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의 지름 이야기. (22) - 라이딩 관련 물품들(장비, 의류 등).
작년 한 해 동안 자전거 기변부터 시작하여 고글에 클릿슈즈, 빕까지,, 워낙 많은 자전거 용품들을 샀기에 올해는 그저 넘어가나... 했었으나, 어림없는 소리였다. 작년만큼은 아니지만 올해도 제법 많은 금액을 투자한 듯 -ㅅ-... 사진생활 할 때도 이렇게 현질은 안 했는데 쿨럭,, 그래도 올여름부터 조금씩 테니스 쪽으로 무게추가 넘어가는 중이라 지름이 덜해진 게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1도 들지 않는다. 잘 쓰는 정도를 넘어 라이딩 필수품들..! 지금도 잘 쓰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몇 년간 잘 쓸 예정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 '필수품'들 몇 가지를 이야기 스토리를 쭉 나열해볼까 한다. 사진 없이 텍스트 위주라 재미는 없을 수 있겠다마는,, 그래도 재밌게 읽어주시길 바라며!
1. 플립딥 Ta! 변색고글
작년 한 해동안 라이딩할 때마다 콘택트 렌즈를 끼고 고글(Uvex 231)을 끼다 보니 집중력을 잃었을 때 고글도 잃어버리고(...) 땀 등으로 인해 눈이 아픈 경우가 많아(특히 봄에 꽃가루 날릴 때!!) 렌즈 없이도 착용 가능한 도수 클립을 하나 사고팠다.
그런데 Uvex 231에 맞는 도수 클립이 별도로 없었고, 사제(?)로 별도 제작해야 했다. 무엇보다 제작 클립 가격이 웬만한 안경 가격이랑 맞먹는 20만원대(...). 이 가격이면 차라리 도수 있는 고글 하나 새로 사는 게 낫겠다 싶었고, 때마침 인스타에서 다른 분들이 안경 모양의 고글을 끼고 다니더라. 너무 고글 느낌이 들지도 않고 이 정도면 좋은데!?
투명색이나 흰색을 끼는 다른 분들과 달리, 조금 더 안경 느낌의 고글이었으면 해서 검은색으로 구입했다. 여기에 밤에도 착용 가능한 변색 +도수 렌즈까지 새로 맞췄기에 총가격은 31만 원 정도 들었다.
그리고 고글을 구입한 지 약 반년이 되어가는 지금.. 그 돈 값은 충분히 뽑아냈다! 당장 올해 라이딩은 모두 이 고글과 함께했다. 다른 거 다 떠나서 눈이 편하니 자연스럽게 이 고글에 손이 가더라. 당장 올봄에 꽃가루가 심했을 때 눈이 따갑긴 했어도 작년처럼 아예 라이딩을 멈춰야 할 정도로 심하게 털리진 않았으니까..
여기에 테니스 등 다른 운동하러 갈 때나, 운동이 아니더라도 어디 놀러 갈 때 안경 느낌으로 쓰니 넘나 편한 것.. 사실 고글을 받아 집에 가서 다시 써보니 너무,, 일상생활에 쓰는 뿔테 같은 느낌이 없잖았는데, 이게 오히려 쓰임새가 넓어지는 나비효과가 됐다. 전화위복! 아마 앞으로도 일 외적으로는 이 고글을 끼고 다니지 않을까 싶다!?
2. 와후 티커 심박계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심박계. 올 초에 구매했는데, 심박계 덕분에 '페이스 조절'이란 걸 할 수 있게 됐다. 속도계에 심박 데이터를 보면서 새삼스레 지난날의 나는 장거리에서 오버페이스를 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요즘엔 업힐 갈 일 있음 심박존만 바라보며 달리는 중... 덕분에 항속 관리능력이 조금 더 늘어났고, 업힐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다. 요즘엔 작년엔 생각조차 안 하던 업힐코스를 시도해보고 있으니까..?
