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113> 영덕, 강구항
울진터미널로 가는 버스에서 다음 목적지를 생각했다. 바로 산맥을 넘을 것인지, 아니면 바닷가에 한번 더 갈 것인지 고민됐다. 결국 영덕에 내려가기로 결심했다. 이왕 이렇게 멀리 온 겸에 조금 더 내려가자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행지 체크하는 데 영덕까지 채워서 동해안을 모두 채우고 싶었고(....). 지역을 결정지으니 문제는 정확한 목적지를 정해야 했다. 마침 인터넷으로 여행 정보를 찾을 때 만약 영덕으로 간다면 어딜 갈까 생각했는데, 다른 블로그를 보면서 끌린 곳이 영덕 풍력발전소와 강구항이었다. 그 두 곳을 간다고 생각하고 버스 시간을 계산해봤다. 일단 터미널에 가면 2시 쯤 될 것이고, 그 시간쯤의 남행 시외버스 시간표를 찾아보니 2시, 2시 10분, 2시 30분에 차가 있었다.
근데 소요시간을 계산해보니, 울진에서 영덕까지 아무리 빨라도 1시간은 걸릴 거리였다. 둘 중에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는 것. 근데 풍력발전소 주변엔 풍력발전소밖에 없는데다 영덕에서 내려서 농어촌버스로 갈아타야 했다. 반면 강구항은 시외버스로 바로 갈 수 있고, 주변에 어촌마을 전시관도 있었다. 그래서 시외버스로 바로 갈 수 있는 강구항에 가기로 마음먹고 강구행 차표를 끊었다. 마침 1시 50분 조금 넘어 도착한 덕에 내리자마자 바로 2시 차를 탈 수 있었다.
시외버스로 내려가면서 느낀 건, 울진이 정말 길쭉하다는 것. 분명 2시에 출발했는데 영덕으로 진입한 게 3시 쯤이었으니(....). 영덕에 진입할 때만 해도 어느 세월에 도착하나 막막했다. 강구는 영덕 안에서도 거의 포항이랑 붙어있을 정도로 남쪽에 있었으니. 근데 막상 영덕에 진입하고 나서는 그렇게 오래 걸리지도 않더라. 아무튼, 그렇게 3시 40분 쯤에 강구항에 도착해서 먼저 어촌마을 전시관으로 향했다....만 중간에서 돌아섰다. 오늘 하루 이미 많은 거리를 돌아다녀서 그런지, 더 이상 걷기 싫었다(.........). 강구항 건너편에 있는 백사장에 잠시 멈춰서서 거리를 계산해봤는데, 강구항까진 1.9Km, 전시관까진 1.6Km 정도 나왔다. 만약 당시 시간이 2시 정도였으면 둘 다 갔을테지만, 백사장에 갔을 땐 이미 4시가 넘은 시간. 역시 둘 중 하나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온 것. 결국.. 다시 발길을 돌려 강구항만 보기로 마음먹었다. 가기 전에 백사장에서 바다 구경 좀 하다 바로 나왔다.
해안가 가는 길에 있던 대게집. 대게랑 아이컨택 했다.
해안가에서. 건너편에 보이는 건 강구항 등대. 항구 근처라 그런지 망양해변에 비해선 물이 탁했다..
무슨 생선인지 모르지만, 아무튼 건조 중인 생선들.
그렇게 다시 왔던 길로 되돌아와서 강구항으로 갔다. 근데, 강구항은 완전 먹거리 촌이더라 ㅠ_ㅠ 식도락 여행하시는 분들이야 당연히 한번 쯤 들러야 할 곳이겠지만, 식도락에 별 관심없는 나에겐 별 감흥없는 곳(....) 아쉬운대로 강구항 끝까지 돌아다녔다.
강구항으로 들어가는 다리를 건너자마자 뒤를 돌아다봤는데, 해가 구름에 걸려 빛줄기를 만들어냈다.
강구항에 있던 중국집. 건물이 70~80년대 느낌도 나고 예뻤다 :)
이번엔 홍게. 강구항에선 대게만큼 홍게도 인기가 많았다!
끝까지 보고 허무한 마음에 나오는데, 햇살이 수증기에 걸려들었다. 그 와중에 앞집 간판의 그림자까지..
다시 나오면서 강구항에 실망하려는 찰나, 어시장 뒷쪽에 방파제가 있었다. 혹시 갈 수 있나 해서 가봤더니 등대까지 걸어갈 수 있었다! 여기라도 가보자 해서 걸어가봤는데..!
이거 하늘이 심상찮다!? 카메라가 바빠지기 시작했다!!
갈매기 떼.
본격적으로 해넘이가 시작되었다.
해가 넘어가는 중간중간 등대도 찍으며..
해 넘어가는 순간을 남겼다. 해넘이 찍으면서 여태 실망한 마음이 다 사라졌다. 연신 감탄하며 셔터를 눌러댔다.
다시 돌아오는 길에 마주친 갈매기. 여명과 잘 어우러졌다.
오징어 뒤로 여명이 보인다.
바닷물에 여명이 비친다.
마지막으로 가로등 위에 앉은 갈매기.
그렇게 해넘이에 감탄하며 다시 강구항 정류소로 갔다. 강구 정류소에서 영덕으로 가서 버스 시간표를 봤는데, 안동행 버스가 바로 있더라. 처음엔 안동행 버스를 구매했으나, 울진을 거쳐 영덕 강구항 해넘이까지 보면서 이번 여행에서 이룰 건 다 이뤘다는 만족감이 들면서 굳이 예천까지 들려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와 동시에 서울에서 들려오는 눈 소식이 걱정되기도 했다. 그래서 하룻밤 더 묵으려는 생각을 접고 바로 서울로 돌아가기로 마음먹었다.서울에 눈 오는게 걱정된다고 서울로 돌아가는 판단은 뭔지-ㅅ-. 마침 안동행 버스가 안동을 거쳐 동서울로 가는 버스였기에 어차피 버스시간도 똑같았고. 게다가 이미 교통비로 상당한 비용을 지출했는데 여기서 하룻밤 더 묵게 되면 경비도 만만찮을 것 같고..영덕에서 서울까지 버스비가 26000이 넘는다 그래서 안동행 버스표를 취소하고 바로 동서울행 차표를 끊어 서울로 복귀했다. 충청도 쪽에서 눈발이 강하길래 걱정했는데 조금 더 올라가니 눈이 이미 그친 상태라 도로 상태도 양호했다. 여러모로 미리 올라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지.
그렇게 이번 여행이 끝났다. 아무래도 오지다 보니 교통비가 많이 들었지만, 그만큼 원없이 바다구경 하고 왔다. 동해 바다에 대한 갈증을 한 번에 해소한 여행이었다. 사진놀이도 찰지게 했고(...) 아마 서울에 사는 이상 앞으로 울진, 영덕에 또다시 오기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기회가 된다면 동해바다 한번 더 보고싶다. 특히 울진같은 경우 평해 지방은 아예 건너 뛴 셈이니.. 언젠가 또 기회가 오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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