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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hte Liebe

돌아다니며 사진찍고, 책도 읽고, 그깟 공놀이에 일희일비한 기록을 글로 남기는 평범한 공간. (복붙식 댓글 혐오합니다. 진짜 욕할지도 몰라요.)

<260101> 서울, 양화대교 (일출)

  • 2026.01.03 01:10
  • Photo/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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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까지 다사다난하여 정신없었던 을사년이 끝났다. 정말 바람 잘 날 없던, 그래서 격랑에 휩쓸리는 듯한 한 해였다. 좋을 땐 하늘을 뚫고 솟아오르다 나쁠 땐 지구 내핵을 뚫을 기세였으니까. 그런 한 해도 어느새 끝이라 했는데, 몇 년 만에 영하 10도를 밑도는 강추위라니, 끝까지 을씨년스럽구나. 앞으로 길이 남을 한 해 아니었을까. 그치만 부단히 치열하게 하루하루를 버텨내었기에 음울하고 불안하기 그지없던 2024년의 마지막과 달리 이번 마지막은 나름대로 웃음을 머금은 채 보낼 수 있었다. 어두운 터널에서 어느 정도 빠져나왔달까.

 

  31일 밤, 테니스를 치고 집에 가는 길에 한 해에 대해 위에 쓴 대로 한 해를 돌아보며 집에 가고 있었다. 인스타그램에선 여럿 인친들, 그리고 셀럽들이 연말연시 마무리 인사를 남기고 있었고, 나 또한 조금은 희망찬 마음을 담아 인사 스토리 하나 올리고자 사진첩을 열었다. 근데 4년 전 중랑천 하구에서 담은 사진을 이번에도 우려먹네. 그와 동시에, 문득 한 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이렇게 맑은 날에 추우면 하늘이 깨끗하겠구나..?'. 

 

2015년 새해 일출. 이 날도 딱 올해처럼 새 해부터 추웠다.

 

  일단 집에 도착하자마자 밤참에 와인을 곁들이며 푸른 뱀이 가고 붉은 말이 오는 순간을 함께했다. 잠시 그 순간을 만끽한 후, 본격적으로 어딜 갈지 찾아보기 시작했다. 일단 되도록이면 서울 내이길 바랐고, 사람들에게 덜 알려진 숨은 명소에서 사람에 치이지 않으며 보고 싶었다. 4년 전에도 갔던 중랑천 하구가 딱이긴 한데, 지금은 다소 입소문을 타기도 했거니와(내 글도 한몫했을 테다!?) 이번엔 다른 곳으로 가고팠기에 열심히 찾았다. 동남쪽으로 해를 가리는 장애물 없이 트여있으면서도 나름대로 역광 실루엣이 재밌게 나올만한 곳..

 

2015년의 저 구도를 다시 담고싶어 2022년에 다시갔다. 역대급이라 몇 년째 우려먹었지..?

 

  네이버로 찾으니 아차산이나 응봉산, 안산봉수대 같이 일출로 유명한 곳 위주로만 나오고, 광진교는 해가 뜨는 쪽이 산으로 막혀있어 좋아 보이지 않았기에 서쪽으로 눈을 돌렸다. 그 순간 딱 들어온 게 바로 양화대교 일출. 구글링 하는 과정에 우연히 당산철교를 바라보며 찍은 일출 사진이 보였는데.. 됐다, 이거다! 혹시 양화대교가 사람이 많다면 한강 자전거도로 따라 북쪽으로 더 올라가서 사진 찍어도 될 듯했다. 일단 자고 일어나서 2호선 타고 가보지 뭐.

 

2016년 일출, 한강대교. DSLR로 담은 첫 일출. 구름이 많았지만, 뒤늦게 해가 떴다.