3. 파노말스튜디오 메카니즘 빕숏 화이트
마지막으로 올릴 제품은 화이트색상 빕숏. 이상하게 작년부터 화이트 계열의 빕숏이 끌렸다. 왠지 내 다리라면 잘 소화할 수 있을 것 같았고, 흰 빕을 입었을 때 상의 저지의 선택폭이 더 넓어질 거라 생각했다. 무엇보다 남들이랑 똑같이 매번 검은색 바지만 입기 지겹잖나..
그래도 남자가 흰 빕을 입는다는 것 자체가 낯설다 보니 판매하는 곳이 거의 없어 내려놓고 있었는데(사실 회색 빕숏을 산 것도 흰색 제품이 아예 없어서 이거라도 살 요량으로 산 거라...), 올봄에 갑자기 파노말 스튜디오에서 흰 빕이 출시되었다?! 영롱한 빛깔의 흰 빕숏을 보자마자 정신을 잃고 매장으로 달려갔다.
아마 올 한 해 제일 자주 입은 빕이 아닐까 싶다. 흰 빕 3 : 회색 빕 2 : 검정 빕 1 정도로 입고 다닌 듯. 뭐 싫어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이미 흰 빕 사기로 결심한 이상 철면피 깔아야지.. 나는 만족스럽다!!
4. 본트래거 벨로시스 MIPS 아시안핏 블랙 헬멧
마지막은 본트래거 헬멧. 작년에 밝은 색 계열의 헬멧을 사서 쓰고 있는데 기존에 쓰던 블랙 계열의 MET 헬맷이 오래되기도 하였거니와 새로 산 고글들과는 안 어울리는 감이 있어 새로 하나 장만하고 싶었다. 하지만 옆짱구 때문에 어울리는 헬멧 고르기가 힘든 편이라 고통받았었다. 두상에 맞는 제품은 버섯돌이가 되고, 이쁘다 싶은 건 죄다 옆짱구 컷..
결국 그렇게 몇 달 동안 헬맷을 못 사나 했었는데, 우연히 인스타그램 피드를 보다가 눈에 띄는 제품이 있었으니 바로 이 제품이었다. 때마침 근처에 트렉 매장이 있어 제품을 써봤는데, 아시안핏이라 그런지 머리가 정말 편하더라! 그러면서도 버섯돌이 없이 잘 어울렸고.. 앞으로도 이 정도로 어울리는 헬멧을 찾기 힘들겠다 싶어 과감히 또 통장을 혹사시켰다(...).
아마 앞으로도 헬맷을 살 일이 있다면 본트래거 제품을 쓰지 않을까 싶다. 물론 최애 워너비는 펠코너지만, 이룰 수 없는 꿈은 접어야 하기에 ㅋㅋㅋ...
5. 가민 엣지 530 속도계 & 가민 바리아 515 후방 레이더 센서
혹자가 말하길, 속도계는 기승전가민이랬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나는 아닐 줄 알았다. 심지어 올해 시즌온 할 때만 해도 브라이튼 라이더 320 화면 디스플레이 목록까지 싹 바꾸며 브라이튼의 가성비에 만족하고 있었다. 하지만 두어 달이 지난 어느 순간 정신 차리고 보니 내 손엔 가민 속도계와 후방 센서가...
그 시작은 후방 센서였다. 올 4월쯤이었나.. 브라이튼 가디아 후방센서가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피드에 뜨기 시작했다. 안 그래도 작년부터 라이딩 시 공도 주행하는 일이 잦아지다 보니 차량에 대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심지어 작년 이맘때엔 공도에서 갓길주행하다 모래에 미끄러져 낙차까지 했기에.. 피드에 뜨는 후방센서가 눈에 들어올 수밖에 없었다.
처음에 피드에 올라온 건 브라이튼 가디아 R300L이었다. 올 3월쯤이었나, 해외에서 먼저 출시가 되어 10만원대 초반의 가성비로 입소문을 타려던 참이었다. 그리고 4월? 5월쯤에 국내 정발 확정이 되어 예약을 받았고, 당연히 놓쳤다(...). 막상 그 지경이 되니 어떻게든 후방센서를 사야겠단 생각이 가득해지더라.
