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가을날 밤, 수심에 가득찬 채
독서실 옥상에 올라가 담배 한개피 깊이 빨며
깊은 한숨을 내뱉었어요. 그러고선 생각했죠.
"하아.. 이 좋은 걸 어떻게 끊지..?"
그 다음날부터 1주일간은 정말 지옥같았어요.
시종일관 돌아다니고, 온갖 소리에 예민해지고..
(코 마시는 소리는 노이로제 걸려서 지금도 싫어해요.)
그러다 습관이 중요하단 걸 깨닫고,
때마침 건향초란 걸 찾아서 애용하기 시작했어요.
그 다음부터 습관이 잡혔고,
차츰차츰 안정되더라구요.
그러다 어느 순간, 건향초 없이도 평온을 되찾았어요.
....그리고... 지금이 딱..
마지막 한개피 빨아들인 지
10년 된 순간입니다.
음.. 전 여전히 평온합니다.
그간 수많은 일이 있었지만,
다행히 크게 생각나진 않더라구요.
한..3번? 정도? 뜬금없이? 물론 잘 넘어갔어요.
요 최근 몇년간은 딱히 특별할 것 없이
평범히 넘어갔었지만, 오늘만큼은 자랑 좀 할래요.
방구석에서 맥주 한 캔 홀짝이며
당당히 (손가락으로)외쳐봅니다.
"이제 담배끊은 지 10년 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