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라이딩 기록 모음.
... 뭔가 제목이 짧아진 것 같다고? 그렇다, 반기별 결산이 아니다. 그만큼 올해는 지난 3년 대비 탄 거리가 얼마 되지 않아 적을 거리가 없다(...). 올해 여름에 접어들면서 운동의 무게추가 테니스 쪽으로 완전히 넘어갔고, 이따금씩 몸 밸런스 유지용으로 수영 이따금씩 조금 했기 때문이다. 자전거는 아예 뒷전이 되어버렸다.
분명 올 봄까지만 해도 지난 3년간의 페이스대로 자전거의 영역을 확대하고 있었다. 남북으로 시즌을 열었고, 그토록 바라던 정밀 피팅까지 끝냈으며, 덕분에 그간 꿈만 꾸던 동부 3고개 무정차 완주도 드디어 성공했다. 그것도 집에서 출발해서! 여기에 분위기 타서 하오+여우고개(말머리 고개는 당시 공사때메 도로 상태가 너무 엉망이라 패스)까지 완주하였다.
하지만 5월이 넘어가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5월초에 경험삼아 했던 서핑이 그 시작이었다. 적응을 못하여 하다 말았는데, 그 때 해변 어디선가 발을 잘못 밟은건지 몰라도 검지발가락에 통증이 생겼다. 그 때부터 2~3주 정도 운동을 좀 자제했었는데, 덕분에 발가락 통증은 좀 나아졌지만 그로 인해 발생한 작은 틈이 내 운동 생활에 큰 변화를 안겨줬다.
병원을 다니며 몸을 쉬던 와중에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테니스 야외 레슨장을 알게됐고, 전화해보니 평일 저녁에 자리가 있다더라! 등록방법도 문자, 전화로 접수하는 방식이라 바로 등록했고, 5월 말부터 야외 레슨을 시작하였다. 그런데 기존에 다니던 실내 레슨 기간도 남아있었고, 6월 중순까지 약 3주 정도 야외레슨과 실내레슨을 동시에 받게 됐다.
서핑의 나비효과에 자전거 라이프가 직격탄을 맞게 됐고, 이 때부터 무게추가 테니스로 완전히 넘어갔다. 사실 5월 이후부터는 어디가서 자전거가 취미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민망할 정도로 별 볼일 없는 기록들이다. 하지만 흥미를 잃었다는 게 잘못된 것도 아니고, 이 때의 내가 이랬었다는 걸 남겨두는 것도 미래의 내게 이정표가 되고 의미가 있을 듯하여 모두 정리해보겠다.
1. 그래도 자덕이었던 시절.
1) 남북라이딩 - 역대급 시즌 온!
겨울동안 테니스 친 게 어느정도 도움이 된 걸까. 작년까지 무조건 맘먹고 와야했던 남북코스를 무려 시즌온 코스로 다녀왔다. 물론 기록은 엉망이지만, 남북을 이렇게 쉽게 갈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데!? 업힐 코스에서 정차도 안했고. 엄청난 변화야..
미세먼지가 있긴 했으나 하늘이 푸르고 날이 따뜻하여 더할나위 없는 라이딩이었음. 대만족!!
2) 성공적인 시즌온 후 대실패!
컨디션 관리 실패 + 너무 늦은 출발의 결과는 참혹했다.
1박 2일을 꽉꽉 채워 여행했다가 새벽 1시에 집에 도착하여 2시에 잠들었고, 온도가 괜찮겠거니 생각하여 정오가 넘어서야 현관령을 넘었다. 게다가 초반에 평지라 탈만하다며 팔당까지 가는 내내 심박 160~175를 유지하며 마구 밟아댔다. 거기에 나 자신 수고했다며 팔당 쪽에서 수제비 먹으며 1시간 넘게 앉아있었다.
그 결과, 팔당에서 다시 출발하려는데 다리가 잠겼고, 추위까지 느껴져 도저히 나갈 수 없었다. 결국...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점프. 나 자신을 너무 과대평가한 대가는 참혹했다.
3) 드디어 받았다, 정밀 피팅!
작년 가을 난생 처음으로 팩라이딩을 했었다(여기에 올리진 않았다). 처음으로 해본 단체라이딩이라 많은 게 새로웠다. 같이 타신 분 중에 한 분이 라이딩 사진을 잘 찍으시는 분이라 사진도 몇 장 얻어 정말 즐겁고 뜻깊은 시간이었다.
