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박웅현 - 여덟 단어
옛 추억 하나. 한창 '힐링' 열풍이 거세게 불던 시절이었다. 지금이야 '(금전으로)힐-링'이 된 지 오래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단어만으로도 정말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Needs가 확실하니 시장도 반응했다. 특히 글귀로 남기기에 이만한 주제가 없으니, 서점엔 삶에 관한 책이 마구 쏟아졌다. 특히 '자존감', '인생'에 대한 책이 '대세'였고, 그만큼 양질의 책도 많이 나왔다.
그당시 필자 역시 그 흐름에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지금 다시봐도 그 땐 정말... 끔찍했었다. 사랑도 안돼, 취업도 안돼, 미래는 깜깜해... 자존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고, 그만큼 나를 달래줄 무언가가 필요했다. 때마침 그간 멀리하던 책을 조금씩 읽겠다는 마음만 앞섰던 나로썬 당연히 이런 류의 책이 눈에 더 잘 읽힐 수밖에. 어느새 심리학 서적을 하나하나 뒤적였고, 어느새 위로받고 있었다. 한발짝 더 나아가 마음을 다잡는데도 정말 큰 도움이 됐었지. [각주:1]
당신만의 인생을 또박또박 걸어가시길!
《책은 도끼다》의 저자이자 광고인 박웅현이 말하는 인생을 위해 생각해봐야 할 여덟 가지 단어『여덟 단어』. 우리가 살아가면서 한번쯤 마주쳤을 여덟 가지 가치에 대해 저자 자신의 경험과 다양한 사례를 바탕으로 함께 생각하는 시간을 마련하는 책이다. 왜 삶의 기준을 내 안에 두어야 하는지, 고전 작품을 왜 궁금해 해야 하는지, 동의되지 않는 권위에 굴복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등에 대한 고민들을 책과 그림, 음악, 그리고 그가 만난 사람들을 통해 우리의 인생에 대하여 어떤 자세를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지를 살핀다.
자존, 본질, 고전, 견, 현재, 권위, 소통, 인생의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는 이 책에서 저자는 무엇보다도 인생에서 정답을 찾지 말 것을 당부한다.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조차도 자신의 것만 취할 뿐 맹신할 것은 아니며, 모든 선택에는 정답과 오답이 공존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바보처럼 단순하게, 자신의 판단을 믿고 가라고 조언한다. 우리 인생은 몇 번의 강의와 몇 권의 책으로 바뀔 만큼 시시하지 않으며, 스스로 깨닫고 점차 자신의 방식대로 수행하기를 권하고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이 책 역시 당시에 나온 '양질의 책' 중 하나였다. 괜히 베스트셀러가 아니었다. 컨텐츠부터 어투까지 모두 용기를 북돋아주는 내용들이었다. 지금이야 이 책을 보며 '크.. 그 땐 그랬지' 혹은 '흠, 이번 이야기는 좀 공감이 안가는데...'라고 판단하지만, 이 책이 나왔을 당시엔 정말 획기적이었을 내용이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필자가 생각하는 이 책의 가장 큰 강점은 저자의 표현력이 아닐까 싶다. 강연 형식이라 그런지 글이 딱딱하지 않다. 재밌지만 우습지 않게, 확실하지만 거부감없이 자신이 하고픈 말을 담아낸다. 게다가 글에서 묻어나오는 저자는 정말 소탈하다. 'Latte is Horse,~.,..,~~'할 수도 있을 법한 나이신데 전혀 그런 느낌이 없다. 그래서 베스트셀러가 됐고, 좋은 광고를 많이 내셨나보다.
덕분에 책이 출간되고 제법 시간이 지났는데도 막힘없이 흥미롭게 읽었다. 거의 출근시간에만 읽었는데도 수월하게 읽었다. 혹시 출퇴근시간에 부담없이 읽기 좋은 책을 찾으신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실 것을 권장드린다. 나 역시 계속 빡빡한 책만 읽다가 지인으로부터 추천받은 것도 있어서 약간 쉬어가는 느낌으로 집어든 책인데, 딱 좋은 선택이었다.
그런데 사실은.... 책보다도 책을 읽는 내게 자꾸 빠졌다. 사실 이 책 목차를 봤을 때부터 어느정도 예상했지만... 책의 주제나 어투 때문인지 몰라도 책을 읽는 내내 그 당시에 읽었던 책을 다시 꺼내든 기분이었다. 조금만 읽다 보면 자꾸만 그 시절의 내가 떠올랐고, 이내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났다. 내 인생의 과거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는 느낌. 그러다보니.. 지극히 개인적인 입장에선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라 더 뜻깊은 책으로 남을 듯하다.
- 양창순 선생님, 김혜남 선생님! 이렇게 글로나마 감사의 인사 올립니다. 그 때 정말 위로 받았어요 :)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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