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의 운동 이야기 업데이트 - 라이딩
지난여름에 운동 글을 올렸는데, 그 사이에 또 포스팅을 할 만큼(?) 제법 많은 기록이 쌓였다. 자전거도, 수영도. 특히 8월부터 9월 초까지 장거리 라이딩을 많이 했었고, 겸사겸사 서울 근교 여행까지 했다. 아쉽게도 9월 추석 연휴 이후로는 운태기가 오는 바람에(특히 10월에는 거의 아무것도 안 하며 지냈다. 지쳤었나..) 기록이 없었지만, 지난 주말에 올해의 대미를 장식할(...) 라이딩을 끝마쳤기에! 기록들을 그러모아본다.
참고로, 본격적으로 운동 계정에 공들이기 시작하면서, 한 번 라이딩할 때마다 라이딩 피드를 성심성의껏 쓰기 시작했다. 그래도 누구 한 명은 텍스트까지 읽어주시지 않겠냐며... 덕분에 그 순간의 기록뿐만 아니라 기억과 감정이 고스란히 남아있고, 여기에도 공유하고자 한다. 다만, 그냥 올리기엔 텍스트가 제법 긴 편이라 포스팅 사진 아래에 하나하나 접어두었다. 이왕이면 접은 글까지 하나하나 펼치셔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다.
1. 남산 대참사
※ 욕설 주의
이번 라이딩의 타이틀을 "남산 대참사"로 정했어요.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남산 올라가는데 오른쪽 배가 땅기면서 막판에 힘이 안 들어갔어요. 지난번 수영 때랑은 다른 느낌이었지만, 여하튼 이틀 연속 복통이 생기니 짜증 났어요. 실제로 기록도 몇 달만에 처음 탔던 올 봄이랑 같은 기록으로 나왔어요(30초가량 떨어짐).
2. 겨우겨우 올라와서 스토리 한 장 올리고 한 숨 돌린 다음 어떻게든 북악에 갈 생각으로 빨리 내려왔어요. 남산 아래에서 잠깐 뭐 확인하려고 주머니를 확인했는데 한 켠이 허전하네요? 😱 네, 폰을 남산 버스정류장 벤치에 두고 왔어요🤯 어쩔 수 있나요? 왔던 길 다시 올라가야죠. 아, 일방통행이니까 걸어가야죠🥵 화가 치밀어 올라 속도계도 그냥 꺼버렸어요.
3. "지난번에 고글 잃어먹은 걸로 모자라 이젠 폰까지 잃어버려? 자꾸 🍾신같은 짓 할래? 그 사이에 누가 가져갔으면 어떻게 할 건데? 그건 그렇고, 나🐦 때문에 걸어서 다시 올라가야 되잖아? 시간도 버리고 이게 뭐하는 🐶짓거리야?" 아마 지난 금요일 밤에 혼자 자전거 끌고 걸어서 올라가는 사람 봤다면 웬 미친🐦가 욕 섞어서 구시렁대면서 남산 자전거 끌고 올라간다고 했을 거예요.
4. 불행 중 다행으로 폰은 아까 그 벤치에 있었어요. 일단은 다행이라 생각하며 숨을 다시 돌리고 다시 속도계로 기록을 찍기 시작했지만, 이미 북악에 갈 생각은 싹 사라졌어요. 자괴감에 가득 차 조금이라도 빨리 집에 갈 생각뿐이었죠.
5. 집에 내려가는데 편의점 이온음료가 고파서 용산역 쪽으로 빠졌어요. 그날따라 차는 왜 이렇게 길막 하는지.. 그냥 평소에 별말 없이 넘어가던 것도 이 날은 하나하나 거슬리더라고요.
6. 여차저차 집에 왔어요. 속도고 나발이고 일단 뭐 하나 빠뜨린 거 없이 와서 다행이었지만 속이 상했어요. 이렇게 불쾌하게 자전거를 끝냈던 적은 처음이라 야식에 맥주 하나 먹었어요. (원래 운동 한 날엔 술 안 마심..)
