반.... 구름이라니..... 내가 실패라니... 잔뜩 실망했다. 이렇게 되니 기운이 확 빠져버렸다. 하지만 이대로 허무하게 여행을 끝낼 생각은 없었다. 비록 날은 흐리지만 그래도 구경할 건 많이 남았으니... 그래서 버스를 타고 다시 속초로 넘어갔다. 일단 낙산사에서 가장 가까운 대포항으로 갔다.
지금에 와서 돌아보면, 이 때 이미 여행이 실패로 판가름났다.
시작부터 잠도 제대로 못 잤을 뿐만 아니라 기껏 잠 줄여가며 해돋이를 기다렸는데 해는 거의 보지도 못하고.. 심지어 다른 지역에선
쾌청한 하늘 아래에서 해돋이를 봤다던데 왜 나만!!!! 그렇지만 아무리 실망했다고 해도 해돋이가 전부도 아니고, 지금 당장 비가
쏟아지는 것도 아니니 이후의 일정을 알차게 보내며 만회할 여지는 충분했다. 지금까지 모든 걸 액땜했다 셈 치며.... 그리고 실제로 이후의 속초에서의 일정은 무난하게 흘러갔다.
그래, 누가 하루에 3번씩이나 꼬이겠어!?
ㅋㄲㅈㅁ
그래, 누가 하루에 3번씩이나 꼬이겠어!?
ㅋㄲㅈㅁ
하지만 모든 것은 한꺼번에 밀려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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