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825> Köln - 쾰른 대성당(Kölner Dom) - 쾰른대성당 주변과 대성당 내부 풍경.
반응형
독일여행 3일차 아침이 밝았다. 하지만 어제에 이어 오늘도 개운하진 않았다. 오전 6시에 깼는데 몽롱했다. 그저 침대에 누워 멍하니 1시간 정도 폰이나 보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 모두 자고있어 미리 짐 싸기도 애매했고.. 그러다 7시가 넘어 밖에서 달그닥 하며 음식하는 소리가 조금씩 새어나오길래 그제서야 씻은 다음 배낭을 완전히 정리했다. 정리가 끝날때 쯤 옆사람이 일어나더라.
얼마 지나지 않아 아침시간이 되어 밖에 나갔는데, 아침 메뉴는 김치찌개였다. 어제 시래기국도 좋았는데, 오늘 김치찌개도 꿀맛이었다. 매콤하며 짭쪼롬한 국물 한 입 넣으니 밥알이 입에 착착 달라붙었다. 덕분에 식욕이 폭발하여 어제 못 먹었던 밥[각주:1]까지 한꺼번에 뱃 속으로 쓸어담았다. 내가 밥솥을 거덜내고(...) 있으니 주인 아저씨가 정말 좋아하시더라. 어제도 그냥 눈치 안보고 먹을 걸 그랬나보다.
식사를 끝내고 믹스커피까지 한 잔 태워 마셨다. 방에서 마지막으로 배낭을 한번 더 정리한 다음 방을 나섰다. 아저씨, 다음주에 봬요![각주:2]
프랑크푸르트에선 비가 추적추적 내렸는데, 쾰른은 확실히 하늘이 푸르렀다. 1시간 차이인데 이렇게 차이가 큰가 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서울-대전 간 거리보다도 멀구나... 하하.... 아무튼,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에서 쾰른 메세/도이츠(Köln Messe/Deutz, 이하 메세 역) 역까진 ICE로 약 1시간 10분 정도 소요되었다. ICE 열차가 모두 중앙역이 아닌 메세역에 도착하는지라 어쩔 수 없이 내렸다.[각주:3] 일단 배낭이 무거우니 여기서 짐을 맡기려 했으나, 물품 보관소가 이미 꽉 찼더라. 고속철도도 서는 역인데 시설이 뭐 이래!!!! 결국 주변 역무원에게 찾아갔다.
"혹시 라커룸 추가공간 없어?ㅠㅠ"
"여기 없어? 그러면 중앙역으로 가면 돼~"
"Aㅏ...."
무슨 해결방법이 이러나 싶었지만 방법이 없었다. 때마침 쾰른 중앙역으로 가는 열차가 곧 들어올 예정이었고, 플랫폼으로 '메다닥' 뛰어갔다. 독일 패스를 가진 자의 임기응변(?)이었다.ㅋㅋ 승차장에 가니 열차가 도착했고, 열차는 호엔촐레른 다리를 천천히 건너갔다. 차창 밖으로 대성당이 보이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컸고, 그 위세가 대단했다. 그러다보니 아까의 짜증은 어느새 잊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열차는 쾰른 중앙역(Köln Hauptbahnhof, 이하 중앙역)에 도착했다. 중앙역은 그야말로 대성당 바로 옆에 있었다. 말로만 듣던 대성당을 곧 눈앞에서 본다는 설렘을 잠시 뒤로하고 물품 보관함부터 찾으러 역사를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와, 근데 여긴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규모가 엄청났다!! 역이 시종일관 사람들로 바글바글거렸다.[각주:4]
하지만 정작 물품보관함은 보이지 않았는데, 조금 더 돌아다니다 보니 가방 표지판이 있었고, 그 아래에 사람들이 줄지어 서있었다. 줄까지 서야하나 싶어 가봤더니... 기계식이었다!! 일정 금액을 넣으면 기계 아래의 문이 열리고, 거기에 짐을 맡기면 벨트가 작동되며 알아서 자기 자리를 찾아가는 듯했다. 와, 역이 크니까 짐 보관도 자동으로 돌리네...ㄷㄷㄷ 일단 오늘 하루동안 들고다닐 물건들을 슬링백에 옮겨두고 나머지 배낭을 기계에 맡겼다. 아까 그 역무원이 괜히 중앙역 가라고 한 게 아니구나..!
