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823> Heidelberg - 하이델베르크 성 (Schloss Heidelberg)
하이델베르크 성 매표소는 성령교회에서 5분 거리에 있었다. 처음엔 성이라길래 입구가 바로 나오는가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골목 한 모퉁이에 아스팔트길 하나와 낮은 높이의 호텔 건물이 있었다. 길은 알겠는데, 건물..? 궁금해서 가봤다. 건물은 1층이 아예 뚫려있었고, 한 쪽 벽면에 매표소가 있었다. 알고보니 거리에서 성으로 바로 올라가는 등산열차가 있었고, 여긴 거리 방면 승강장이었다. 날이 꽤 더웠던 터라 괜히 언덕 올라가며 힘 쓰기 싫어 열차를 탔다. 매표소에서 표를 끊었는데, 나중에 보니 이게 하이델베르크 성 입장권 역할까지 했다.
등산열차는 일종의 강삭철도였다. 때론 땅굴 속에서, 때론 언덕을 따라 올라갔다. 그렇게 정류장에 도착하니 아까 거리에서 언뜻 보이던 그 성이 눈앞에 있었다. 아, 이게 유럽의 성이구나..! 비록 많이 파괴된 듯 했지만, 그 나름대로 잘 융화되어 주변과 잘 어울렸다. 세월의 힘이려나... 검표소를 통과하여 건물 외관을 본격적으로 구경하기 시작했다.
내부의 건물들은 조금 더 직선적이고 웅장한 느낌이었다. 게다가 건물 하나하나의 디테일이 살아있었다! 조각상까지... 날이 맑아서 그런지 붉은 건물이 푸른 하늘과 대비되어 더욱 힘있게 느껴졌다. 평생 처음으로 접한 서양의 성은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동양과 다른 느낌이었다. 특히 직선의 힘을 온 몸으로 느꼈다. 아래의 성 사진들을 보자.
오른쪽 아래에 보이는 게 검표소.
세월의 무상함과 세월의 위엄이 동시에 느껴진다 해야할까..
그리고 성 내부엔 독일약국박물관이 있었다. 뭔지 모르면서 그냥 봐야되나 싶어 구경하고 왔다. 근데... 약학에 대해선 문외한인지라 그저 느낀 거라곤 "와.. 신기하네..." 정도를 벗어나지 못했다. 게다가 영어실력이 짧아서 그런지 영어 설명을 봐도 딱히 와닿지 않았다. 이 당시만 해도 박물관에서 정말 관심있는 분야가 아닌 이상 설명을 그닥 안 읽기도 했고. 그래서 여기서 설명은 어려울 것 같고, 접어둔 곳에 사진만 넣어뒀다.
아, 아래 사진 한 장만큼은 일부러 꺼내뒀다. 이걸 보자마자 정말 부끄러웠다. 우리 제발 에티켓 좀 지킵시다.
오죽했으면 한글로 친히 경고했을까...
박물관에서 나오자마자, 성 건물 아래에 있는 통로를 따라 걸어갔다. 그리고... 저 아래에...
하이델베르크 전경이 펼쳐졌다!!! 파란 하늘, 녹음이 우거진 산, 유유히 흐르는 강, 거기에 빛나는 빨간 지붕들, 가끔씩 저 멀리서 들리는 교회 종소리까지! 이게 바로 수백년 간 이어진 독일의 풍경이겠지? 성에서 매일 이런 전경을 내려다보면 아무리 매일 본다해도 감탄하겠지?
덕분에 오늘도 여행뽕 한 사발 들이킵니다!!!![각주:1] 크!!! 내 말이 클리셰같이 느껴지겠지만, 맑은 하늘 아래의 이런 절경을 볼 때마다 온 몸에 짜릿한 전율이 흐른다. 땀 뻘뻘 흘리며 걸어온 보상을 다 받는 느낌이랄까.. 첫 날부터 이런 풍경을 선사해준 독일 날씨에 치얼스!!
이런 풍경은 계속 눈에 넣어둬야 한다며 한동안 넋놓고 성 아래 전경을 바라봤다.
풍경에 감탄한 건 나 뿐만이 아니었다. 다들 넋놓고 바라보는 중.
저 멀리 펼쳐진 풍경 보소..!
깃발이 빛을 받아 더욱 펄럭였다.
네카어 강 & 카를 테오도르교 주변.
성령교회 & 광장 방면. 저 멀리 지평선까지.
망루(?) 안에서 바라본 전경.
그리고 한가지 더 눈에 들어온 건, 하이델베르크 성 지하에 있는 포도주 술통.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술통이라 하던데, 진짜 그 크기가 어마무시했다. 22만 리터의 포도주를 저장할 수 있다고 하니 말 다했지 뭐... 근데 독일이 이렇게까지 포도주에 신경쓰는 줄 몰랐는데, 이 술통 보며 새삼(....).
계단 위에서 찍은 사진. 아래에 있는 사람 키가 180정도 됐던 걸로 기억한다. 이 정도면 어느 크기인지 감이 오시려나..
나머지 사진은 아래에 접어두었다.
들어가는 입구.
위에서 내려다본 사진.
술통 바로 앞에서 찍은 사진.
그렇게 성 밖으로 나왔다. 왼편에 정원이 있었지만, 더 이상 걷긴 좀 힘들어서 그냥 패스. 열차에 다시 타기 전 검표소 왼쪽에 있는 공터 쪽으로 갔다. 여기서도 탁 트인 전경을 잠깐 바라봤다가 다시 열차 정류소로 갔다. 위로 올라가면 또 다른 공원이 있는 것 같았지만, 역시 힘들어서 그냥 패스.... 그렇게 하이델베르크 성 구경을 마치고 다시 구시가지로 내려갔다.
다만 한 가지 아쉬웠던 건, 하이델베르크 역사에 대해 조금 더 알았다면 그만큼 더 많은 게 보였을 거란 거.. 책으로 보는 걸론 한계가 있네. 상대적으로 중세시대 역사에 관심이 적어 관련 내용이 눈에 잘 안들어왔었는데, 너무 사전지식 없이 갔나 싶기도 하다. 쩝..
성에서 찍은 2장의 사진을 파노라마 사진으로 합쳐봤다. 이 사진으로 포스팅 마무리!
- 독일에서 여행뽕 거의 매일 들이켰다는 게 함정.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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