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hte Liebe

  사진을 구름 너머로 넘긴다. 소중한 사진들을 완벽히, 안전히 지키기 위해 구름의 저편에 던진다. 이 많은 걸 옮기려니 걱정이 태산이다. 이런 내 마음을 아는지, 화면 오른쪽 아래에 실시간 진행 상황이 보인다. 파일들이 마치 활주로 옆에서 이륙을 기다리는 비행기처럼 쭉 늘어서 있다.



  상황판을 자세히 보니, 파일명 옆에 미리 보기 이미지(이하 이미지)가 뜬다. 진행 상황에 따라 파일명이 실시간으로 갱신된다. 그에 맞춰 새 이미지가 올라온다. 속도가 빨라질수록 이미지가 영사기가 돌아가듯 째깍째깍 바뀐다. 이내 각 사진 사이의 공백을 머리로 메우며 한 편의 영상을 만들어낸다. 자연스레 옛 생각에 잠긴다. ‘아, 저기 정말 좋았는데….’, ‘여긴 다음에 또 가고픈데….’, ‘이때 진짜 추웠는데….’.



  영상이 중반부를 넘어가니 ‘님’이 불쑥 찾아온다. 아무런 예고 없이 훅 들어온다. 사진 하나에 영상 하나, 사진 둘에 영상 셋, 사진 셋에 영상 열. 모든 게 한꺼번에 밀려온다. 숨결도, 살결도. 주름도, 내음도. 이내 목소리가 들리고 내 감정이 어렴풋이 느껴진다. 기쁘다. 행복하다. 포근하다. 사진은 구름으로 들어갔지만, 추억은 내 머릿속 주름을 헤집는다.



  이제 막바지다. 어느 순간부터 사진 사이의 공백은 기억으로 메워진다. 기억은 분명하다. 기쁘지만 더 기뻐야 한다. 행복하지만 더 행복해야 한다. 포근하지만 더 포근해야 한다. 추억은 그럴수록 더욱 깊이 파고든다. 사진은 황급히 구름으로 들어갔고, 기억과 추억은 열렬히 주름을 헤집는다. 말하자면 한 영상에 기억과 추억이 뒤엉킨 것이다.



  사진을 구름 너머로 넘겼다. 소중한 사진들을 완벽히, 안전히 지키기 위해 구름의 저편에 던졌다. 이 많은 걸 옮겼더니 속이 다 시원하다. 이제 구름에서 영영 머무를 것이다. 아까 재생된 영상들은 여기에 남았다. 추억, 기억이 버무려진 채 주름 어딘가에 파묻혔겠지. 이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화면 오른쪽 아래의 실시간 진행 상황이 보인다. 텅 빈 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