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ssball> BVB : FC Bayern (16/17 Bundesliga 11R)
오랜만에 경기 챙겨 본 보람이 있었다. 이 얼마만의 승리인가!!! 촌동네에게 이긴 기억이 가물가물하려던 참에 적절한 승리였다. 덕분에 도르트문트는 순식간에 3위로 뛰어올랐으며, 정말 오랜만에 혼돈에 빠진 리가를 볼 수 있게 됐다.
경기 내용만 보자면, 보루센이 이른 시간에 한 골 넣고 잘 잠궜다. 전반 중반부터 전반 끝까지는 뮌헨의 공세가 워낙 강력해서 다소 불안하기도 했으나, 그 시간을 잘 버텨줬다. 그래도 이대로 가다간 동점이 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있었는데, 다행히도 투헬이 효과적으로 대비했다. 특히 쉬얼레와 둠을 교체한 후부턴 우리팀의 수비력이 확연히 괜찮아졌다. 공격하다 힘을 뺀 뮌헨은 그 때부턴 크게 위협적인 공격을 하지 못했다. 시간이 지나 괴체가 빠지고 카스트로가 들어온 후부턴 확신을 가지게 되었고, 그렇게 승리했다.
지난 새벽의 승리는 확실히 투헬의 공이 컸다고 말할 수 있겠다. 여태껏 본 투헬의 전술 중 가장 수비적이었고, 이는 큰 효과를 거두었다. 특히 칭찬하고픈 것은 상황에 따른 전술 변화.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전반 중후반 내내 불안하던 흐름을 후반 들어 극복해냈다. 특히 둠을 넣은 건 신의 한 수. 카스트로를 넣은 것도 마찬가지. 두 선수가 들어오면서 보루센은 한층 더 견고해졌다. 그럼에도 바이언이 끊임없이 밀어붙이며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냈지만, 전반에 비해 그 위력이 크진 않았다. 사실 그 정도 공세는.. 뮌헨이란 팀이랑 맞붙을 땐 당연한 것이니..
반면 뮌헨은 비달의 공백이 너무나도 큰 듯하였다. 비달이 없으니 알론소가 중원을 혼자 책임져야 했다. 물론 알론소의 기량도 뛰어났으며, 실수를 제외하면 중원을 안정적으로 가져갔다. 그렇지만 거기까지였고, 정적인 알론소에게 역동적인 모습을 기대하긴 힘들었다. 게다가 로벤이 없으니 측면 돌파가 리베리에게 쏠렸다. 그리고 우리의 불안한 긴터백 덕분에 그 쪽에서 많은 찬스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반대쪽의 뮐러가 아예 묻혀버리는 바람에 우리 팀 입장에선 수비 부담을 한결 줄일 수 있었다.
이런 이유로 인하여, 어제의 뮌헨은 지난 시즌에 비해 한층 수월하게 느껴졌다. 지난 시즌의 뮌헨은 압도적이었으며 공격을 전개할 때마다 조마조마했다. 알리안츠에선 그냥 처참했으며, 도르트문트에서의 경기는 골이 없음에도 박진감이 넘쳤다. 하지만, 이번 뮌헨은 그 때에 비해 다소 정적이고 따로 노는 느낌이 강했다. 그러다보니 경기 시간이 지날수록 무언가의 확신을 얻을 수 있었다.
이제 선수 개개인을 들여다보자. 일단 모두가 잘했다고 말하고 싶다. 뮌헨이 끊임없이 퍼붓는 경기였다지만 어제 거의 모든 선수들이 제 모습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그 중에서도 특히 잘했던 선수 둘을 뽑자면 괴놈이랑 소크라티스. 일단 어제같이 쉬이 기회가 나지 않는 경기에선 결정적 순간에 차이를 만들어줄 필요가 있는데 괴가놈이 그 역할을 충실히 해줬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싫어한다지만 이럴 때 한 건 해내는 거 보면 난 놈인 건 확실하다. 그리고 소크라티스는 정말.. 이번 경기의 최고평점을 받을 만하다고 생각한다. 다소 불안했던 바르트라와 구멍이었던 긴터를 거의 완벽히 메워줬다. 거의 장판파 수준... 거기에 뷔르키도 안정적으로 골문 지켜줬고, 오바메양은 실제로 경기를 결정지어줬다. 골 외에도 틈틈이 스피드를 이용한 돌파를 보이며 어려움 속에서도 괜찮은 활약을 보여줬다 생각한다.
하지만 오바메양... 아무리 그래도 알론소의 킬패스는 받아먹어야 했다. 뮌헨 같은 강팀을 만났을 땐 그런 절호의 기회를 놓쳐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잡을 건 잡아야 더욱 확실한 승리를 할 수 있는 법이니까. 그리고 긴터는 한결같이 아쉽더라. 덕분에 피슈첵마저 여러모로 애먹었다. 물론 상대가 리베리 - 알라바니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긴터 보면서 토프락이 조금 더 빨리 와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끊임없이 들었다. 그리고 긴터는... 정말 헤어져야 할 시간이 다가오는 느낌.
다시한 번 말하지만, 아주 기분좋은 승점 3점이다. 상대 폼이 어쨌건 뮌헨을 잡는다는 건 대단히 고무적인 일이다. 함부르크 전부터 다시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는데, 이 분위기 계속 이어가서 라이프치히와 뮌헨을 바짝 따라붙자. 그렇게 전반기를 버티고, 후반기엔 정말 라이프치히 한 번 잡아주자. 혼돈 속에서 살아남길 기대해본다.
어제 새벽에 경기를 보자마자 원노트에 남긴 메모가 앱 오류로 인해 다 날아갔다. 그 바람에 대략 멘탈이 깨진 상태에서 처음부터 다시 썼다. 그래서 원래 생각했던 내용과는 흐름이 약간 달라진 것 같다. 그래도 이 정도면 나름 80% 정도는 쓴 듯. 아무튼, 오랜만에 축덕질 알차게 했다.
사진 출처 : 도르트문트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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