마음편히 배낭을 맡기고, 역 바깥으로 나오자마자 쾰른 대성당과 마주했다. 아까 차창으로만 봐도 컸는데, 이렇게 마주하고 있으니 또 느낌이 달랐다. 이야.... 내가 이런 걸 눈으로 직접 보는 날이 오는구나!! 정말 고개가 절로 젖혀지고 좌우로 바삐 움직였다.
그야말로 올곧은 직선들의 향연이었다. 모든 게 완벽하게 떨어지며 조금의 여지도 주지 않을 태세였다. 주탑들은 하늘을 향해 군단을 보내듯 힘차게 솟아있었다. 이게 고딕이구나..! 웅장했고, 엄숙한 건물이었다. 특히 그 크기에 혀를 내둘렀다. 20mm 렌즈를 산 이후로 어떤 건물이든 가까이에서도 한 화면에 모두 담아냈는데, 처음으로 건물을 한 화면에 넣기 위해 발품을 팔았다. 그 정도로 규모가 엄청났다.
하지만 더 놀라운 건 디테일. 조금 더 가까이 가보면 장식 하나하나 눈에 들어오는데, 하나같이 정교하고 세밀하게 다듬어져
있었다. 건물이 크다고 하여 어느 하나 허투로 만든 벽돌이 없었다. 당시 종교의 힘이 어땠는지 새삼 깨달았다.
건물 뒤 하늘에선 티 없는 맑은 하늘이 짙은 푸른 빛을 뿜어냈고, 하늘에서 강렬한 햇살이 쫙 내려쬐었다. 하지만 이내 묵직한 구름들이 쏜살같이 성당 위를 지나쳤다. 구름이 낄 땐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만 같았다. 덕분에 바람이 매우 강하게 불면서 8월의 맑은 날이란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쌀쌀했다. 같은 반팔을 입었는데 하이델베르크에선 땀에 절었고, 여기선 햇빛이 사라질 때마다 바람에 오들오들 떨며 콧물을 훔쳤다. 이게 어떻게 8월인지... 참 요상했다.
결국 추위를 물리치기 위해서라도 몸을 움직여야 했다. 성당 내부로 들어가기 위해 성당 주변을 걸어갔다.
쾰른 대성당 전경.
성당 내부로 가는 길에 눈에 들어온 벽면의 사진들. 자세히 보니 1945년 쾰른 대폭격 직후의 쾰른 사진들이었다.
쾰른 성당 주변이 쑥대밭이 되어있었다. 정말 쾰른 대성당을 제외한 나머지가 모두 부서졌다. 안그래도 성당이 전반적으로 검은
느낌이었는데, 이게 모두 이 때 검게 그을린 자국이었다.
이 사진들을 보면서 정말 독일은 다르구나 싶었다. (물론 사과해야만 하는 상황이었지만)당시의 처참한 사진을 전시하며 그들이 저지른 실수를 잊지 않고 있었다. 괜히 선진국이 아니구나... 이런 사소한 부분에서 진정성이 느껴졌다. 참 어느 나라랑 비교되더라.
어이! 보고 배워라!!! 파렴치한 놈들!!!
성당 주변을 돌며 그 전경을 쉴새없이 담았다. 햇살 잔뜩 받으니 건물이 더욱 멋져보였고, 눈호강하는 느낌이 팍팍 들었다. 특히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 덕에 풍경이 더욱 흥미로웠다. 폰으로 영상까지 담아가며 하나라도 더 담기 위해 주변을 한참동안 서성이다 성당 안으로 들어갔다. 아래는 밖에서 돌아다니며 담은 사진들.
