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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유발 하라리 外 7人 - 초예측

Normal One 2020. 3. 1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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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가 기승이던 어느 주말, 답답함을 참지 못하고 (중무장한 채) 밖을 돌아다니다 서점에 들어갔다. 진열장에 나열된 책들을 슥 훑어보다 유발 하라리가 눈에 보였다. 불과 몇 달 전에 이곳에서 '사피엔스'에 꽂혔던 게 벌써 작년이군. 훗... 그 순간, 옆에 있던 '초예측'이 눈에 들어왔다. 유발 하라리와 제레드 다이아몬드가 한데 모여있다고? 하... 이번엔 초예측인가. 결국 집에 가는 길에 요술램프를 조심스레 어루만졌다.





  이 책은 일본의 저널리스트인 오노 가즈모토가 유발 하라리, 제레드 다이아몬드 등 총 8명의 세계적인 석학들과 진행한 인터뷰를 모은 글이다. 그러다 보니 글이 전반적으로 군더더기 없이 직관적이었다. 이전에 읽었던 루소의 사회계약론에 시달리다(!?)[각주:1] 이 책을 보니 정말 숨통이 트이더라. 구불구불한 국도를 벗어나 4차선 고속도로를 달리듯 명쾌했다. 그만큼 이해도 쉬웠고. 물론 깊이가 아쉽긴 했으나 인터뷰 형식이란 걸 감안해야겠지.


  내용을 살펴보면, 각 장마다 인류의 미래부터 인공지능 등의 기술과 인간, 그리고 북핵 문제까지 현재 우리 사회에서 이슈가 되는 다양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각 교수들이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데, 아무래도 각자의 저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달리 말해 그 책들의 연장선이랄까. 특히 유발 하라리와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인터뷰를 보면... '사피엔스'와 '총, 균, 쇠'가 자연스레 떠올랐다.


  8개의 인터뷰 중 몇몇 파트에 대해 따로 얘기해보겠다. 특히 눈길이 갔던 파트는 100세 시대에 대한 린다 그래튼과의 인터뷰가 담긴 4장. 다음은 인터뷰에 담긴 주장 중 하나. 100세 시대에 맞춰 '교육 -> 일 -> 은퇴(휴식)'의 정형화된 삶에서 탈피하여 끊임없이 배우고 변화에 적응하며 궁극적으로는 충실한 인생을 살 필요가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이 부분만큼은 평소 생각했던 것과 정확히 일치했고, 그만큼 격렬히 공감했다. 그래서 앞으로의 삶을 끊임없이 고민 중이었고. '100세 인생'이란 말은 많이 들었지만 생각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었는데, 이참에 이 분의 책을 한 번 읽어봐야겠다.


  또 하나 눈에 들어온 건 북핵에 대해 다룬 마지막 장. 인터뷰를 보니 어릴 때라 잘 몰랐던 북핵에 관한 배경을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와 더불어 지금의 북한이 다시 미사일을 쏘고 있는 이유와 앞으로 우리가 지녀야 할 태도까지 어느 정도 추측할 수 있었다. '체제 보장'이란 키워드는 정말.. 또한 트럼프에 대한 이야기를 보면서 미국의 상당수 지식인들이 느꼈을 당혹감과 분노가 조금이나마 느껴졌다.


  물론 엮은이가 일본인이고 석학들의 상당수가 미국인이다 보니 전반적으로 일본과 미국의 현안에 집중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역시 상당 부분(특히 고령화!) 일본의 전철을 따라가는 추세다 보니 엮은이가 던지는 질문들이 남 일 같지 않다. 하나하나 눈여겨볼 필요가 있겠다.




  아무쪼록 흐름을 파악하기에 충분한 인터뷰 모음이었다. 배경지식이 많지 않은 분들께 간단한 입문용으로 한 번 추천해고픈 책이다. 도서관에 있다면 한 번 빌려서 볼 것을 추천드린다! (아 물론, 코로나 바이러스가 잠잠해지면...)

 



  1. 다음주 중에 관련된 이야기를 담은 포스팅을 올릴 예정입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