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0823 x 120901 x 150813> 전주, 한옥마을
역시 3번 다녀온 곳.
1. 처음 갔던 건 2009년 8월 말.
당시 한옥마을은 전주 내에서야 예전부터 익숙했겠지만 타지 사람들에게 이제 막 주목받기 시작하던 시기였던 곳으로 기억한다. 이 당시엔 지금에 비해 확연히 마을의 모습이 남아있었다. 그래서 요즘처럼 프랜차이즈 가게 일변도는 아니었다. 여기에 도착한 건 정오 쯤이었는데, 첫 여행의 둘째날의 오후를 여기서 불태우며 구석구석 돌아다녔다. 그 당시만 해도 호남지방을 처음으로 방문했을 때라 괜한 긴장도 했었지만, 그만큼 내 여행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
그 때 내가 얼마나 열정적인 여알못이었냐면, 그냥 먼 발치에서만 봐야한다는 경기전마저 돈 내고 들어갔다! 경기전은 먼 발치에서 입구만 바라봐야 제 맛인데.... 그래도 경기전의 풍경만큼은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강한 햇살과 파란 하늘 아래에서 건물들이 더욱 빛났고 그것이 한옥 마을의 이미지를 더욱 강렬하게 만들었다. 카메라를 대충 들이대도 예쁘게 나오더라. 물론 그 때만 해도 내가 카메라 다루는 데 영 익숙치 않아서 사진들이 좀..
전동성당 외관.
전동성당 내부. 똑딱이로 어두운 내부를 찍어서 + 저화질로 촬영해서 그런가 노이즈가 엄청나다.
경기전 대나무숲길.나중에 인스타그램 필터 씌운 사진이다.
다른 경기전 숲길.
경기전 내 한옥 기와지붕, 그리고 하늘. 구름과 기와지붕의 곡선이 잘 어우러졌다.
전주향교 입구였던가.. 그 날 마침 문화체험 왔던 모양이다. 외국인들이 바글바글.
오목대에서 바라본 한옥마을 전경. 그 땐 구도따위 몰랐다(....). 그냥 좋다고 막 찍었다(...). 그걸 감안하더라도 요즘의 한옥마을 전경과 사뭇 다르다.
이 정도로 날씨가 좋았다. 한여름이었다. 선크림 발라봐야 땀에 다 씻겨나갔음.
2. 두 번째로 갔던 건 2012년 9월. 역시 내일로 여행.
원래 한옥마을은 계획에 없던 곳이었다. 근데 순천에 처음 도착했을 때 옆에 있던 어떤 내일러가 내게 말을 걸었었는데, 그렇게 말 몇마디를 나누다 즉흥적으로 전일갑오에서 가맥 함께하기로 약속해버렸다. 물론 나도 순천 다음 일정이 따로 없었지만.. 그렇게 뜻하지 않게(?) 전주에 다시 가게 됐다.
보통의 나였으면 아마 한옥마을을 한번 더 찬찬히 돌았을 것이다. 그러나... 여행 둘째날의 체력이 넘쳐났던 3년 전과는 달리 이 땐 이미 여행 5일차였고, 그 때까지 잠을 총 10시간 정도 잤을 정도로 피곤에 쩔어있던 상황이었다.. 그 때도 힘들었는데 지금은 그럴 엄두도 안난다..라기엔 올해[각주:1] 내일로는 더 강행군이었다. 여수에서 순천, 순천에서 전주로 갈 때마다 열차에서 정신을 잃었고(!!) 특히 전주에 오후 늦게 도착했을 땐 이미 체력이 바닥났었다.
그래서 한옥마을에 도착하자마자 구경이고 나발이고 일단 한옥마을 입구쪽 카페에 가서 엎어졌는데, 되레 눈이 맑아지더라.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한옥마을에서 그 분을 기다리며 억지로 돌아다녔지만 한옥마을이 눈에 하나도 안들어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 분은 약속보다 1시간 넘게 늦게 와서 밤 일정마저 간당해졌다. 피곤한데 약속까지 그모양으로 되니 급격히 짜증이 몰려왔다. 그래서 그 사람 오자마자 약속시간 안지키면 어떡하냐고 포풍신경질..
그래도 전일갑오에서 마신 맥주는 꿀맛이었다. 그거 딱 하나 건졌음.
확실히 3년 전보단 사람이 많아졌다.
