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의 지름 이야기. (27) - <240325 x 240429 x 240511> 낭만 가득한 유니폼들.
작년 초에 월드컵 뽕에 취해 한국 유니폼을 사면서 덕질의 기반을 모두 갖췄다는 생각에 당분간은 유니폼 구매가 없을거라 확신했다. 일단 자전거나 테니스 옷+용품 구비하기도 빠듯했고, 23/24 BVB 홈 킷이 역대 최악의 디자인이어서 지갑이 굳은걸로 모자라 작년 5월 BVB가 '마인츠'하는 바람에 22/23 BVB 홈 유니폼은 도저히 견딜 수 없어서(?) 방출까지..
그러다 해가 바뀌면서 지갑이 다시 열렸다. 대종열과 태하드라마, 그리고 로이스 성불까지.. 원래 머리글에 한꺼번에 쓸까 했으나, 서두에 모든 텍스트를 쓰자니 사진이 너무 뒤로 밀릴 것 같아 각 항목에서 스토리를 이어가고자 한다. 아래에 간단한 텍스트와 유니폼 사진이 있으니 읽어주시면 감사하겠다.
1. 삼성 라이온즈 24년 유니폼
그 시작은 삼성라이온즈. 이종열 단장이 새로 선임되면서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긍정적인 행보를 보여줬다. 불펜 보강 뿐만 아니라 2군 시설 개선, 엘도라도 부활 등등... 유니폼에 게맛살을 없앤 것도 그 중 하나(젠장, 또 대종열이야..!!). 비록 시즌이 시작하기 전인데도 지난 10년간의 암흑기를 벗어나고자 하는 행보가 만족스러워 새 유니폼을 영입했다. 마킹은 새 주장 구자욱(때마침 유니폼을 구매할 당시에 구자욱 마킹 재고가 없어 마킹은 추후에 별도로 구매하여 부착했다).
유니폼을 살 때만 해도 이번 시즌에 대한 기대가 전혀 없었는데.. 웬걸? 요즘 성적 보면 행복하기 그지없다. 요즘 페이스가 살짝 떨어진 건 사실이지만, 작년과 재작년에 꿈도 희망도 없던 모습에 비하면 훨씬 사정이 많이 나아졌지. 특히 김영웅과 이승현(좌), 이호성 등 어린 선수들이 성장하고, 구자욱과 원태인(여긴 아직도 어리지만 벌써...)이 중심을 잡아주는 모습을 보면 미래가 기대되기에 야구 볼 맛이 난다.(물론 언제 떨어져도 이상할 게 없는 팀이기도 하지만...) 그렇기에 더 애착이 생기는 중.
이 때만 해도 야구 유니폼 한 장 사고 말겠거니 생각했다. 근데...
2. 포항 스틸러스 24년 홈 유니폼
포항에서 태하드라마가 성황리에 방영되기 시작했다!!!
사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기대치가 크지 않았다. 김기동 감독이 갑작스럽게 팀을 떠나게 되며 박태하 감독이 선임되었고, 지난 몇 년간 너무나도 잘 운영되던 팀이 갑자기 바뀐 것이어서 걱정이 태산이었다. 전임자의 그늘이 너무 커서 오랜 적응기간이 필요할 거라 생각했고, 실제로 ACL과 개막전 동해안더비에선 아쉬운 모습이 가득했는데...
그 이후, 정확히는 광주전부터 전술적인 역량을 발휘하기 시작하더니 4월부턴 본격적으로 리그 선두로 올라서며 정상가도를 달렸다. 그 과정에서 연속으로 터지는 정재희의 후반 추가시간 역전골이 사람 정말 미치게 하더라..! 특히 4월 13일 서울전은 직접 눈앞에서 봤기에 한동안 그 영상만 찾아볼 정도였다. 작년 4월 전주성에서의 극적인 역전승 이후로 가장 짜릿한 직관이었다. 특히 기동아재 시절에 상암에서의 승리가 3년동안 없었는데, 이번에 그 벽을 멋지게 박살내줘서 기뻤다.
그러면서 내 지갑이 슬슬 찢어지기 시작했다 ㅋㅋㅋㅋ 행보가 좋아 유니폼을 사러 포항스틸러스샵에 들어가보니 재고가 없었고, 판매 페이지에 문의글을 보니 답변에 4월 중으로 재고가 들어올 예정이라고 하더라. 그렇게 며칠간 들락날락하며 언제 풀릴지 기대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지갑이 우두둑 찢어지는 대사건이 벌어졌으니..!