 

  행선지 찾아보느라 생각보다 늦은 시간에 잠들었는데, 다행히 눈이 빨리 떠졌다. 역시 사진 찍는다 하면 귀신같이 시간 지키는 나린 녀석... 간단히 씻은 다음, 양파처럼 겹겹이 옷을 껴입으며(자전거용 이너에 테니스용 패딩 모두 꺼내 입었다 ㅋㅋㅋ) 중무장한 다음 밖으로 나왔다. 기온이 기온이니만큼(이 날 최저기온 영하 12도였다.) 편의점에서 핫팩도 하나 사서 안쪽 주머니[각주:1]에 넣은 다음 지하철 타고 합정역으로 갔다.   

 

  합정역에 내리자마자 절두산 순교성지를 거쳐 한강으로 진출했는데, 이미 저 먼발치를 보니 하늘에 붉은 물이 제법 들어있었다. 조금씩 설레기 시작하며 양화대교 쪽으로 갔는데, 생각 외로 양화대교에 사람이 별로 없어 보인다..!? 다리 위로 올라가 보니, 정말 사람이 별로 없었다! 남쪽으로 내려가며 계속 시야를 봤고, 아치 부근으로 가니 보행로가 약간 넓어지는 부분이 있는 데다 철교도 가리는 부분이 없어 거기서 그대로 멈췄다. 근데 난간 높이가 꽤 높아[각주:2] 시야가 방해되는 부분이 있었는데, 딱 아치 있는 부분만 차도와 보행로 사이에 적당한 높이의 난간이 있어 그 위에 앉아서 본격적으로 해돋이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한창 해가 올라오고 있는 중이었는데, 또다른 매력이 느껴지는 하늘이었다.

 

012
그라데이션 하늘 속에서 담은 연속샷.

 

여의도 스카이라인.

 

012
당산철교가 사진 찍는 맛이 있구나!? 다시 한 번 연속샷.

 

슬슬 해가 올라오는 중이었다.

 

조금 더 기다리니, 저 멀리 햇빛이 보였다. 이 때가 딱 기상청 기준 일출시간이었으니.. 바다에서 해가 뜬 순간이었을 듯.

 

  슬슬 해가 올라올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에, 카메라를 내려놓고 폰을 꺼내 들었다. 이번에는 해가 뜨는 순간을 영상으로 담고 싶었기에... 때마침 지나가는 열차 덕분에 엄청난 광경을 담을 수 있었다.

 

 

이번엔 해가 뜨는 순간을 영상으로 담았다. 때마침 지나가는 2호선 열차까지..!

 

  영상을 담고 나서, 다시 카메라를 들고 본격적으로 일출의 순간들을 담기 시작했다. 백문이 불여일견. 사진을 올려두었으니 즐감하시길. 특히 이번엔 열차가 지나가는 순서들을 한 번에 연속된 장면으로 올리는 게 좋겠다는 판단 하에, 슬라이드로 모아봤다. [각주:3]

 

012345678
당산철교 해돋이 연속컷 (1)

 

삑사리 샷이지만 괜찮아..! 느낌있어.

 

 

와우..

 

0123456
당산철교 해돋이 연속컷 (2)

 

캬... 여긴 정말 열차가 킥임.

 

윤슬샷도 소중해.

 

01234567
당산철교 해돋이 연속컷 (3)

 

  일출 순간부터 해가 높이 뜰 때까지 정말 한 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정말... 오랜만에 깨끗한 일출을 봤고, 덕분애 새해 첫날부터 좋은 기운 받는 느낌이었다. 이 날 담아 온 결과물도 마음에 들고. 깨끗하고 강렬한 사진에 걸맞게(?) 올 한 해가 잘 풀리길 기원할 뿐.

 

  이 글 보시는 모든 분들께서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1. 정확히는 테니스용 패딩 호주머니. 성인 되고 처음으로 내 돈 주고 핫팩 샀음... [본문으로]
  2. 상부가 돌아가는 걸로 봐선 자살방지벽인 듯. [본문으로]
  3. 티스토리 에디터 바꾸고 나서 처음이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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