7. 자기 전까지도 한심하다며, 스트라바 gpx 합치는 건 내일 하자며 잠들었는데, 아침에 불시착으로 깼다가 다시 잠드니 오후, 스트라바 합치고 점심 먹고 또다시 잠들었더니 밤.. 심지어 저녁도 안 먹었어요 어젯밤엔😮💨 그리고는 지금이네요.
8. 그래서 이번 라이딩을 "남산 대참사"로 정하기로 했어요. 형편없고 수치스러운 라이딩 하나 때문에 그 푸르렀던 어제 하루를 그냥 날려버렸네요. 오늘 수영이나 하고 다른 것도 좀 하며 조금이라도 더 정리하고 주말을 끝내야겠어요.
2. 옷걸이 무정차 라이딩
1. 이젠 옷걸이도 가볍네. 요즘 계속 업힐만 가다 평지 라이징 하니 천국이 따로 없다.
2. 너무 덥지 않아서 달릴만했다. 근데 물웅덩이들이 곳곳에 있어서 자전거랑 옷이 다시 더러워짐.
3. 오늘은 애초부터 속도나 케이던스는 내려놓고 옷걸이 구간을 쉼 없이 페이스 조절하며 달리는 데 집중했다. 속도계 보며 "욕심내지 마!!"라고 수없이 되뇌었다.
4. 생각보다 훨씬 수월하게 성공했다. 잠실철교에서 엘리베이터로 내려간 시간 빼면 한강에선 모두 무정차였음.
5. 막상 완주하고 보니 평소에 밟았을 때랑 평속이랑 케이던스도 그렇게 크게 차이 나진 않는다!? 지금까지 얼마나 비효율적인 라이딩을 한 건지..
6. 물론 업힐 연습도 하고 스프린트도 연습해야겠지만, 오늘같이 꾸준한 페이스로 오래갈 수 있도록 힘 빼야겠음. (+틈틈이 물 마시는 습관까지!)
7. 다음엔 김포 아라 갑문이나 미사대교같이 안 끊기고 갈 수 있는 곳을 목적지로 해서 엘리베이터도 안 타고 무정차 도전해야겠음.
8. 그나저나 오늘 새로 산 회색 빕숏에 아이보리 저지 입고 나갔는데, 아이보리 져지는 2번 연속 구정물 뒤집어썼네 ㅠ_ㅠ 빕숏도.. 첫날부터 빗물 튀기며 신고식 제대로(...)했다. 그래도 앞으로 로테 돌려가며 아껴입어야지 ㅜㅜ
3. 정서진 아라뱃길 라이딩
※ 화 많음 주의
원래는 어떤 날씨에 어떤 라이딩을 했고 어땠니 뭐니 이야기를 했을 테지만, 도착을 얼마 남기지 않고 저지른 머저리 같은 병신 짓 하나가 모든 걸 뒤집어버렸다.
목이 너무 말라 한 번만 더 쉬자며 잠깐 멈춘 다음 집에서 먹을 저녁을 미리 시키고 다시 출발했다. 자전거길이 끝나 다시 공도로 올라왔고, 신호를 기다리면서 남은 시간을 보려는데.. 주머니가 또 허전했다. 아이 XX 또... 육두문자 한마디 내뱉으며 아까 쉬었던 그 벤치로 다시 돌아갔는데, 폰은 그 자리에 없었다... 이런 XXXXXX..
여기서 더 헤매 봐야 답이 없을 것 같아 일단 라이딩을 멈추고 집에 들어가는데, 앞이 깜깜하더라. 내일 일은 어떻게 할 것이며(은근 통화가 있음..) 지금까지 폰에 넣어둔 데이터, 특히 개인정보는 어떡하지..? 폰 새로 사려면 적금에 손대야 되는데.. 집에 도착해서 씻자마자 노트북으로 분실 관련된 정보를 찾아봤는데, 하나같이 절망적이더라. 백업 복원도 힘들어(할 순 있지만 상당히 복잡하고, 돈이 필요..), 문자 동기화도 안돼.. 그라데이션으로 분노와 절망이 차오르고 있었는데..
