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hte Liebe

... 시간대가 엄해서 경기를 보진 않았다. 물론 후기글을 쓰려던 것도 아니었다. 그냥.. 4년 전 생각이 나서.


  지난번에 내 응원팀 이야기를 썼었는데, 브레멘을 빼면 현재 응원팀 이야기만 해놨기에 과거에 응원했던 팀에 대한 이야기는 자연스레 빠질 수밖에 없었다. 그 중 하나가 바고 독일 국대축구팀.다른 하나는 동양오리온스 사실 브레멘을 응원하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레 독국대도 같이 좋아했었다. 경기 생방...까진 아니지만 하이라이트는 꼭 챙겨봤고, 라인없도 꿰뚫고 있었고. 심지어 앞으로 누가 들어오고 나갈지 예측할 수 있을 정도였으니.


  그러다 시간이 지나고, 둘 다 멀어졌다. 브레멘이야 위에 걸린 링크글에 들어가보면 알겠지만 차츰차츰 팬심이 식은 것인데, 독국대의 경우엔 한 순간에 아예 접어버렸다. 그 결정적 계기가 바로 4년 전 유로 4강 이탈리아전.


  당시 유로2012 독국대의 거의 전 경기를 라이브로 챙겨봤었다. 2010년 월드컵에서 희망찬 모습을 보였기에 우승에 대한 기대치도 높았었다. 근데 그 대회의 독일, 경기력이 그렇게 좋진 않았다. 공격이 2년전만 못했던 것. 이미 눈이 하늘에 달렸던 이기는 경기를 보고서도 상당히 스트레스받았지. 그럼에도 차츰차츰 단계를 밟고 올라갔다. 그리고 4강전이 왔다. 바로 이탈리아전. 아무리 그래도 팀 전력이 차이나는데 비기는 한이 있더라도 올라갈 줄 알았다.


  하지만.... 하아..... 그 경기는 너무나도 잔혹했다. 아무리 징크스가 있다한들 2006년엔 정말 끝까지 끈기있게 싸웠었는데 이 날은 너무나도 무기력했다. 스코어야 2:1이었다지만사실 외질의 PK골은 보지도 않았다. 이미 완전히 열받았기에 후반 40분쯤에 경기 꺼버렸다. 실질적으론 4:0이 되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처참했다. 뢰브감독의 전술도 엉망이었고, 선수들도 정신줄을 저 멀리 보내버렸다. 정말.. 이딴 마인드면 그 좋은 멤버로 앞으로도 영영 콩이나 깔 팀인 것 같더라. 뢰브감독은 똥고집쟁이라 앞으로도 계속 이딴 식으로 운영할 것 같고,사실 이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다만 월드컵에서 우승했으니 다들 가만히 있는거지. 선수들 멘탈은 물러터졌고..


  무엇보다 화났던 건 그걸 다 챙겨보며 화내는 나 자신. 특히 거의 1달 내내 생활 패턴을 박살내가며 거의 모든 경기를 챙겨봤는데.... 순간 우리나라 팀도 아닌데 잔뜩 열받고 화내고... 지금 이게 뭐하는 짓거린가 싶더라. 모든 후회와 환멸감이 밀려왔다. 결국 그 경기를 계기로 독국대 팬질을 접기로 결심했다. 아예 질려버린 것. 그 이후로도 한동안은.. 응원하던 관성은 남아있어서 독일팀이 조금 더 친숙하고 마음이 조금은 쏠렸지만 그렇다고 이미 식어버린 팬심이 다시 생기진 않았다. 자연스레 다른 팀 선수에 대해 관심이 없어졌고..[각주:1] 사실상 분데스리가 전체에 대한 관심은 확 식어버렸지.


  이는 지금까지도 쭉 이어지고 있다. 지난 월드컵때도 그냥 "오오.." 였을 뿐이었다. 그냥.. 적당히? 한창 응원할 때 팬심 순위로 우리나라 국대 바로 아래에 독국대가 있었다면, 지금은 그냥 이 팀이 우승했을 때 박수쳐줄 수 있을 정도. 조금의 호감?[각주:2] 앞으로 바뀔 일은 없을듯. 덕분에 이번 유로경기는 한번도 풀로 챙겨보지 않았다(...) 몇 경기는 볼까 하다가도 정신차려보면 어느새 축구 안보고 딴짓하고 있더라.


  그냥.. 이번에 독일이 이탈리아 넘어섰길래[각주:3] 문득 4년 전 이맘때가 떠올랐다. 그때와 비교하면 선수 구성이 많이 달라져서그래도 월드컵 땐 다들 눈에 익은 선수들이었는데, 람이랑 클로제, 메르테자커 빠지고선 정말... 이젠 독국대 선수중에 모르는 친구도 몇 있고(....)그럼에도 포돌스키와 쉬얼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것들은 양아들 수준이다. 아무리 우승했더라도 뢰브의 똥고집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각주:4] 그런데 불과 4년 사이에 다른 결과물을 가져온 거 보니 기분이 묘했다. 그 때 지금처럼 결승 갔었으면 팬질 계속 했었으려나...?

  1. 이 때부터 아예 BVB 경기만 집중적으로 챙겨봤다. [본문으로]
  2. 대략 이탈리아, 크로아티아, 네드베드 있던 시절의 체코, 터키 정도랑 비슷비슷. 물론 이들끼리 붙으면 독일에 아~주 조금 쏠리는 정도...지만 상대방이 이겨도 상관없는..ㅋㅋ 아무튼 개거품 뻥글랜드한테만 지지 않으면 된다는 마인드라(...) [본문으로]
  3. 엄밀히는 아니다. 승부차기는 무승부로 기록되기 때문. 고로 독일의 이탈리아 무승 징크스는 유지되고 있다. 다만 상징적으로 따지자면 깨졌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본문으로]
  4. 근데 쉬얼레는 투헬도 탐내고 있다.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다. 그래서 투헬까지 싫어지는 중이다...... [본문으로]
  • BlogIcon 첼시♬ 2016.07.04 22:52 신고

    앞글 제목(사서 고생..)에서 한번 터졌는데 포돌스키 양아들설에서 또 한번..ㅋㅋㅋ

    1. BlogIcon Normal One 2016.07.04 23:51 신고

      표지판 제목은 저도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_<
      하지만 포돌이 슈얼레 양아들설은 오히려 순화시킨 표현입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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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놀이에 일희일비하고, 수시로 노래 묻글 올리며, 데쎄랄 들고 싸돌아댕기는 역마쟁이 엄근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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