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문유석 - 개인주의자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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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태도를 기준으로 책을 읽는 방법을 나눌 때, 수용적 독서와 비판적 독서의 두 가지 독서법이 있다. 본인은 아직 아는 것이 많이 없다고 생각하기에 주로 수용적 독서를 하는 편이지만, 최근엔 너무 따라가는 것도 능사가 아니란 생각이 들어 한 발짝 물러서서 비판적 독서를 조금씩 해보려 노력중이다. 그러나 간혹, 어느 순간부터 꽂혀서 무장해제 당하는 글이 있다. 이번에 이야기할 '개인주의자 선언'이 바로 그 대표적인 사례다.
더 놀라운 건 이 책의 프롤로그, 첫 페이지에 첫 발을 내딛자마자 그의 고백에 그렇게 되었다는 것. 나 역시 사람들을 뜨겁게 좋아하는 편이 아니고, 회식-행사와 명절이 제일 싫으며 지하철에서 양옆에 사람이 앉는 게 싫어 구석자리를 찾아 맨 앞칸까지 가는, 눈치와 체면치레, 위계질서와 조폭식 의리를 혐오하는 사람이니까. 다만 판사님에 비해 그렇게까지 영악하진 못하여 장단을 잘 못 맞춘 덕에 "으쌰으쌰"하는 권위주의적인 사람들과 높은 확률로 척지고, 조직에서 실제로 환영받지 못한 존재였지만.
그 다음부턴 자연스레 이 분의 생각을 따라갔다. 이석원 에세이 이후 어지간한 수필을 봐도 남의 일기장을 보는 기분이라 영 내키지 않았는데, 이 책은 자연스레 공감하게 되더라. 아니, 단순한 공감을 넘어 어떤 부분에선 이 책이 내가 막연히 생각했던 부분을 친절하고 명확하게 짚어주기까지 했다. 그러면서도 틈틈이 흥미 잃지 말라고 유머까지..
그렇게 끝까지 책을 읽는데, 따뜻함이 느껴졌다. 저자의 생각을 모아보면, 단순히 나 혼자만 잘되자고 하는 게 아니다. 진정한 개인주의를 주장하며, 타인, 이를 넘어 사회와의 연대를 강조한다. 왜냐면 이 또한 인간이기 때문에. 그러면서도 막연한 온정주의에 기대지 않는다. 그렇다고 저자가 고백한 냉소주의는 더더욱 아니다. 단지 조금 더 냉철하게 생각할 뿐이고, 단지 냉소나 날릴 시간에 조금 더 적극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할 뿐이다.
비록 에세이지만 진정한 개인주의가 무엇인지, 앞으로 변하는 세대에 어떻게 생각하며 행동할 것인지 생각하기에 매우 괜찮은 책이라 사료된다. 책이 그렇게 두껍지도 않고, 쉬운 말로 쓰여져 술술 읽기에 좋으니 출퇴근 등 어디 이동하는 중간에 읽기 딱 좋다.물론 날 잡아서 읽어도 좋고.. 그러기에 한번 읽어보실 것을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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