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726> 서귀포, 섭지코지 + α
역시, 택시를 탄 건 현명한 선택이었다. 실제로 섭지코지까진 얼마 걸리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시원한 바람을 맞이하며 차창 밖으로 보이는 제주바다도 볼 수 있었다. 그냥 체력과 풍경을 몇천원의 돈으로 샀다고 생각하는 게 편했다. 그렇게 섭지코지 끝에 도착했는데,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보이는 붉은 돌들이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여기에 있는 언덕을 붉은 오름이라 불렀던건가.. 아무튼, 바다를 바라보며 해변을 따라 굽이굽이 닦여있는 길을 따라 걸어갔다.
그런데, 날씨때문에 내심 불안했다. 아까 성산일출봉에서 몰려오던 먹구름들이 슬슬 섭지코지의 파란 하늘을 가리기 시작했기 때문. 실제로 택시를 타고 가는 와중에 빗방울이 몇 개 떨어지기도 했었고.. 그래서, 걸어가는 내내 마음이 다소 급했었다. 다행히 해안가를 걷는 동안에 비가 쏟아지진 않아서 다행이었지만..
돌들이 붉다.
암석이 펼쳐진 해안가.
역시 여기에도 돌에서 붉은 빛이 돈다. 여기만의 특색이 아닐까..
뭐였더라... 기억은 안나지만, 아무튼 이국적인 느낌이 나더라.여기랑 어울리는 것 같진 않지만..
현무암 정말 원없이 본다.ㅎㅎ
해안가와 저 멀리 보이는 하얀 등대.
왔던 길을 되돌아봤다. 이 쪽은 맑네(...)
먹구름과 파란 하늘이 한 데 있으니 오묘한 느낌도 들고..
등대 위에도 올라가봤는데, 딱히 남긴 사진이 없다(...) 등대에서 다시 내려와 걸어가는 중에 뒤돌아서 한장 더 담아봤다.
그렇게 걷다보니 어느새 내 옷이 바다가 되기 시작(...) 정말 날씨 너무 덥다............ 앞으로 훨씬 더 많이 걸어가야할 것 같아서 현기증이 나려던(...) 찰나에, 앞에 뭔가 큰 건물이 있었다! 글라스하우스라는 듯. 일단 안에 들어가면 시원할거란 생각을 하며 무작정 건물로 들어갔다. 막상 들어가보니 2층은 어마무시한 식당비싸서...이라 그냥 안 올라갔고, 1층엔 지포라이터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전시회를 구경하는 척하며 땀을 식혔다(...)
그렇다고 합니다. 만약 내가 담배피던 시절이라면그냥 드립이 아니라 몇 년 전까지 흡연자였으니.. 유심히 쳐다봤을텐데, 지금은 썩... 아무튼, 지포라이터들 보면서 땀 식혔으니 그걸로 됐어!
그렇게 전시회를 보고서 어느 쪽으로 가야하나 고민했다. 원래 바로 질러가고 싶었는데, 막상 그렇게 나가려니 길이 안보인 것(...) 결국, 해안가를 조금 더 걸어가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걸어나오니 제주마들이 보였다.
여기서 묶어두고 키우는 것 같았다.
아따 늘씬하네잉~
말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본 게 처음이라 신기했다.
"....뭘 자꾸 쳐다봐?" 뉘예(...)
해안가와 함께 한 컷.
해안가 바로 앞에 있던 말.
그렇게 걷다가 샛길이 하나 있었고, 그 곳을 따라가니 휘닉스아일랜드 옆 매표소와 편의점 방향으로 나올 수 있었다. 그렇게 잠깐 편의점에 들르기 위해 천천히 걸어가려는데, 갑자기 굵은 빗방울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 먹구름에서 드디어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 것. 그나마 편의점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았기에 후다닥 뛰어갔고, 조금만 맞고 바로 들어올 수 있었다. 편의점에서 음료수 하나 먹으며 땀도 식히고 비도 피했다. 타이밍 좋구만!
하지만 편의점에서 나온 후가 문제였다. 이제 섭지코지 밖으로 벗어나기 위해 매표소, 주차장을 지나 걸어가는데, 걸어가는 곳마다 콘도(?) 건물동이었다. 출구를 못 찾아 헤매기 시작.. 기껏 걸어가면 막다른 골목이고.. 그렇게 한참을 헤매다 겨우겨우 콘도 주차장을 찾아 밖으로 빠져나갔는데, 주차장 밖으로 나가니 아까 택시로 지나쳤던 그 해안가였다. 근데 아까보다 더 멋진 풍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크으...빛내림!!
빛내림에 취한다!
먹구름을 뚫고 내려온 빛이 바다에 부딪혀 찬란히 빛난다.
길 헤맨 보람이 있네(?)
해안가 쪽을 바라보니 물도 맑았다.
근데, 이제 또다시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먹구름이 너무 많은데....? 그래서, 서둘러 버스정류장으로 걸어갔다. 버스정류장에 가서 시간표를 확인해봤는데, 1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이런 맙소사! 그나마 아까 성산 일출봉에서 오는 데 얼마 걸리지 않았던만큼, 동일주노선 버스정류장까지 그리 멀지않은 거리여서 천만다행이었다. 대략 30분정도 걸어가면 되는 거리..? 지금 여기서 버스를 계속 기다리다간 답답해 미칠 것 같았기에, 일단 걸어갔다. 언제 비가 쏟아질지 모르니 조금 더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다. 물론, 그 중간중간 사진도 찍으면서.
골목 중간에 있는 담벼락에 소라 껍질이 함께 박혀있었다.
흔히 볼 수 있는 제주도의 밭 풍경.
그렇게 30분을 조금 넘게 걸어 버스정류장에 도착했다. 중간중간 빗방울이 떨어져서 식겁했지만, 다행히 그 이상 비가 내리진 않았다. 버스는 얼마 안있어 도착했고, 한번에 바로 서귀포 구시가지로 넘어갔다. 중간중간 남원 감귤농장이라든가 김영갑갤러리 등이 있다는 건 알고있었지만, 아무래도 거기까지 가기엔 시간적인 여유도 없을뿐더러 30분여를 걸어오면서 나도 진이 빠져버렸으니(...) 그렇게 버스를 탄 다음, 다음에 어딜 갈까 생각하다 서귀포 구시가지에 이중섭 미술관이 있다는 걸 알게 되어 그 곳에 가기로 결심했다. 그러고선, 한동안 버스에서 뻗어버렸다(...) 대충 정신차려보니 남원읍을 지나 서귀포 시가지로 들어가고 있었고, 정류장을 체크하며 내릴 채비를 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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