성당 내부 역시 웅장했다. 스테인드글라스에 오르간, 예수상, 그림 등등... 독일에 와서 새삼 느끼지만, 확실히 성당 건물들이 전반적으로 크고 화려하다. 게다가 수백년간 잘 보존되어와서 그런지 옛것 특유의 기풍이 베어나왔다. 그것들을 보고있자니 세월을 넘나들며 소통하는 듯했다. 우리나라도 절이나 주요 건물들이 이렇게 보존된 게 더욱 많았으면 어땠을까...
성당 내부를 한 바퀴 돌며 곳곳에 사진을 담았다. 사진들 모두 뭔가 중요한 표식이었을텐데 자세히 알지 못해 아쉽다. 검색해서 나오는대로 부연설명을 달아보겠다.
성당 내부 전경. 정말 웅장했다.
1842년에 기증받은 스테인드글라스 중 '바이에른의 창'. 스테인드글라스는 볼 때마다 신비롭다.
중요한 물품같긴 한데, 뭔지 잘 모르겠다..
바닥 모자이크화들. 1880년에서 1892년 아우구스트 에써바인에 의하여 설계되었다고 한다.
스테인드글라스 앞의 십자가.
게로 십자가. 970년 경에 만들어진 목조 십자가로, 서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십자가라고 한다.
햇살, 그리고 기둥의 석상들. 신부들이 나와서 이것저것 정리하기 시작했다. 미사 시작이 다가왔던 모양.
햇살은 정말 봐도봐도 예술.
성당에서 나가기 전에 한번 더 내부 전경을 담아봤다.
그렇게 성당을 한바퀴 둘러보고 다시 밖으로 나왔다. 성당 바로옆에 있는 박물관 입구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성당에서 다시 나오니 구름이 걷히고 새파란 하늘이 펼쳐져있었다. 이제 비가 다 온건가..!! 파란 하늘과 성당 건물이 대비되어 더욱 아름다웠다.
박물관 방향 가는 길. 오른쪽에 보이는 게 박물관.
성당 전경. 크으..
햇살 속에서 박물관을 거쳐 광장 쪽으로 걸어갔다. 광장 이후의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서!!!
'Overseas > 2018 - Deutscheland (via 北京)' 카테고리의 다른 글
<180825> Köln - 쾰른 대성당(Kölner Dom) - 첨탑에서 바라본 쾰른 전경. (4) | 2021.02.02 |
---|---|
<180825> Köln - 쾰른의 여러 모습들. (12) | 2020.08.10 |
<180824> Rothenburg ob der Taube - 로텐부르크 거리 풍경 (Unten) (2) | 2020.01.03 |
<180824> Rothenburg ob der Taube - 로텐부르크 거리 풍경 (Oben) (12) | 2019.12.27 |
<180823> Heidelberg - 철학자의 길 (8) | 2019.09.10 |
댓글
이 글 공유하기
다른 글
-
<180825> Köln - 쾰른 대성당(Kölner Dom) - 첨탑에서 바라본 쾰른 전경.
<180825> Köln - 쾰른 대성당(Kölner Dom) - 첨탑에서 바라본 쾰른 전경.
2021.02.02 -
<180825> Köln - 쾰른의 여러 모습들.
<180825> Köln - 쾰른의 여러 모습들.
2020.08.10 -
<180824> Rothenburg ob der Taube - 로텐부르크 거리 풍경 (Unten)
<180824> Rothenburg ob der Taube - 로텐부르크 거리 풍경 (Unten)
2020.01.03 -
<180824> Rothenburg ob der Taube - 로텐부르크 거리 풍경 (Oben)
<180824> Rothenburg ob der Taube - 로텐부르크 거리 풍경 (Oben)
2019.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