3. BVB 23-24 써드 유니폼 (컵, 챔스)
이역만리 유럽에 있는 축구팀이 사고(?)를 쳤다!! 2013년 이후 무려 11년만에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애초에 23/24 홈 유니폼이 너무 안 이뻐서 챔스 유니폼 디자인이 반사이익을 얻을 뿐이지 이쁘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었다. 게다가 지난 1년간의 행보는.. '마인츠'의 수렁에서 헤어나오지 못하여 엉망 그자체였다. 실시간으로 팀이 망가지는 게 몸소 느껴졌다. 그래서 이 팀을 응원한 이후로 축구 외적으로도 바츠케 등 보드진에 대한 환멸이 가득했고(진지하게 육두문자 쓰고 싶지만 참고있는 중..), 정신건강을 위해 생중계는 거리를 두고 있었다(이건 심지어 챔스 결승에 진출한 지금도 마찬가지). 그런 상황에서 당연히 유니폼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근데 4강..? 4강!?!? 이건 그 자체만으로도 기념할 만했다. 우리팀이 언제 또다시 지금 위치까지 올라온다는 기약이 없기에(당장 지금보다 팀 전력이 몇 배는 좋았던 시절에도 8강 두 번이 전부니..). 사실 대진운이 지극히 잘 따라준 건 사실이다. 16강은 그렇다치고 8강에서 알레띠를 만난 건 행운 그 자체. 알레띠가 약하다는 게 아니라 그나마 레알이나 맨시티에 비해 할만한 상대였던 건 사실이니까. 그렇지만 운이건 실력이건 챔스 4강이란 타이틀 자체만으로도 영광이다.
챔스 4강의 흥분감을 한껏 안고, 그 날 저녁쯤에 챔스 유니폼 재고가 남은 곳을 찾아봤다. 당연히 공홈에는 없었는데, 다행히 유럽 푸마 공홈(독일 사이트)에 재고가 남아있었고, 배대지를 활용하여 주문에 성공했다. 성적이 받쳐주니 유니폼까지 성적라이팅(...)이 되어 이뻐보이더라. 마킹은 로이스로 했고, 마킹과 챔스 패치는 오피셜로 국내에서 별도로 구매하여 마킹 의뢰했다(GLS패치도 구매했으며 곧 마킹할 예정).
일단 유니폼 사진부터 먼저 본 다음에 못다한 이야기는 아래에서..
4. 모아찍기
1) BVB 레플을 구했다며 한창 기뻐하던 와중에 포항 스틸러스 유니폼도 4월 22일에 추가 재고가 입고된다는 팝업이 뙇..! 그리고 4월 22일엔 하던 일도 제쳐두고 호다닥 레플을 구매했다. 마킹 후 배송까지는 보통 3주 정도 걸린다고 하길래 기다리고 기다렸다. 내심 기다리느라 조바심이 날 줄 알았는데...
2-1) 그 새를 못참고 BVB에서 빅 이슈가 연이어 터졌다. 일단 로이스가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팀을 떠나게 되면서 이 유니폼이 본의아니게 로이스의 마지막 시즌 유니폼이 되었다. 그와 동시에 이 팀에 대한 환멸감이 정점에 다달라서(헌신해서 헌신짝 취급하니 바츠케, 테르치치 XXX야!!!!) 폭발하려던 찰나에..
2-2) BVB가 11년만에 챔피언스 리그 결승에 진출했다!!!! 보드진과 감독에 대한 분노는 여전하지만, 일단 마지막 가는 길에 로이스의 한을 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이 유니폼이 정말 로이스가 BVB 소속으로서 마지막으로 입게 될 유니폼이 되고야 말았다. 이미 4강에 간 것만으로도 정말 엄청난 성과인데 결승까지 가면서 12/13에 버금가는 반드시 소장해야하는 유니폼이 되었다. 물론 지금도 매우 만족스럽지만, 이번만큼은 로이스가 11년 전의 한을 풀어서 성불 및 영전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러면 12/13 줄무늬를 넘는 녀석이 되지 않을까.
3) 포항은 연일 태하드라마를 찍으며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강원전 정재희의 해트트릭, 전북전에서의 김종우 버저비터가 연이어 터지며 시즌 초에 가졌던 박태하 감독에 대한 의구심은 확신으로 바뀌었다. 포항은 영원히 강하다! 태하드라마 1부 성황리에 완성!
그렇게 BVB의 챔스 결승 뽕(돌램덩크 가즈아...!), 삼성라이온즈의 김히어로&빼뱀&좌승&원에이스뽕, 포항스틸러스의 태하드라마에 푹 빠져있다 보니 어느새 포항 유니폼이 우리집에 도착했다. 택배 상자를 뜯자마자 카메라를 들고왔다. 유니폼을 하나하나 펼쳐가며 인증샷을 남기고, 이번에 산 세 유니폼들을 한 데 모아 사진을 남겼다. 그렇게 자랑질을 끝낼까 하다..
5. 마무리는 역시 진리의 떼샷!
오랜만에 떼샷 한 번 남기고 싶어 옷장에 있던 유니폼들을 모두 소환했다. 유니폼은 역시 떼샷이라며... 떼샷 하나 찐-하게 남기며 인증샷을 끝냈다. 힘들긴 해도 이렇게 모아놓고 보니 정말 뿌듯하네! 앞으로 여기서 두어개는 없어질 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시기마다 기록 하나씩 남겨두는 것도 의미있는 듯. 떼샷과 함께 지름글도 끝맺음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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