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만의 자전거 근황 - 남북라이딩, 임진각 라이딩
올해 5월쯤이었던가.. 사진을 올리려고 만든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자꾸 다른 이야기를 올리는 빈도가 높아졌다. 야구-축구, 노래, 자전거 등등... 가면 갈수록 계정이 잡탕으로 변하는 느낌이었다. 사진에 집중하기로 맘먹었던 다짐이 자꾸 무너져갔다. 하지만 하고싶은 이야기는 많은데... 결국, 고민 끝에, 새 계정을 하나 만들었다. 사진 이야기 외에 다른 이야기들을 쏟아낼 용도로..
...아, 자전거 글에서 인스타그램 이야기가 왜 나오냐고? 이 계정이 지금은 거의 자전거 계정처럼 됐기 때문. 지난달에 서해 갑문에 다녀온 후부터 부계정에다 자전거 이야기를 하나 둘 정리해서 올리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자전거 관련 계정들과 교류가 생겼고(팔로워의 대부분이 라이더들이다), 다양한 코스 뿐만 아니라 장비들, 그리고 관련 어플가지 접했다. 특히 코스를 많이 알게 됐는데, 지금까진 서울 주변의 몇몇 코스(+국토종주)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이젠 훨씬 많은 코스가 눈에 들어왔다.
이번에 다녀온 코스들도 인스타그램에서 알게 된 코스들이며, 라이딩 후 글을 남겨뒀다. 사실 조금 더 묵혀뒀다 올려도 되지만, 내 나름 매우 굵직한 라이딩(?)들이라 그냥 지나치긴 아까웠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인스타그램에 남겼던 글들을 약간 다듬어서 블로그에도 남겨두고자 한다.
1. <210911> 남산-북악산 업힐 라이딩. (a.k.a 남북 라이딩)
백신 접종 전 마지막 라이딩.
9월초부터 갈까 말까 고민하다 결국 퍼지는 바람에 몸도 같이 처진데다 출발 당일 저녁에 먹었던 게 소화가 잘 안되어서 몸 컨디션이 그리 좋진 않았다. 특히 초반에 남산에 올라갈 때가 제일 힘들었다. 속이 더부룩하고 화장실이 자꾸 생각나서(...). 결국 기대한 만큼의 기록이 안나와(물론 속도계를 바로 중지시키지 않은 것도 있지만..) 아쉬움이 남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올라가는 내내 코스가 아니라 내 속이랑 싸운듯🙄
북악도 만만찮았다. 남산에서 힘을 많이 빼서 그런지 몰라도 청와대 앞을 지나 부암동으로 올라가는 길부터 힘들었고, 북악 초입부터 무려 3번이나 헉헉대며 쉬었다. 게다가 주말 밤 + 좋은 날씨 때문에 차도 제법 있어서 더 긴장하며 달렸다... 그래도 여차저차 북악산 팔각정까지 끌바 없이 완주했다!! 북악에서 본 서울 전경은 정말 예술이었음😌😌
북악에서 내려올 땐 한성대 -> 청계천 -> 중랑천 방향으로 내려왔는데, 한성대입구에 갈 때까진 길이 헷갈려서 혼났다. 분명 걸어다녔던 곳인데도 야밤에 자전거로 가자니 방향감각이 사라지더라. 지도를 봐도 복잡해.... 그래도 이제 코스랑 교통량 대충 알았으니 다음엔 괜찮아지리라 믿고, 그 땐 꼭 한 큐에 가야지.
마지막으로, 중간에 폰 배터리가 바닥나서 충전하는 바람에 시간이 많이 지체됐다. 결국 본의아니게 야라+새라를 한 셈이 됐다😂😂 다음엔 폰 충전도 제대로 하고, 몸 상태도 잘 관리해서 가야지.
어쨌건 제대로 불태웠다!!🔥🔥 남북 찍었으니 다음엔 호랑이도 보러 가야겠다😆😆
2. <210919> 임진각 라이딩.
크... 141.7km..! 백신 접종 후 6일차긴 하지만, 몸에 큰 이상이 없는데다 평지 라이딩이라 크게 무리가진 않을 것 같아 계획대로 갔다.