우연히 경찰청 lost112 사이트에서 습득물 조회하는 페이지가 있었다. 밑져야 본전인 셈 치고 오늘 서울에서 아이폰 습득한 목록을 조회해봤는데, 최신 글에 딱 내 기종이 올라와있었다. 근데 습득 시간도, 습득 장소도 딱 내 이야기였다!! 어!?!? 심지어 아직 지하철이 끊길 시간도 아니었다! 저녁이고 빨래고 뭐고 일단 옷 입고 출발했다. 가는 내내 혹시 내가 오버했나 싶어 같이 챙겨 온 폰으로 어렵사리 와이파이 잡아가며 찾아봤는데, 다시 봐도 내 이야기 같았다.
그렇게 초조함 반, 기대감 반으로 경찰서 지구대에 도착했고, 경찰분들께 습득물 찾으러 왔다고 말씀드렸고, 경찰관이 시키는 대로 내 번호로 전화를 걸었더니 그 습득물 봉지에서 벨소리가 진동과 함께 울렸다. 그리고 폰 비번을 풀어보라며 건네주시는데, 딱 내 폰...😭😭 갓한민국 만세.. 경찰관님이 요청하는 서류를 간단히 작성한 후 집으로 돌아왔다. 그때부터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아까 못다 한 빨래도 하고, 배달음식도 먹으며 오늘의 라이딩을 차곡차곡 기록했다. 그리고 아이폰 찾기 세팅과 백업은 덤.
비록 오늘은 그저 감사했고 나락에서 극락으로 다시 왔지만, 고글도 그렇고 폰도 그렇고 요 최근 들어 물건을 두고 오는 일이 자꾸 생기고 있어 상당히 우려스럽다. 꼭 강도가 있는 라이딩만 하면 이러는데.. 이젠 나 자신을 못 믿겠다. 앞으로의 라이딩이 두렵다. 예전처럼 폰을 핸들바에 다시 넣어 다녀야 하나..? 정말 다신 경험하고 싶지 않은데..
그 외에 오늘 라이딩 한 내용은 사진으로 갈음한다. 기억나는 건, 흐린데 비가 안 올 것 같아 (신호대기 1회 제외) 무휴식으로 40킬로간 거, 돌아오는 길에 속이 더부룩해서 혼났다는 거, 지난번 옷걸이 때와 마찬가지로 평속이 괜찮았다는 거(이건 폰 찾느라 헤맨 거 빼면 더 잘 나왔을 듯), 난 역시 지구력 재질이라는 거, 그러니까 장거리 라이딩 가도 되겠다는 거 정도.
4. 대부도-영흥도 라이딩
※ 화 많음 주의 (2)
지난 라이딩이 끝이 끔찍했다면, 오늘은 시작이 끔찍했다. 그렇게 물건 간수 잘하자며 되뇐 지 10분 만에 지하철에서 이동하다 교통카드 흘림 🤯 극대노해서 자전거에 승질부리며 내려가다 체인 빠짐🤬🤬🤬🤬 결국 중간에 내려서 체인 다시 채운 다음에야 출발... 지하철 타기 전에 승질머리대로 다 때려치고 집에 돌아가서 술이나 마실까 하다 그럼 더 후회할 것 같아서 꾹 참고 내려갔다.
가는 길은 역시 험난했음. 바닷바람에 탈탈 털림. 분명 평지인데도 완전 똥차... 어쩔 수 없이 시화 나래 휴게소에서 토스트에 아아 하나 흡입하고 다시 출발.
대부도에서 영흥도 가는 길도 긴장의 연속. 대부도는 공도 구간인데 차가 많아서 차 신경 쓰느라 풍경은 기억에 하나도 안 났고, 선재도는 자전거길은 있는데 자잘한 돌들이 많아서 펑크 나는 거 아닌지 노심초사함..
그래도 영흥대교 보고 십리포 해수욕장 노을 풍경 보니 눈이 정화 되면서 짜증 났던 게 좀 가시더라. 물론 해가 떨어지는 중이라 오래는 못 있었지만, 그 잠시라도 보상받는 기분이었다.
