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이명주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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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항경기 챙겨본 이래로 가장 강렬하게 기억에 남아있는 선수고 한때 유니폼 마킹까지 생각했던 선수였다. 어차피 머지않은 미래에 포항에서 떠날거라 생각했었는데,[각주:1] 이왕 가는거면 유럽으로 가길 바랬기 때문이었다. 어느 팀을 선택하는거야 선수들 마음이지만, 팬으로써 유럽에서 실력과 커리어를 더 키워 포항 출신으로써 이름을 빛내줬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여기에 덧붙여 무턱대고 국내축구 씹어대는 축알못들 무시하는 꼬라지 보기 싫기도 했고..


  하지만 선택지는 중동이었고, 안타까웠지. 설상가상으로 국대에서도 멀어졌고. 사실 발탁될 때부터 포지션이나 플레이스타일 같은 게 애매해서 걱정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결국 밀려나더라. 특히 중동으로 이적한 후에는 국대에서 더 아쉬웠던 걸로 기억하고 있고.. 그 뒤로 잊고 살아왔다. 가끔 소식 뜨면 그렇구나 하는정도..


  그러다 오늘 인터뷰가 있다길래 오랜만에 기사를 정독했다. 서호정이 진행한 인터뷰니 일단 신뢰도도 높았고. 뭐 인터뷰 내용이야.. 중동 생활이랑 중동 축구내용, 포항에 대한 내용, 이적이야기와 국가대표 이야기 등등.. 전반적으로 가감없이 진솔하게 인터뷰했고, 덕분에 몰입해서 봤다. 그 중에서도 특히 눈에 들어왔던 건 국가대표 관련 이야기.





(전략)


Q. 국가대표에 가지 못한 지 꽤 오래 됐습니다.

A. 아시안컵 이후로 못 가고 있는데, 실력도 부족한 게 있지만 제 성격이 가장 문제인 거 같아요. 대학교 때도 그랬고, 프로 1 년 차 때도 그랬고, 경기 전날에도 개인 훈련을 해야 직성이 풀렸어요. 프로에 와서는 코치님들이 쉬는 것도 관리라고 강조해서 조 금 달라졌지만 내가 뭔가를 채우지 못하면 불안했어요. 남들보다 더 노력하는 게 답이라고 생각했고요. 대표팀에 가면 그 레벨의 선수 들이 보여주는 여유에 적응을 못했어요. 성격이 소심하다 보니까 남을 신경 쓰게 되거든요. 생활도 그렇고.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 는지에 늘 얽매여요. 지금은 많이 고쳐진 편인데 그게 대표팀에서 나쁜 작용을 한 거 같아요. 대표팀 가서도 개인 운동을 하고 싶은 데, 같이 하자고 말도 못 하겠고, 나가서 뭘 하면 그걸 보는 시선이 의식되고. 그래서 대표팀에 가면 몸도, 정신도 제대로 된 상 태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동료들이 절 외면한 건 아닌데 제가 못 다가간 거죠. UAE서도 사실 그래요. 동료들이 다가오는 데 전 어느 정도의 거리를 유지하고 싶거든요. 친한 선수하고만 친해요. 그런데 우리 팀의 다른 외국인 선수들을 보면 정말 거리 낌 없이 잘 지내거든요. 어떤 선수는 동료들과 하이파이브 하고 기쁨을 나누는 방식도 모두 각각이에요. 그나마 해외에서 생활하면 서 그런 부분이 어느 정도는 나아진 거 같은데 아직도 많이 문제가 있죠.

Q. 그 얘기를 듣고 아시안컵 당시의 이명주를 떠올려 보면 뭔가 어색해 한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훈련 중에도.

A. 처음 대표팀에 갔을 때는 시즌 중이라 몸도 좋았고, 제가 가진 걸 어느 정도는 보여줬어요. 그런데 아시안컵은 비시즌 중이었죠. K리 그에서 뛰던 시절이 아니라 슈틸리케 감독님이 저를 대표팀에 소집해서야 알아가던 단계였어요. 감독님은 적극적인 선수를 좋아하시 는 거 같아요. 열심히 하는 모습은 긍정적으로 봐 주시는데 소심함 때문에 감독님을 알아가고, 그 타입에 적응하는데 애를 먹었어 요. 신태용 올림픽대표팀 감독님이 당시 코치시니까 제게 얘기를 해 주셨어요. “지금 감독님이 네게 이런 걸 원한다. 나야 K리그에 서 계속 봐 왔으니까 너를 아는데 감독님은 직접 보는 걸로만 확인할 수 있다. 더 적극적으로 어필해라”고. 그 얘기 듣고 제 소심 함이 더 답답했어요. (기)성용이 형이 주장으로서 저를 챙겨주고 다른 선수들과 어울리게 해주려고 도와줬는데도 룸메이트인 (한)국영 이하고만 속에 있는 얘기를 털어놓는 정도였으니.


(후략)




  아시안컵 때야 위에 언급한대로 못했으니 넘어가고, 월드컵 전에 국대 영상같은 거 봤을때도 좀 어울리기 힘들수도 있겠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랬구나 싶다. 아무래도 자주 모이기 어려운 대표팀 특성상 저렇게 되면 쓰기도 힘들테니 감독 입장에서도 선뜻 쓰기 어려울거고, 그렇다고 이명주가 기성용이나 구자철만큼 두각을 나타냈던 것도 아니고. 근데 바로 아래에도 이야기했지만, 인터뷰에서 자기 단점을 제대로 이야기하기 쉽지 않았을텐데 참 솔직하구나 싶더라.


  군 복무때메 내년 여름에 다시 우리나라로 돌아온다는데, 어디로 갈 지 궁금하다.혹시 올해 이적할지도...? 마음같아서야 당연히 포항으로 와야겠지만!!... 그럴 여력이 안되는 팀이니. 서울이나 전북같은 팀에 비해 머니파워 차이가 크니.. 거기다 이제 자기를 키워 준 황새감독까지 있으니 참.... 혹여 입대하기 전에 어찌어찌 데려온다 하더라도 제대한 후에도 이명주를 잡긴 어렵지 않겠느냐 생각하고 있다. 2년간 폼 유지만 잘한다면 중동이나 중국에서 언제든지 노릴 수 있는 선수라 봐서. 그럼에도 우리팀으로 왔으면 좋겠음. 이명주만 있어도 팀 전력이 확 올라갈텐데...


  아무튼, 앞으로 남은 계약기간도 잘 하고, 병역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다.


  1. 이명주는 포항에 남기엔 너무 잘했고, 포항은 이명주를 잡을 여력이 안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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