근데 라리딩 사진을 보는데 내 라이딩 자세가 정말... 안 예쁘다는 걸 처음 알았다. 무엇보다 승모 쪽이 너무 치솟아있어 목이 사라지고 몸통이 짧아보이더라...! 당시 같이 탔던, 그리고 테니스도 같이 쳤던 분께 여쭤보니 정밀 피팅을 한 번 받을 필요가 있겠다고 말씀하시더라.
그렇게 이래저래 물어보다 올 3월이 되어 정밀 피팅을 신청했다. 천호동 쪽에 있는 자전거 피팅샵에서(로라 훈련방이기도 했다) 받았는데, 안장 높이와 클릿슈즈 각도는 물론이고 핸들바의 높이와 각도, 안장의 기울기까지 모두 세세히 조정했다. 여기에 평소 페달링하는 방식(발의 각도부터 페달링 시 엉덩이가 움직이는 모습)과 문제까지 모두 봐주셨고, 자전거 탈 때의 자세(마인드 말고 정말 물리적인 자세)와 페달링 방법까지 세세히 알려주셨다.
비록 25만원이라 결코 저렴한 가격이 아니었으나, 이 정도면 그 금액을 지불할만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만족스러웠다. 사진은 피팅이 끝나고 페달링에 적응도 할 겸 자전거 타고 집에 간 기록이며, 잠깐인데도 불구하고 평속이 2~3km 늘었더라(...).
그리고 1년동안은 A/S 해주신다 하셨는데, 내가 요즘 자전거를 안 타네...? 😒
4) 정밀피팅 후 적응 라이딩.
피팅이 끝난 후 바로 업힐을 타면 통증이 있을 수 있다 하여 가볍게 다녀온 라이딩이었다. 행주대교까지 갔다왔고, 중간에 공덕-마포 쪽에 있는 Giant 대리점에서 이것저것 자전거 정비(기어비 재조정 등)까지 했다. 여기서도 돈이 좀 나갔(...)지만 일단 이 때 정비하고서 지금까지 자전거에 문제생긴 적은 없었으니 앞으로도 가야할 듯.
라이딩도 뭐, 무난무난히 잘 탔던 듯? 예전에 고양시계에서부터 행주대교까지 항상 힘들었던 기억 뿐이었는데, 여태 탔던 것 중에 제일 무난히 다녀왔었음.
5) 동부 3고개 무정차 완주!!
드디어 동부3고개 무정차 클리어! 오랜만에 찐-하게 탔다!
테스트 라이딩도 끝났고 어딜 갈까 하다 이유없이 양평으로 갔다.
업힐을 테스트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벗고개는 살짝 빡센 거 아닌가 싶긴 했지만 일단 끌리는 대로 갔는데.. 업힐에서 생각 이상으로 잘 버틴 듯. 확실히 페달링에 힘이 실리니 벽같았던 벗고개도 정차 및 끌바 없이 올라갔다(똥차이긴 해도..). 게다가 서후고개도, 중미산도 무정차!
무엇보다 평지에서 확실히 페달링이 편해진 게, 피팅하고 나니 팔당 가기까지 평속 1 이상 늘었는데, 드는 힘이 절반 가량은 줄어든 듯. 예전이었으면 양수 도착했을 때 이미 기력 소진해서 돌아갈 생각만 했을텐데..
비록 자전거로 복귀한 건 아니지만 이 정도면 스텝업 한 듯. 차차 타다보면 동부5고개 돌고도 무사히 자복할 날 오겠지! 그리고 없었다..
6) 가볍게 정서진!
오랜만에 아라뱃길. 집에서 그렇게 빨리 출발한 것도 아닌데 해 떨어지기 전에 집에 온 건 처음.
처음에 한강에서 속도 잘 나온다고(+앞에 빠른 사람 따라가다가 나도 모르게..) 막 밟다가 오버페이스로 달렸는데, 1시간 평속 30은 진짜 생각도 못함 ㅋㅋㅋ 그 뒤로 서쪽 끝에서 멈출 때까지 기어갔지만..😇
그래도 기어서 간 것 치고 집에 갈 때도 나름 나쁘지 않게 가서 다행이었다. 아라에서야 바람을 등에 업었다지만 한강에선 딱히 순풍도 아니었는데 ㅋㅋㅋ
그리하여... 오늘 내린 결론 : [오피셜] 피팅으로 잃어버린 2키로 찾음!
7) 하오+여우 완주!
하오-여우, 일명 남부2고개! (말구리고개는 도로 상태가 너무 그지같아서(...) 포기.)