다시 돌아갈 때도 역시 대부도가 문제. 차 신경 쓰랴, 바닥에 돌들 신경 쓰랴.. 물론 바퀴 공기압이 적정치 있어서 다 튕겨내긴 했지만 신경 쓰이는 건 어쩔 수 없..
그래도 대부도 공도 구간을 여차저차 잘 넘어갔고, 그때부터 허기가 몰려와서 칼국수집에 들어갔는데, 지금껏 먹은 칼국수 중 제일 맛있었음. 한번 더 보상받은 느낌.
그래도 돌아갈 땐 한결 수월하게 갔다. 바람도 없었고.. 그냥 바로 오이도역으로 가긴 아쉬워서 시화호 자전거길 따라 초지역까지 가서 라이딩 마무리지었다.
거리만 보고 무턱대고 간 건데, 확실히 쉽게 볼 라이딩이 아니긴 했음. 이래저래 신경 쓸 게 많아서.. 그래도 눈 호강하고 오랜만에 라이딩도 재밌게 했으니 됐다.
물론, 이젠 핸들에 가방 하나 달아야겠다. 아무래도 뒷주머니에 물건 넣고 다니는 건 나한텐 안 맞나 봄. 자전거만 타면 이지🤬이니 트라우마 생기려 함. 도저히 안 되겠음..
5. 철원 노동당사 라이딩
막판 어이없는 낙차만 빼면 완벽한 라이딩이었다.
햇살은 뜨거워도 습도가 낮은, 자전거 타기 딱 좋은 날씨라 쾌-적하게 달렸다! 이번 여름 지난 라이딩들에 비해 달리는 동안 물을 반도 안 마심..
근데 길은 이래저래 부담스러웠다. 초반엔 공도, 그것도 4차선 국도를 달려야 해서(당장 나부터 운전하다 보니 사람들이 어떻게 달리는지 아니까..) 바짝 긴장했고, 평화누리길은 군데군데 오프로드가🤦♂️
그래도 가는 내내 눈 호강했고, 노동당사도 지금껏 가본 것 중 가장 좋았다! 날씨가 다 했지..
그렇게 기분 좋게, 무사히 복귀하는가 싶었는데, 동두천에 다 와서 오르막 다리가 있길래 차들 방해 안 하려고 갓길로 주행하다 슬립 나서 낙차🤦♂️ 아니 갓길에 그렇게 모래가 잔뜩 있을 줄 누가 알았나... 설상가상으로 체인이 또 빠지는 바람에🤷♂️ 다시 끼우느라 시간이... 그래도 차 없을 때 넘어져서 천만다행이라 생각해야지.
노동당사를 처음 왔던 게 6년 반 전 겨울이었다. 그땐 철티비로 철원 터미널에서 출발하여 노동당사까지만 갔다가 신탄리역에서 바로 열차 탔었는데(안 되는 줄 모르고;;), 그 사이에 많은 게 바뀌었네. 그 뒤로도 노동당사는 종종 차로 갔었는데, 이번 라이딩이 첫 방문 이후로 가장 기억에 남을 듯!
6. 장화코스 완주! (광릉수목원 라이딩)
드디어 나도 장화 신었다!
살다 살다 내가 자전거 때메 새벽에 일어날 줄이야🤣 결국 간단하게 아침 먹으며 축구 봤더니 6시 넘어서 출발하긴 했지만 나한텐 이것도 새벽임😇 아니나 다를까 평소 같으면 사람도 없어 쌩쌩 달렸을 한강에서 몸이 안 풀려서 끙끙댔음..
그래도 중랑천 넘어가면서부터 몸이 풀렸고, 광릉수목원에 가는 길까지는 거의 스트레이트로 간 듯. 축석령 옛길도 무난무난.. 아, 호국로는 인도에 사람이 없어 속도 줄이고 인도로🙄 어쨌건 걱정 많이 했던 공도 구간인데 잘 넘어감.
광릉수목원길은 정말 좋더라. 쭈욱 이어지는 다운힐에 아침시간이라 차도 별로 없고, 나무가 햇살도 가려주고, 바람도 좋았고.. 차도라 폰으로 못 담아서 아쉬울 뿐. 눈으로라도 담았음 됐지 뭐.