사실 올해 봄까지만 해도 내 기준 70km가 넘으면 엄청난 장거리고(물론 객관적으로도 이정도면 장거리 맞음..), 100km 넘게 달린 게 한 손에 꼽을 정도였는데, (비록 평지긴 해도)그 거리를 아득히 뛰어넘는 거리를 하루만에 달렸다! 원래는 임진각 역에서 지하철 타고 올 생각이었지만 인스타그램 피드 덕분에(?) 이래저래 자극받아 왕복으로 다녀왔네...
사실 임진각은 다른 곳에 비해 후순위였다. 평화누리 자전거길을 처음 안 것도 올해 봄이었고, 이 길이 임진각으로 이어진다는 건 지난달(...). 근데 생각해보니, 임진각에 자전거타고 가면 꽤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번 연휴에 한 번 다녀오기로 마음먹었다. 거리가 멀긴 해도 평지라서 할만하겠다 싶었지.
자덕들은 새벽부터 많이 나가던데 야행성 때문에(...) 아침밥 다 챙겨먹고 9시에 출발했다. 출발은 아주 수월했다. 헤이리까진 힘들이지 않고 쭉쭉 밟아나갔다. 분명 장거리라서 힘 뺐는데도 클릿이라 그런지 조금만 밟아도 쭉쭉 나가더라. 중간에 길만 안 헤맸어도 평속 30 훌쩍 넘겼을지도.
문제는 헤이리부터. 헤이리에서 1차 보급을 끝낸 후 짧은 거리로 간답시고 일반 도로로 주행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언덕들이 이어졌고(높진 않음, 대비가 안됐을 뿐이지..), 도로는 좁은데 차들이 마구 쏟아졌다. 이미 60km 넘게 탄 상태에서 예상치 못한 언덕을 만나니 당혹스러웠다. 설상가상으로 중간에 도로 확장공사가 진행중이었고, 그 구간에 차들까지 막혀 어쩔수 없이 끌바[각주:1]하면서 체력과 인성이 동시에 증발했다.😫 임진각에 도착할 때까지 계속 🤬🤬🤬🤬.. 그 때만큼은 잠시나마 임진각역에서 열차 로 돌아갈까 생각했을 정도였다..
그래도 임진각 공원에서 아아 스팀팩 한 대 맞으며(...) 마음을 다잡았고, 충분히 쉰 다음 다시 출발했다. 아까와 달리 평화누리 자전거길 따라 쭉 내려갔는데, 공도에 비해 한결 평탄한 길이어서 자연스레 인성이 돌아왔다(...). 갈 때도 진작에 이렇게 갈 걸 후회함..
하지만 한 번 증발한 체력은 쉬이 채워지지 않았다. 갈 때의 그 스트레스(...)로 돌아오는 길에선 쉬는 주기가 빨라졌다. 보급을 해도 마찬가지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심해져 한강에 돌아온 후부턴 페달질이 확실히 둔해졌다. 모기같이, 빈대같이 여기저기 다른사람 뒤에 붙어 피를 빨고 다녔다..😂😂 결국 마지막엔 몸에 힘이 완전히 빠진건지 갑자기 평속이 3키로 넘게 뚝 떨어지는 바람에 지하철 역 근처에서 라이딩 종료..😢 (내심 150km 채우고 끝내고 싶었으나 어떻게 해도 150은 나오기 힘들 것 같아 미리 종료함..)
비록 집 앞까지 100% 달리진 못했어도 140km가 넘는 거리를 달렸다. 그것도 총 평속 25키로 이상을 유지하며!! 중간중간 길 안 헤매고 자전거길로만 갔었어도 평속이 더 높았겠지만, 이 정도로도 매우 만족스럽다! 오늘도 클릿슈즈, 그리고 적절한 체인 교체의 중요성을 새삼 느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먼 거리를 달렸다는 성취감이 엄청나네..!😌
이제 다음엔 어디로 가야하나 고민해봐야겠다. 하남-광주 멧돼지(+방귀?) 코스도 있고, 철원 노동당사도 있고, 김포 평화누리길도 있고, 충주 탄금대도 있고... 아무쪼록 이런 성취감은 언제나 옳다!! 이상 라이딩 근황(+자랑)글 끗!
- 자전거 끌고 걸어가는 것.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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