당초 계획은 '멧돼지 방구뿡' 코스였으나 오전 7시 쯤 일어나 멍때리다 보니 이래저래 무리수 같아서 포기. 집 앞에서 아침 먹으며 어딜 갈까 찾아보다 눈에 들어온 게 하오고개였다. 재작년에 두 번 가고서 한동안 안가기도 했고, 하오 말고 다른 고개도 가보고 싶었으니.. 그렇게 gpx 속도계에 넣어서 출발.
그리고 결과는 절반의 성공. 일단 업힐 두 개를 넘고도 90키로 가까이 탄 것, 그것도 평속 25 안깨지며 탄 것만으로도 만족스럽다. 일단 재작년에 갔을 땐 인덕원까진 지하철로 점프한 다음 출발했는데, 이번엔 도림천->안양천->학의천 순으로 긴 거리를 타고 넘어간거라 주행거리가 상당히 늘어났다. 게다가 하오 뿐만 아니라 여우고개까지 클리어했으니.. 오늘도 다시한 번 피팅의 워력을 느낌.
그치만 처음에 잠깐 쉬었을 때 여우고개 코스를 전혀 찾아보지 않은 바람에 가민에만 의지했는데, 업힐 안내가 개떡같이 되는 바람에 중간에 멈췄다(...). 다 타고 보니 쉽진 않아도 충분히 무정차로 올라갈 수 있는 곳이었는데 너무 아까웠음. 게다가 여우고개에서 내려온 뒤로 말구리고개 회차, 탄천 재진입까지 이런저런 이유로 너무 많이 쉬었음.
그러다보니 오히려 막판에 서울 재진입한 후로 다리가 풀린 게 아닌가 싶은데.. 아 물론 막판에 페이스 떨어진 건 역풍과 어제 야구보면서 탄수화물+맥주 마구 먹은 게 훨씬 큰 이유겠지만. 같은 이유에서 말구리를 갔거나, 원래 생각대로 멧돼지 잡으러 갔었으면 아마 댕털리지 않았을까 싶기도..
아무쪼록 오랜만에 평소보다 조금 더 빡세게 탄 듯! 다음에도 기회되면 하오+여우는 다시 가야지😁 (말구리는 모르겠음..) 좋은 날씨 속에서 알차게 땀빼서 뿌듯하다!
그리고 불꽃은 꺼졌다...
2. 자덕 타이틀 박탈 후(...)
1) 새벽 정서진!
백만년만에 새라...
인데 그간 자전거 안 탄 티가 팍팍 났다. 물론 2018년에 이은 역대급 열대야+폭염이 온 여름이라 애초에 퍼지기 쉬울 상황이긴 했지만, 그래도 3달 전엔 1시간동안 쭉쭉 뻗어나갔는데... 이번엔 아라김포에서 벌써 퍼지고 막... 돌아올 땐 계속 쉬고, 쉬고, 쉬고, 결국 신도림에서 점프 😑
게다가 물웅덩이가 있을 걸 예상했음에도(당시 장마가 끝났음에도 밤에 비가 종종 내리긴 했었다) 생각없이 흰 빕숏을 입고 나간 선택도 구렸고, 고글에 땀이 자꾸 떨어져서 얼굴 닦느라 정신도 없었고. 그나마 새벽에 출발해서 이만큼이라도 간 건가 싶기도 하고!? 그래도 오랜만에 땀 쫙 빼고 멀리 다녀왔다는 데 의의를 두자.
그나저나 어지간히 일찍 다녀오긴 했나보다. 다 타고 왔는데 아직 점심시간도 안됐네..!?
2) 백만년만의 옷걸이
무려 2달만에 자전거.
야라.. 아니 밤자전거는 옳다! 오늘 날씨가 정말 좋았기에 백만년만의 라이딩임에도 옷걸이를 무정차로 할 정도로 힘들지 않았고 개운했다😊
다음엔 업힐도 가자... 너무 안했다.. 가기는 개뿔....
3) 아, 이젠 완전히 맛이 갔구나...
하다하다 소화가 안돼서 중도포기하긴 처음이네. 페달 밟을때마다 점심이 올라올 것 같고 트림이 나오는데 도저히 버티기 힘들었다.. 원래 계획 대비 절반도 못 감. 이게 다 아침에 밍기적대다 시간 버린 내 잘못이겠지.
덕분에 지하철 타고 점프하다 역대급 지옥도까지 경험.. 불꽃놀이까지 겹치니 헬난이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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