아무튼 큰 문제없이 왕숙천, 한강 거쳐 장화 완성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올여름 동안 제법 긴 거리를 라이딩했었지만 100km를 넘긴 건 꽤 오랜만인 듯. 게다가 돌아오는 길에 이번엔 크림 베이글도 먹고! 집 근처 자전거 집에서 바테잎도 갈고! 핸들도 조정하고! 기어도 손보고! 굳굳.
무엇보다, 정말 오랜만에 아무 이슈 없이 무사히(...) 끝난 라이딩 되시겠다. 요 최근 매번 자전거 탈 때마다 꼭 뭐 한 가지씩이 문제가 돼서 승질머리가 나락으로 떨어졌는데, 오늘은 극락이네🫠
아무튼 괴기 먹고 꾸벅꾸벅 졸다 이제야 피드 남기게 됐네. 이따 묭실 갈 때까지(굳이 아침 일찍 나가게 된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더 열심히 빈둥대야지!
7. 남산 무정차 실패
어째 남산은 가면 갈수록 더 힘들어지는 것 같다..? 밥 먹고 소화됐다고 생각해서 야심차게 갔다가 극심하게 털림. 심지어 무정차도 실패. 업힐 타는데 갑자기 허리가 아프면 어쩌란 말이냐😞
추석 주간에 한 번 안 탔다고 그러는 건 아닌 것 같고, 요 며칠 위스키 홀짝였던 게 아무래도 몸을 많이 갉아먹은 듯😔
업힐 고자는 그렇게 지난밤에도 탈탈 털리고 갔습니다.. 그렇다고 업힐을 앞으로 마냥 피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고 참.. 고민이네.
8. 전류리 포구 라이딩 (평화누리 자전거길 2코스)
오랜만에 장거리. 날씨 좋은 주말을 이대로 보낼 순 없다며 옷 입고 페달질하러 뛰쳐나갔는데, 완연한 가을 하늘 속에 쾌적하게 라이딩했다. 업힐 고자가 업힐을 피하니 아주 샤-방하게 갔다 오는구먼.
비록 늦게 출발했어서 대하는 꿈도 못 꿨지만, 회덮밥에 디저트 가볍게 잘 먹었고.. 무엇보다 라이딩하는 내내 눈 호강했다! 하늘이 이렇게 예쁠 줄이야.. 안 나갔으면 엄청 후회했을 듯.
날이 더 추워지기 전까지 주말 활용해서 여기저기 잘 다녀와야지. 잘 갔다 왔다!! 다음 주말엔 어디로 갈까?
9. 자태기 속 야라 (서울 한강 자전거도로 일주)
해발 9,999m의 자태기현관령을 넘어 야라 완료.
일단 출발하기 전에 타이어부터 교체하고 시작. 분명 지난 김포 라이딩 때 문제없이 탔었는데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그래서 뒷바퀴 튜브 가는 김에 양 타이어까지 싹 다 교체했다. 원래부터 타이어가 너무 미끄러진다는 느낌이 있었던 터라 이참에..
어딜 갈까 고민하다 오랜만의 라이딩이기도 하고 가볍게 한강만 돌고 가기로 결정. 하지만 가볍지 않았다.. 역시 1달 동안 먹기만 하고 움직이질 않았더니(수영 2번도 예전에 비해선 영...) 티가 팍팍. 옷걸이 코스까진 괜찮았지만, 잠수교를 지나자마자 다리가 뻑뻑해지며 페달링이 둔해졌다. 평지 구간에서 평속이 박살 나다니😔
설상가상으로 난지공원 쪽에 편의점 있는 줄 알고 망원 편의점 그냥 지나쳤다가 보급 타이밍도 놓치고, 고양시로 넘어가니 길도 모르는데 불빛도 없고🤦♂️ 결국 그 상태로 행주산성까지 꾸역꾸역 갔고, 그제야 뒤늦게 편의점에 카페 커피까지 보급했지만, 허벅지는 이미 나락행😇 그렇게 시간이 너무 많이 지난 데다 기온까지 떨어졌기에.. 당산에서 지하철 타고 집으로 점프했다. 1달 전의 나였으면 그 시간에 이미 출발점에 있었을 텐데...
