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005> 서울, 여의도 불꽃축제 불꽃사진 모음.
야경 장노출사진에 꽂혀 시작한 사진생활. 지금까지 장노출 찍을만한 곳이 있으면 1번씩은 꼭 찾아다녔다. 한강 교각부터 김포공항 궤적사진까지. 하지만 지금까지 DSLR을 들고 다닌지 4년이 넘었음에도 유독 불꽃사진과는 인연이 닿지 않았다. 언젠간 찍어봐야지 말만 하며 실제로 가진 않았다. 불꽃놀이 때문에 대낮부터 몇 시간씩 기다리긴 싫었기 때문. 그래서 소드님 등 다른 블로그에 올라온 불꽃놀이 포스팅을 유심히 보며 대리만족+이미지 트레이닝을 했다. 만약 내가 찍는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그러다 지난 10월 5일, 마침 토요일에 시간 여유가 생겼고, DSLR로는 처음으로 불꽃놀이 사진을 담으러 한강에 갔다. 우리가 익히 알고있는 여의도나 이촌, 한강대교, 선유도 쪽은 대낮부터 사람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어 피했고, 동작대교에서 한강대교로 가는 강변 어딘가로 들어갔다. 대략 6시 쯤 도착했는데, 여긴 생각보다 사람이 적어서 다행이었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바람과 추위. 강바람이 유독 세차게 불었고, 그 바람이 차디찼다. 처음엔 버틸만하겠거니 했으나 해가 지기 시작하자 바람이 살을 파고들었다. 나름 추울 것 같아 외투를 입고왔는데도 역부족이었다. 바지를 잘못 입었나... 결국 추위에 굴복하여 동작대교 근처 반포동의 카페에서 따뜻한 커피와 함께 몸을 녹였다. 따뜻한 커피가 그렇게 반가울 수 없었다.
해질녘 63빌딩 풍경.
카페에서 몸을 녹이는 사이에 고민에 빠졌다. 불꽃놀이가 끝나자마자 다른 일정이 있었는데, 그냥 포기하고 바로 이동할까 고민했다. 하지만 이왕 이렇게까지 왔는데 그냥 가면 상당히 아쉬울 것 같았다. 결국 다시 아까 기다리던 한강변으로 걸어갔다. 사람 많으면 어쩔 수 없겠거니 하며...
다행히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아 삼각대 세울 정도의 공간은 충분히 나왔다. 불꽃놀이가 막 시작되어 열심히 폭죽이 터지고 있었다. 삼각대를 설치하고 설정을 바꿔가며 열심히 폭죽을 담았다.
그런데... 마음처럼 되지 않아 애가 탔다. 셔터 속도를 이래저래 바꾸느라 고역이었다. 셔터스피드를 마구 늘여놓으니 불꽃이 한꺼번에 팍팍 터지고, 셔터속도를 다시 조이니 이젠 조막만한 불꽃이 터지다 만다(...). 타이밍도 안맞아서 셔터 누르는 순간 폭죽이 사라지고(....). 설상가상으로 바람은 한결같이 세차게 불었다. 태풍이 지나간 지 얼마 안된 날이어서 그런지 내 몸이 흔들릴 정도.. 내가 찍고 있으면서도 과연 잘 나올지 걱정스러웠다.
그리고 그 우려는 현실이 되었다(...). 집에 돌아와서 사진들을 확인해보니, 대다수 사진들의 가로등이 닭똥같은 눈물을 흘리며 오열중이더라(....). 남한산성에서 서울 전경 찍을 때보다도 더 흔들렸더라 ㅠ_ㅠ. 엄격하게 따지면 정말 안 흔들린 사진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200장 넘게 찍었는데 거의 대다수는 어디 내놓지도 못할..
그래도 찍어보길 잘했다. 진작에 이런 시행착오를 겪었어야 했다. 이번에 찍으면서 좋은 경험 쌓았다. 앞으로는 더 좋은 불꽃사진 남길 일만 남았으니까!! :D
그 와중에 그나마 괜찮다 싶은 사진들을 모아 올려본다. 그 중 가장 괜찮아보이는 4장의 사진을 제외한 나머지는 스크롤의 압박이 있을 것 같아 아래에 접어두었다. 아래 버튼을 누르면 나머지 사진들을 모두 볼 수 있다. 비록 많이 부족하지만 즐감하셨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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