길바닥에서 자는 길냥이.
조금 걸어다니다 보니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었다.
전일갑오에서 맥주한잔 하고 전동성당 야경 찍고 역으로 갔다.[각주:2] 사실 요 사진도 원래는 기울어져서 버린 사진이었는데, 이 글 쓰다 말고 포토샵으로 손 보니 살아났다! 심폐소생술 성공
3. 마지막은 올해(2015년) 8월.[각주:3]
이번 내일로는 여태 다녀왔던 곳 중에서 아쉬웠던 부분을 메우는 식으로 다녔는데 전주는 딱 오목대에서 내려다 본 전경을 제대로 못 찍은 게 아쉬웠다. 지금까지의 글과 사진에서 보다시피 딱 그거 하나. 근데 이번 일정을 짜다 보니 당일치기 첫째 날에 시간 여유가 있었다.[각주:4][각주:5] 원래 부여를 보고 오기로 했었는데, 부여만 보고 오기엔 저녁시간이 아쉬웠다. 그래서 부여를 다 둘러보고 나서 전주에 잠시 들르기로 마음먹었다. 오로지 전경 사진만을 위해서(...).
하지만 막상 가려니 열차 시간이 촉박했다. 부여에서 일정이 조금씩 꼬여버리는 바람에 부담스러웠다. 그 결과 버스도 하나 보내고.. 결국 열차시간까지 밀려서 전주에 꽤 늦게 도착했다. 한옥마을에 도착하니 이미 7시 10분. 진짜 허겁지겁 오목대로 뛰어갔다. 해 지면 전경이고 뭐고 아무것도 못 담으니까. 그렇게 시내버스에서 내려 10분정도 뛰어가 땀 뻘뻘 흘리며 전망대에 도착하니 한창 해가 넘어가는 중이었다. 딱 골든타임! 다행이다!! 땀 흘린 보람이 있었다!
아직까지 하늘 색이 완전히 바뀌기 전이었다. 확실히 6년 전과의 차이가 상당하다.
저 멀리 보이는 게 전동성당. 어떤 이유인지 확실히 모르지만, 아무튼 이제는 전동성당에 야간 조명 서비스 같은 게 없어졌다. 아예 접근도 안되고.
요 정도 찍으니 확실히 짬내서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라. 만족하며 오목대에서 내려와서 풍남문 쪽으로 갔다.
언덕에서 내려오니 1분 1초가 다르게 하늘이 어두워지기 시작. 확실히 여름이라 그런지 해가 길었다. 운 좋게도 핑크빛 구름을 볼 수 있었다.
Pinky Way!
하늘에 연신 감탄하며 전동성당을 지나 풍남문 쪽으로 갔다.
풍남문 옆에선 집회가 진행중이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조각상이 있었다. 누군가 조각상의 손에 노란 리본을 걸었던데, 강렬했다. 그렇게 시내버스를 타고 전주역으로 바로 넘어갔다. 해질녘과 밤의 한옥마을을 더 돌고 싶었지만, 서울행 막차를 놓칠 순 없었기에 욕심부리지 않았다.
3번 방문하면서 볼 수 있는 건 다 보고 왔다고 생각한다. 이제 더 이상 한옥마을에 '혼자' 갈 일은 없을 듯하다. 물론 미래는 어떻게 될 지 모르는 법.
그때나 지금이나 여기에 '혼자' 갈 일이 없을거란 생각은 변함없다. 그래도 사진들은 하나하나 소중하기에 워터마크를 붙이며 새로 업로드했다. 그리고 DSLR로 찍은 사진들은 RAW파일 버전으로 모두 교체했다.약간의 보정은 덤 여기에 더해 텍스트를 조금 더 매끄럽게 만들었다.
그러고보니 이게 벌써 작년 포스팅이네.. 저 당시에 한창 블로그에 재미붙이기 시작했었는데. 이 당시에도 워낙에 초창기라 SONYLOVE님을 제외하면 본 사람이 많진 않을 듯하다. 그래도 자꾸 이렇게 옛날 포스팅을 당겨 올리게 됐는데, 태백 바람의언덕 포스팅과 마찬가지로 이대로 묻히긴 아쉬웠기에 다시 한 번 올려봅니다. 너무 노여워하지 말아주세요 ㅠ_ㅠ 딱.. 경주 안압지 사진까지만..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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