그래도 험준한 자태현관령을 넘었다는 데 의의를 두련다. 옷만 잘 갖춰입으면 2주 정도는 더 타도 되겠더라. (이래놓고 한 순간에 허파에 칼바람 들어오는 게 한반도 날씨지만😵💫) 다음 주말에 날씨 괜찮으면 올해 마지막(?)으로 장거리 한번 더 갔다와야지. 미루고 미루던 그 곳으로...!!
10. 충주 라이딩(남한강 자전거길)
언젠가 간다~간다~하던 충주, 드디어 갔다! 근데 자칫 잘못하다 먼저 갈 뻔했다😨
일단 난생처음으로 자전거 타고 1박을 해야 해서(비록 내일은 버스만 타고 서울 복귀하는 일정이고 라이딩은 오늘 다 끝냈지만..) 13L짜리 안장 가방에 짐을 이것저것 꽉꽉 채워갔고, 라이딩하는 내내 후회했다. 무게도 무게이거니와 안장가방 때문에 자전거가 휘청휘청(...) 그냥 버스 특송이나 맡길 걸. 정 안되면 가방 메고 타든가🤦♂️
게다가 일정상 오늘밖에 시간이 안 나서 그에 맞춰 숙소랑 버스 예약 다 해뒀는데, 기온이 이렇게 뚝 떨어질 줄 누가 알았겠냐. 낮에야 그렿다치지만 밤엔...
마지막으로 아침에 집에서 5분만 더 잔다는 게 그만 30분을 더 자는 바람에 원래 계획했던 출발까지 늦었다. 그 결과 해 떨어지고 잠깐만 할 거라 생각했던 야라를 순수 주행시간으로만 무려 2시간이나 하게 됐다.
덕분에 이 추운 날씨에 허기까지 오는 바람에 한기가 찾아왔다. 정말 더 이상은 못 가겠다고 생각하며 필사적으로 식당을 찾았는데, 때마침 문이 열려있었던 비내섬 인증센터 앞 식당이 있었다! 거기서 뜨뜻한 만둣국 포식. 만약 그 식당이 아니었다면 난 지금 숙소 침대가 아닌 응급실 병상에 있었을지도😒농담이 아니라 자전거 타며 처음으로 잘못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으니까.. 여하튼 식당에서 1시간 넘게 먹으며 몸을 녹여준 덕분에 나머지 구간에서 별 탈 없이 무사히 탔고, 안전하게 도착했다.
라이딩에 대해 이야기할 건... 일단, 일단 운동이 워낙 안되었고+안장 가방이 말이 아니라서 후미개 고개 등 업힐은 깔끔하게 포기하고 끌바. 아이유만 타고 건넜다. 그리고 지금의 나의 한계를 오늘 확실히 확인했다. 110km까진 확실히 평속 25km로 페이스 유지되더라. 오늘 기준 강천섬까지? 그 뒤부턴 일단 살기 위해 꾸역꾸역 페달 돌린 거고. 아마 평소처럼 가벼운 안장 가방 달거나 안장가방 없이 라이딩하면 여기서 10km 정도 더 가겠지?(아님 업힐 포함한 110km를 소화하거나)
아무쪼록 언젠가 꼭 한번 간다던 충주에 무탈히 오게 되어 기쁘다. 오늘은 늦었으니 푹 쉬고, 내일 탄금대 보고 서울로 돌아가야지. 그리고 다음에도 기회가 되면 오는걸로. 아 물론, 하루에 160은 무리수임😇
원래 수영 기록까지 한꺼번에 쓸까 했는데, 글이 너무 길어져서 따로 써야겠네. 아무쪼록 라이딩 기록 하나하나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계속 안전라이딩 하겠다!! 마지막으로 올해까지의 기록 캡쳐와 함께 글을 마무리하겠다. 머지않은 시일 내에 수영 이야기도 하러 올 테니 기다려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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