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ssball> 격세지감. (20/21 Bundesliga 34R)
1. 피슈쳌과 벤더 형제가 그라운드를 떠났다.
2010년대 초반 도르트문트와 독일(분데스리가) 축구를 이끌었던 주축 선수들이 하나둘씩 떠나고 있다. 양 팀 모두 지난 라운드에 유럽대항전 행방이 결정되었기에 성적에 대한 부담 없이 없었고, 다소 루즈한 분위기에서 경기가 치뤄졌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온전히 석별의 정을 나눌 수 있었다. 경기 시작 전 피슈[각주:1]와 마니[각주:2]가 서로 포옹하는 장면부터 피슈가 박수받으며 그라운드를 떠나고, 슈멜레[각주:3]가 관중석에서 함께 박수쳐주고, 라스 벤더가 커리어 마지막 골을 넣는 장면까지..
그 중에서도 경기 후 쌍둥이와 훔멜스(+브란트)가 함께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 장면이 가장 눈에 들어왔다. 도르트문트 경기를 처음 볼 때만 해도 저들이 독일의 미래였는데, 어느새 노장이 되어 선수생활의 황혼기에 접어든 걸 보니 시간이 정말 많이 지났다는 걸 새삼 깨닫네. 그렇게 한 시대가 또 저물어간다. 지금도 이런데 나중에 로이스 은퇴할 땐 어떡하지...
2. 베르더 브레멘이 강등당했다.
경기가 끝나고 한창 격세지감을 느끼고 있던 찰나에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왔다. 브레멘이 강등이라니... 아무리 팬심을 거둔 지 10년이 되어간다지만 강등을 당하리라곤 상상조차 못했다. 특히 지난 시즌에 나름대로 좋은 모습 보이며 이번 시즌을 기대케 했던 팀이었고,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중위권에 계속 있었던 걸로 알고있었기에 그 충격이 더하다.
무엇보다 분데스리가를 처음 접했을 때만 해도 뮌헨의 가장 강력한 대항마였던, 유에파컵 결승까지 갔던 팀었는데 불과 십수년만에 이렇게 나락으로 떨어졌다는 게 너무나도 안타까울 따름이다. 여기에 함부르크까지 더해 한 때 레비어더비와 함께 독일에서 가장 흥했던 더비가 북독 더비였고, 2010년 유에파컵 4강이 아직도 기억에 선명한데, 다음시즌부턴 2부리가에서 서로 맞붙게 됐다. 십수년 전으로 돌아가서 누가 내게 두 팀이 2부에서 더비경기 중이라고 말한다면 개소리 말라며 성질부터 냈을텐데.
당장 생각나는 선수만 나열해도 클로제, 프링스, 미쿠, 디에구, 메르테자커, 바우만, 보로프스키, 외질, 마린, 날두, 클라스니치에 소크라티스까지 참 화려했고, 그만큼 강력했던 팀이었다. 유럽대항전에서도 인상적인 모습 보여주던 팀이었는데 어쩌다 이지경이 된건지. 역사에 만약은 없다지만, 베저슈타디온 증축공사가 계획대로 됐다면, 아니 증축공사 없이 트랙이 깔린 베저슈타디온을 계속 이용했다면!! 선수단의 퀄리티가 그렇게까지 급작스럽게 떨어지진 않았을텐데... 다 부질없는 생각이지만.
자고 일어난 지금까지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세월의 무게감이 확 와닿은 지난 경기, 앞으로도 계속 기억에 남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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