그 순간을 알고리즘은 놓치지 않았다. 난 알고리즘의 망령에 제대로 휘둘렸다. 내 상태를 알고선 브라이튼 750 속도계 보상판매 광고글을 하나둘 피드에 띄우기 시작했다. 여기에 또 혹하는 바람에 기존에 쓰던 320을 보상판매로 판매하고 기변 할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막상 카페에서는 브라이튼에 대한 글이 거의 없는 수준이었다. 가끔 있어도 '기승전가민'...
그래서였을까. 가민 530을 검색했다. 내 눈엔 이것도 한 단계 높은 제품이었으니까. 하지만 역시,, 신품 가격은 여전히 내게 부담스러웠다. 아무리 눈이 높아졌다지만 부담스러운 가격이었다.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당근마켓을 실행했고, 검색창에 가민 엣지 530을 입력했는데.. 어? 20만원대? 아무리 번들이고 사용감이 있다지만 이 정도면 얼추 비슷한데..? 아무리 중고라지만 가민은 가민 아닌가!? 갑자기 물밀듯이 그분이 쳐들어왔다. 그리고 몇 시간 후,,,
중고로 판매하시는 분이 가민 처음에 만지면 어렵다고 하길래 얼마나 어렵겠어? 했는데, 어렵더라... 브라이튼은 각종 센서들을 자동으로 인식했던 거 같은데 이 친구는 내가 일일이 연결해 줘야 되네..? 게다가 두어 단계 상위 등급의 기기를 만지다 보니 처음 보는 기능들이 너무 많았다. 설상가상으로 버튼 조작법까지 브라이튼과 완전히 다르다 보니... 카오스 그 자체였고, 결국 위의 사진을 찍었던 저 날 속도계 세팅이 끝나니 벌써 잘 시간이 다 됐더라ㅋㅋㅋ.
그래도 그날 헤매면서 찾아봐서 그런지 본격적으로 라이딩하면서부턴 큰 문제없이 잘 사용 중이다. 버튼은 적응하고 나니 이젠 다른 걸로 쓰는 게 더 힘들 것 같고, 브라이튼에 비해 정차-주행 인식이 정확한 편이라 속도 계산이 조금 더 정확하다. 게다가 컬러 액정이라 가시성도 좋고. 하지만 무엇보다 가민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운동 기록 관리가 아닐까 싶다. 심박계와 케이던스 센서뿐만 아니라 바깥 기온 등의 자료를 토대로 운동 효과를 직접 계산해 주고, 그 모든 자료들을 가민 서버를 통해 폰으로도 확인할 수 있으니 완벽 그 자체.
그렇게 가민으로 속도계를 바꾸면서 후방센서 역시 자연스레 가민 제품으로 가게 됐다. 이왕 가민으로 간 거 가민으로 통일시켜야지.. 일단 브랜드가 정해지니 제품 고르는 건 어렵지 않았다. 715는 내게 너무 과분했고, 515로도 충분했다. 실제로 가격뿐만 아니라 평도 더 좋았고. 고민 없이 가민 바리아를 주문했고, 며칠 후 박스가 도착했다.
후방센서까지 사고 나서부턴 이 둘은 항상 라이딩 시 장착하고 다니고 있다. 역시 가민은 가민인게, 후방에 지나가는 웬만한 물체들은 다 잡아주더라. 오히려 자도랑 차도랑 분리되어 있는 곳에서 차도를 지나가는 차량까지 다 잡아줄 정도..! 그리고 가민 속도계와의 연동도 괜찮아서 차가 올 때마다 속도계가 아주 시끄럽다. 덕분에 올해는 공도라이딩도 한결 자신감이 생겼고, 그 덕분에 올해 멧돼지 코스에 동부고개 업힐까지 도전하게 된 원동력이 아닐까 싶다.
6. 마무리
그 외에도 구입한 게 더 있긴 한데, 큰돈 들이면서 만족스러운 게 이 정도여서 주요한 것만 추려봤다. 그럼에도 글이 많네... (속도계&후방센서, 고글이 그만큼 만족스러웠다는 뜻!) 아무쪼록 앞으로도 지금 가진 장비들 잘 관리하며 오래오래 안전하게 라이딩해야겠다. 그럼 글을 이만 줄여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