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요즘 포항축구도 볼 맛 난다.
김기동 감독이 감독으로서 처음부터 준비한 첫 시즌인데, 부족한 자원으로 팀을 정말 잘 만들었다.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본격적으로 흐름 타서 아챔권 턱밑까지 따라가는 저력을 보여줬는데, 올해는 그 전력이 조금 더 다듬어진 느낌이 든다. 지난번에 이야기한 삼성라이온즈가 이제 새로운 힘을 얻어 다시 시작하는 팀이라면, 포항 스틸러스는 거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완숙한 팀이랄까...
비록 전북이나 울산과 같은 더블스쿼드의 드림팀(?)은 아니지만, 적재적소에 필요한 선수들이 있고 그들이 모두 제 역할을 해주고 있다. 임대 선수임에도 주장 완장을 차고 중원을 지키고 있는 최영준, 30대 후반에도 여전히 없어선 안될 김광석, 그리고 김광석 곁에서 (비록 거칠지만)궂은일을 다 하고 있는 하창래-전민광 등등.. 모두가 소중하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역시 용병들. 단언컨대 필자가 포항 스틸러스를 응원하기 시작한 이래로 가장 성공한 용병들이다. 비록 지난 시즌 리그를 씹어먹은 완델손은 없지만, 1588(일류첸코, 오닐, 팔로세비치, 팔라시오스) 모두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일류첸코는 1류 그 자체고, 팔로세비치의 패스는 결이 다르다. 게다가 다들 공격력뿐만 아니라 멘탈(프로의식 등)도 좋다. 오죽하면 지금껏 말아먹었던(?) 보상을 한 번에 받나 싶을 정도니...
그리고 또 한명, 송민규를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그저 잠재력 높은 신인으로 생각했지만, 이번 시즌엔 아예 팀의 공격을 책임지는 선수로 발돋움했다. 특히 골 결정력이 상당히 좋아졌다(어제 서울전은 많이 놓쳤지만...). 이대로라면 아마 올림픽 대표팀에서도 기회를 받을 자격이 된다고 감히 말해도 될 정도. 착실히 실력을 쌓아 포항을 넘어 K리그를 대표하는, 그리고 대표팀에서도 활약하는 선수가 되길..
물론 때때로 어이없이 승점을 놓치는 경우도 있고(서울전이라든가... 수원전이라든가...), 전력이 턱없이 밀리 보니 한계를 여실히 느낀 경우도 있다(전북의 더블스쿼드는 참...). 그래도 이번 시즌 전북-울산 정도 빼면 딱히 밀릴 팀도 없는 건 사실이라... 오랜만에 아챔 진출을 노릴 수 있는 시즌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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